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퍼홀릭' '섹스앤더시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베스트 셀러·인기 TV 드라마 원작으로 뉴욕 배경, 최신 패션 등장 공통점

1-영화 '쇼퍼홀릭'
2-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3-영화 '섹스앤더시티'

영화 '쇼퍼홀릭'(감독 P.J 호건)의 26일 개봉을 앞두고 본 칫릭 영화의 공통점과 다른점은 무엇일까. 지난해 개봉된 영화 '섹스앤더시티'(감독 마이클 패트릭)와 2006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감독 데이빗 프랭클)와 비교해봤다.

교집합

칙릿 영화에는 원작이 있다. '쇼퍼홀릭'은 전세계 1500만명이 읽은 베스트셀러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6개월 동안 뉴욕타임스 하드커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섹스앤더시티'는 2000년대 초부터 인기 TV 시리즈였다.

칙릿 영화에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최신 패션이 등장한다. '쇼퍼홀릭'에는 디자이너 패트리샤 필드가 도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최첨단 트렌드가 등장한다. 발렌시아가, 크리스챤 브루탱, 마크 제이콥스, 토드 올햄 등 명품 브랜드가 눈을 현란하게 만든다.

'섹스앤더시티'는 드라마에서부터 마놀로 블라닉을 유행시키더니 영화에서도 마놀로 블라닉이 초반부와 마지막을 장식한다. 마놀로 블라닉이라는 브랜드가 선명하게 찍힌 구두는 캐리와 빅의 사랑을 완성해주는 매개체가 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인공 역시 말할 것도 없다. 파리 밀라노 런던 뉴욕의 컬렉션을 쥐락펴락하는 잡지사 편집장의 어시스턴트답게 샤넬 슈트가 어울리는 미녀로 변모한다.

이들 영화의 주인공은 모두 글을 쓰는 여자다. '쇼퍼홀릭'의 레베카는 경제잡지 기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드리아는 패션지 '런웨이'의 기자다.

소설을 쓴 작가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덕분에 주인공도 기자다. '섹스앤더시티'는 '뉴욕 옵저버'의 섹스 칼럼을 소설로 만든 것을 바탕으로 HBO에서 TV 드라마로 만들었다.

캐리가 섹스 칼럼니스트로 설정돼있다. 젊은 여성이 갖고 있는 사랑에 대한 환상과 고민, 패션과 쇼핑에 대한 관심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볼 수 있었던 비결이다.

공집합

비슷해 보이는 칙릿 영화에도 다른 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다른 지향점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발견된다. 시골 출신의 촌스러운 앤드리아가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섹스앤더시티''쇼퍼홀릭'에 비해 상대적으로 로맨스의 비중이 적다. 그런 점에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뮤리엘의 웨딩'처럼 평범한 여성의 변모에 관심을 기울인다.

다른 두 편에 비해 '쇼퍼홀릭'은 상대적으로 스타가 등장하지 않는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는 메릴 스트립이 악랄한 편집장을 맡아 무게 중심을 잡았다.

'섹스앤더시티'는 이미 드라마로 스타가 된 사라 제시카 파커 등 주연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하느라 진통을 겪었다. '쇼퍼홀릭'은 히트 메이커인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처음으로 도전한 코미디 영화다.

칙릿

병아리를 뜻하는 칙(chick)과 문학(literature)의 합성어. 1990년대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불어온 20대 여성이 주인공인 소설이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섹스앤더시티''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쇼퍼홀릭' 등이 이어졌다. 국내에서도 정이현의 '나의 달콤한 도시', 백영옥의 '스타일'등이 인기를 끌었다.

칙릿 영화 주인공은 스타가 된다?


칙릿 영화의 주인공은 보통 신인이 등장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헤서웨이는 이 작품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영화에서의 이미지 덕분에 단숨에 셀리브리티로 등극했다. '섹스앤더시티'의 사라 제시카 파커는 드라마에서부터 '스타 마케팅 효과 100%'의 주인공이 됐다. 영화의 제작자로 나설 만큼 거부가 됐다.

칙릿의 원조격으로 불리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또 어떤가. '텍사스 전기톱 학살4'의 주인공이었던 르네 젤위거를 한 번에 대중 스타로 만들었다. 이후 르네 젤위거는 '시카고'등의 영화에서 금발 미녀로서 뇌쇄적인 매력을 뽐냈다.

'쇼퍼홀릭'의 아일라 피셔 역시 낯익은 배우는 아니다. '웨딩 크레셔''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등에 출연했던 그가 '쇼퍼홀릭'으로 할리우드 스타로 부상할지 궁금증을 불러 오고 있다.


주인공이 열광한 마놀로 블라닉은?


뉴욕의 으슥한 길에서 강도를 만난 캐리는 신발을 내놓으라는 주문에 목숨을 걸고 'NO'를 외친다. 그 신발은 바로 마놀로 블라닉. 캐리가 "방세 낼 돈은 없어도 구두 살 돈은 있다"며 원고료의 상당 부분을 투자하곤 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드리아가 '촌티'를 벗는 상징은 샤넬 슈트와 마놀로 블라닉 구두다.

스페인 출생의 디자이너 마놀로 블라닉은 '섹스앤더시티'를 통해 '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굽이 높고 섹시하며 우아한 것이 특징이다.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파티에 어울릴 법한 화사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캐리를 비롯한 여자들의 혼을 빼 놓곤 한다. 평균 400~600달러, 고가의 제품은 800달러 이상이다.

섹시 디바 마돈나는 "섹스보다 마놀로가 더 좋다"고 했을 정도다. 캐리나 마돈나의 영향을 받은 골드미스들도 꽤 되지만, 평소 마놀로를 신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아찔한 굽과 고가의 가격표가 동시에 허리를 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재원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