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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몇 군데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20여일 앞둔 가상화폐 거래소 신고 기한…줄폐업 이어지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른 가상화폐 거래소 신고 기한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거래소 수십 곳의 줄폐업이 점쳐지고 있다. 대형 거래소는 물론 중소형 거래소를 포함한 거래소 63곳 중 24곳은 사업자 신고에 필수사항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금법에 따라 다음달 24일 이전에 인증을 받지 못한 업체는 사업을 할 수 없다. 이에 사실상 수십 곳의 거래소가 문을 닫을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ISMS 인증 미신청 업체 24곳, 폐업 가능성 높아져

지난 25일 금융위원회 등 정부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암호화폐 거래업자 신고진행 현황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ISMS 인증을 획득한 사업자는 63곳 중 21곳이다. 은행의 실명계좌까지 확보한 업비트를 비롯해 빗썸, 코인빗, 코인원, 고팍스, 보라비트, 비둘기 지갑, 프로비트 등이다.

현재 신청중인 사업자가 18곳, 신청 절차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는 곳은 24곳에 달했다. 미신청 거래소는 DOCOIN, COCOFX, Ellex.io, UKE, 그린빗(GRNBIT) 등이다. ISMS 인증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거래소 정보시스템의 관리적·기술적·물리적 보호조치가 기준에 적합한지를 검증하는 절차다. 국내에서 사업을 하려는 가상화폐 거래소는 다음달 24일까지 ISMS 인증을 획득하고 은행의 실명계좌를 확보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 수리를 마쳐야 한다. 원화거래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ISMS 인증만 획득해도 신고 가능하다.

그러나 이미 ISMS 인증을 획득한 사업자의 경우라도 금융정보분석원 심사과정에서 신고가 수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ISMS 인증 신청을 한 사업자의 경우에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심사과정에서 심사 탈락할 수 있다는 것이 금융감독원의 설명이다.

통상적으로 ISMS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신청 이후 3~6개월이 소요된다. 따라서 지난 7월부터 신청한 가상자산사업자는 신고 마감기한인 9월24일 이전에 인증을 획득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를 감안하면 인증을 미신청한 24개 업체를 비롯해 신청 중이라도 기한을 어기거나 결격 사유가 있는 업체 등은 인허가를 받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신고를 포기한 거래소들의 폐업으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 업체는 업비트가 유일

실제로 현재 원화거래가 가능하도록 모든 신고 절차를 완료한 사업자는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유일하다. 실명확인 계좌 제휴를 맺고 있던 케이뱅크와 계약을 성공적으로 연장한 덕분이다.

업계 2,3위를 달리고 있는 빗썸과 코인원도 아직 은행의 실명계좌 확인을 받지 못했다. 두 회사와 실명계좌 계약을 해왔던 NH농협은행이 ‘트래블 룰’(Travel Rule) 체계를 구축하기 전까지 가상화폐 입출금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트래블 룰이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거래소가 가상화폐 송금자와 받는 사람의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는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이 불편해 할 입출금 중단을 감수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 두 업체가 신고를 마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트래블 룰 적용 시기를 내년 3월25일이라고 밝혔지만 농협은행은 이보다 엄격한 기준(특금법 유예기간 끝나는 9월25일부터 적용)을 제시했다. 반면 업비트는 제휴사 케이뱅크가 트래블 룰 적용시기를 내년 3월로 해석해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이 가능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업비트 독주 체제가 펼쳐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업비트는 이미 전체 거래규모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데다 이번 특금법 시행으로 해외 거래소들은 속속 한국 사업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신고 기한이 다가오면서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소 단속에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4월부터 가상자산 관련 불법행위를 범부처 차원에서 특별단속한 결과 사기와 유사 수신 등의 사건 141건을 적발하고 520명을 수사·검거했으며, 범죄수익 2556억 원 상당을 몰수·추징했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조건부 신고 수리 또는 유예기간 연장 등 호소

다급해진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들은 유예기간 연장 등을 호소하고 나섰다. 빗썸·에이프로빗 등 거래소 관계자들과 한국블록체인협회장,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25일 간담회를 열고 신고 관련 개선안 등을 논의했다.

거래소 관계자들은 은행의 실명 계좌 확인서를 발급받지 못해 폐업 위기에 놓여있다며 조건부 신고 수리나 유예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가상자산특별위원회도 조만간 금융당국과 가상화폐거래소의 사업자 신고와 심사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가상화폐는 금융자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에 비춰볼 때 신고 절차를 마치지 못한 거래소들의 앞날은 밝지 않아 보인다. 고 후보자는 지난 25일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가상자산(가상화폐)의 성격, 화폐로서의 가능성 등에 대해 국제 사회도 아직까지 명확한 개념 정립은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주요20개국(G20)·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와 상당수 전문가는 가상자산은 금융자산으로 보기 어렵고, 화폐로서도 기능하기 곤란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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