글로벌 경제상황 등에 도움…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관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맞아 가석방된다.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9일 오후 비공개회의를 통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허가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심사위 결정을 그대로 승인하면서 이 부회장은 오는 13일 오전 10시 석방된다.

박 장관은 9일 가석방 허가에 대해 “이번 가석방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며 “사회의 감정이나 수용 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결정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는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9일 논평을 통해 “기업의 변화와 결정 속도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이번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으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허용해준 점을 환영한다”며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가석방을 계기로 반도체 등 전략산업 선점경쟁에서의 초격차 유지와 미래 차세대 전략산업 진출 등의 국가경제 발전에 힘써주길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재계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이 되도 경영복귀를 위해서는 법무부 취업제한 해제 심사를 거쳐야 해 사면이 아닌 가석방 형식의 결정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따른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중요해 보인다.

앞서 박 장관과 재계가 언급한 것처럼 글로벌 경제상황과 기업의 경제활동 측면에서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반도체 미국 투자 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9년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직후 미국에 170억 달러(약 19조5000억 원) 규모 제2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공장 입지 등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 부재로 삼성전자와 미국 간 최종 결정이 늦어진 측면도 있다”며 “이 부회장 복귀로 전반적인 삼성전자의 의사 결정이 빨라질 것으로 보이고 특히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백신 확보에도 발 벗고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