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 추천, 꼭 봐야 할 영화들 부문별 정리
축제는 14일부터 11일간이나 이어지지만 그동안 이 영화들을 다 보기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PiFan 특유의 개성이 묻어나는 영화들을 어떻게 고를 수 있을까. 박진형, 이영재 프로그래머의 추천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들을 부문별로 정리했다.
부천 초이스 장편
PiFan의 공식 경쟁 섹션인 부천 초이스에서는 전 세계에서 출품된 호러, SF, 스릴러 등 장르 영화의 최전방에 선 작품들을 소개한다.
흑인음악의 빠른 비트와 함께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액션이 돋보이는 신개념 SF 액션영화인 <어택 더 블록>(감독 조 코니시)은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뜨거운 녀석들>을 통해 익숙한 유럽 코믹 액션의 대가 닉 포레스트의 진가가 또 한 번 발휘되는 작품이다.
홍콩판 스플래터 무비의 진수를 보여주는 <리벤지, 미친 사랑 이야기>(감독 웡칭포)는 AV배우로 잘 알려진 아오이 소라의 또 다른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호러영화 전문 시리즈 '애프터 다크 오리지널(After Dark Original)'가 올해 최고의 호러영화로 평가하는 <세컨즈 어파트>(감독 안토니오 니그렛)는 쌍둥이 형제의 잔인한 살인대결을 심리 호러로 그려내 벌써부터 호러 마니아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뱀파이어, 좀비영화의 전통을 청소년의 시각으로 섬세하게 담아낸 <스테이크 랜드>(감독 짐 미클) 역시 장르영화 팬들의 감성을 충족시킬 만한 작품으로 꼽힌다.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아시아에서 가장 다채로운 장르영화를 만드는 태국의 유슬렛 시파팍 감독의 정치 액션 코믹 킬러극 '주말 킬러 삼부작'인 <금요일의 암살자>는 올해 PiFan에서 가장 신랄하고 웃긴 영화로 추천되고 있다. 삼부작의 포문을 연 <토요일의 암살자> 역시 동반 추천작이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오키 부부의 지옥행 신혼여행>(감독 혼다 루이치)은 <냉정과 열정 사이>의 주인공인 다케노우치 유타카의 첫 번째 코믹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한편 한정된 공간에서 긴박한 상황이 계속되는 전형적인 호러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한밤의 침입자>(감독 미겔 앙헬 비바스)가 제격이다.
스트레인지 오마주
필견의 작품은 <물속의 사랑>이다. 일본 핑크영화의 거장 이마오카 신지가 만들어낸 이 핑크뮤지컬은 독일의 유명 밴드 '스테레오 토탈'이 음악을 맡고 크리스토퍼 도일이 촬영해, 이번 PiFan에서 가장 매혹적인 사랑이야기로 꼽히고 있다.
비전 익스프레스
아직 알려지지 않은 걸작들이 포진해 있는 이 섹션은 일본, 태국, 대만, 호주, 러시아, 벨기에, 프랑스 등 세계 각지의 참신한 재능을 발견하는 장이다.
현재 일본사회의 외국인 혐오를 파헤친 <환영합니다>(감독 후카다 코지)는 상영 이후 일본 곳곳에서 감독의 단편들을 모은 특별전이 열릴 정도로 놀라운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한편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감독 야니케 시스타드 야콥센)는 노르웨이 시골의 소박한 풍경을 배경으로 소녀의 '몽정기'를 정감 있게 담아내고 있어 주목된다.
패밀리 판타
남녀노소 모든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PiFan의 가장 대중적인 이 섹션에서는 미이케 다카시의 <닌자 키드>를 비롯해 총 5편의 선정작이 편안한 재미와 감동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영화들이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넘나드는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다양하게 표현되는 가운데, 과도기의 중국사회를 살아가는 소시민의 모습을 모던한 방식으로 그린 <철피아노>(감독 장멍)가 눈길을 끈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