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4관왕ㆍ시즌 MVP 이어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

KIA 에이스 윤석민(25)은 4년 전의 아픔을, 그리고 3년 전의 아쉬움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

그는 2007년 정규시즌에서 28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78의 준수한 투구를 하고도 시즌 최다패(18패)의 수모를 안았다. 이듬해 14승5패에 평균자책점 2.33의 빼어난 성적으로 절치부심했지만 SK 김광현에게 밀려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했다.

그러나 아픈 경험은 윤석민을 프로야구 최고 선수로 우뚝 서게 했다. 윤석민이 3년 전의 ‘한’을 풀고 생애 첫 골든글러브로 ‘퍼펙트 2011시즌’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윤석민은 11일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투수 부문에서 유효투표수 306표 가운데 189표(61.8%)를 얻어 삼성 오승환(113표)을 76표 차로 따돌리고 영예를 안았다.

윤석민은 올시즌 다승(17승)과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0.773) 4개 부문 1위에 오르며 1991년 해태 선동열(현 KIA 감독) 이후 20년 만에 선발투수 4관왕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황금장갑까지 거머쥔 윤석민은 “아버지께서 7년 동안 휴대폰에 글러브 사진을 저장해 두셨는데 드디어 바꾸시게 됐다”면서 “어머니와 함께 그간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올해 잘 해 냈다고 좋아하셔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외야수 부문에서는 타격 3관왕에 빛나는 삼성 최형우(286표)를 비롯해 롯데 손아섭(157표), KIA 이용규(150표)가 영예를 안았다. 올해 홈런(30개)과 타점(118개), 장타율(0.617) 1위에 오른 최형우는 최다 득표(93.5%)의 주인공이 됐다. 유력한 수상 후보였던 LG 이병규는 102표를 얻는 데 그쳐 7번째 수상에 실패했다.

1루수 부문에서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 입단한 이대호(전 롯데)가 272표를 얻어 한국 무대 ‘고별 골든글러브’를 획득했다. 이대호는 올시즌 타율(0.357)과 출루율(0.435), 최다안타(176개) 3개 부문을 석권했다. 지난 2006년과 2007년, 지난해에 이어 개인 통산 네 번째 수상.

2루수 부문에서는 KIA 안치홍(198표)이 예상을 깨고 압도적인 표 차로 도루왕의 두산 오재원(91표)을 제쳤고, 3루수 부문에서는 최정(SK)이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최대 격전지였던 유격수 부문에서는 한화 이대수가 127표를 받아 111표에 그친 삼성 김상수를 따돌렸다.

롯데 강민호(216표)와 홍성흔(223표)은 각각 포수와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끼었다. 홍성흔은 2001년과 2004년에는 포수로, 2008년부터는 지명타자로 4년 내리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명타자 부문 4년 연속은 역대 최초다.

총 10명의 수상자 가운데는 윤석민을 비롯해 무려 6명이 생애 첫 골든글러브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은 3명의 후보 가운데 최형우 한 명을 배출하는 데 그친 반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롯데는 가장 많은 4명의 수상자를 냈다. KIA가 3명으로 뒤를 이었고 두산과 LG, 넥센은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한편 두산 김선우는 페어플레이상을, LG 박용택은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롯데 전준우는 골든포토상을 수상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