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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가 미래다] 비트코인과 지속가능성, 디지털 시대의 ESG 이슈

김종대 인하대 녹색금융대학원 주임교수 칼럼
  •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 때문에 암호화폐 시장은 일련의 변덕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7일 아침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예고와 인플레이션 예상 등의 시장 악재로 미국 국제금리가 폭등하고 모든 금융상품의 가격이 떨어졌다. 비트코인(bitcin) 가격도 3개월여 만에 최저치인 4만3000달러 전후까지 하락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cryptocurrency)가 다른 금융자산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금융거래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 합법화된 화폐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다른 금융자산에 비해 위험이 큰 자산이긴 하지만 기대수익률(expected)과 위험(risk)의 고려로 가격이 형성되는 합리적인 암호화폐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주식, 채권, 선물과 옵션, 외환 등의 금융시장과는 달리 개인의 발언과 행동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등 안정적이지 못한 시장의 불안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 때문에 암호화폐 시장은 일련의 변덕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예를 들면 지난해 1월 그가 트위터 바이오(Twitter bio)에 단순히 #bitcoin을 추가한 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비트코인 가격이 5000달러 상승한 것은 다소 비정상적이다. 그 후 테슬라는 15억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테슬라는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에 “가까운 미래에 우리 제품의 지급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신고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발표는 환경주의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비트코인의 탄소배출량은 악명 높다. 2020년에 비트코인 네트웍이 비트코인 채굴(mining)을 위한 앨고리즘(algorithm) 운영에 사용한 전기는 연간 약 132테라와트(TWh)로 아르헨티나 전체 1년 사용량과 맞먹는다.

전 세계에서 가동되고 있는 데이터센터 전기 사용량의 거의 70%에 해당하는 엄청난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머스크가 환경주의자들의 비난에 대응해 비트코인을 더 이상 지급수단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4월에 거의 6만5000달러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5월에 3만달러로 급락했다.

그 과정에서 머스크가 암호화폐 채굴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상당부분이 청정에너지라는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비트코인 거래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머스크 덕분에 암호화폐의 상상을 초월하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과 재생에너지 사용의 필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게 됐다.

암호화폐는 ‘더러운 화폐’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좀처럼 합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 영향 외에도 일반 대중은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메커니즘에서 오는 생소함과 불안감, 정부는 화폐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가능성, 그리고 금융기관들은 자신들의 역할과 존재 의의와 관련된 우려 때문에 반기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인정할 것을 검토하는 국가가 늘고 있으며 일부 주요 금융회사도 자산포트폴리오에 암호화폐를 포함시키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암호화폐의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다.

화석연료가 아니라 재생에너지로 채굴한 비트코인이 가능할까? 재생에너지는 생산과 저장이 어려운 에너지다. 따라서 머스크가 말한 대로 예를 들면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된 에너지의 50% 이상이 재생에너지라는 확신을 주기는 만만치 않다. 현재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35%는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흥미롭게도 파라구아이와 같은 나라가 암호화폐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파라구아이는 전력의 거의 100%를 수력발전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클린 비트코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비트코인 채굴을 전면 금지했다. 디지털 위안화에 대한 정부의 완벽한 통제를 위한 조치였지만 동시에 2060년 탄소 중립 목표에 장애가 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조치로 비트코인의 가격이 8.5% 급락했다.

재생에너지 생산과 저장에 있어 경제적,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비트코인을 합법적 통화화하려는 과정에서 재생에너지의 기술개발과 경제성 확보를 향한 노력을 가속화할 수 있다. 그와 관련해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기존 신용화폐(fiat currency)의 기후변화 영향도 작지 않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 350만개에 이르는 현금지급기(ATM), 수많은 지점의 건물, 시스템 운영, 그와 관련된 교통 등의 에너지 수요를 생각하면 암호화폐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이유로 비난받거나 또는 합법화에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미 국가간 송금의 편리성, 안전성, 경제성, 환경성을 확보하고 있는 암호화폐는 적절한 규제만 있으면 향후 환경친화적인 대안으로 기존의 집중화된 은행시스템을 분산화된 시스템으로 변화시켜 나갈 가능성이 있다.

암호화폐와 관련해 기후변화 영향이 유일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또는 지속가능성 이슈는 아니다. ESG 관점 중 환경 측면에서 보면 암호화폐에 노출된 투자자들의 기후변화 및 전자폐기물(e-waste) 이슈가 있다. 투자자는 채굴지가 어디인지, 그리고 채굴에 어떤 에너지가 사용됐는지 파악해야 한다.

사회적 영향은 불확실하지만, 암호화폐 관련 투자자 보호와 교육이 중요해 거래 및 지급 방법과 관련된 위험이란 이슈가 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기존 이사회가 암호화폐와 관련한 새로운 위험에 대응한 정책과 실무를 개발해야 한다. 재무, 사이버 보안(cybersecurity), 돈세탁방지 등과 같은 기존 이슈 대응과 함께 비트코인 회사 자체의 지배구조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라는 상품과 거래 메커니즘과 시장에 대한 이해, 사회적 합의, 합리적인 규제 등으로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다. 최근 포브스(Forbes)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가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활용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암호화폐 사기를 방지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거주하는 한 노인은 자신의 개인 정보가 마약거래와 돈세탁에 사용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개인 정보를 다 털린 그 노인은 자신의 모든 은행계좌에 있는 현금 약 57만달러를 사기꾼들이 개설한 자신 명의의 코인베이스 계정으로 이체했고 사기꾼들은 그 돈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은행도 불법거래를 눈치 채지 못했지만 코인베이스는 자체 앨고리즘으로 노인을 상대로 한 사기임을 파악하고 거래 중지와 함께 수사기관에 신고해 피해를 방지한 사례다. 이 사건은 사회적 문제를 기술혁신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 준다.

대부분의 지속가능성 이슈에서 보듯이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놀라운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지속가능 발전과 디지털 전환의 영역은 사람들, 즉 기업, 사회, 정부 등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지속가능한 사회 달성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오히려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목표를 위해 디지털 혁신을 활용하는 디지털 지속가능성(digital sustainability)의 미래를 희망한다.

김종대 인하대 녹색금융대학원 주임교수(지속가능경영연구소 ESG 센터장)

● 김종대 인하대 녹색금융대학원 주임교수 프로필

현재 인하대 지속가능경영연구소의 ESG 센터장. 국내 최초로 대학원 지속가능경영·녹색금융 전공을 개설해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속가능경영 관련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한국환경경영학회 창립인으로서 회장을 역임했고, 국민연금기금 사회책임전문위원과 인천시 녹색성장위원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대표 저서로는 <책임지고 돈 버는 기업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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