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드라마서 퇴물 톱스타역 열연

'배우 겸 엄마'의 힘은 강했다.

배우 왕빛나가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고 있다. 왕빛나는 최근 종합편성채널 MBN 새 주말미니시리즈 '사랑도 돈이 되나요'(극본 도현정ㆍ연출 한철수)에 출연 중이다. 3일 첫 방송된 '사랑도 돈이 되나요'는 전국시청률 0.4%(AGB닐슨미디어리서치ㆍ케이블유가구 기준)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왕빛나는 시청률을 떠나 이미지 변신과 호연에 대한 시청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왕빛나는 '사랑도 돈이 되나요'에서 극중 한물간 톱스타 홍나나 역을 맡았다. 한때 혜성처럼 연예계에 등장한 신인배우였다. 이후 몇몇 '19금(禁)' 작품에 얼굴을 비추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섹스심볼(Sex Symbol)로 떠올랐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B급 연예인'으로 추락, 결혼한 남자에게 이혼을 당하면서 한물간 연예인으로 낙인이 찍혔다.

왕빛나는 극중 자존심이 강하고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헛똑똑이면서도 솔직하고 털털해서 미워할 수 없는 이중적인 매력을 가진 캐릭터다. '사랑도 돈이 되나요'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한국에 "왕빛나는 '표정엔 백치미, 몸매엔 섹시미'라는 시청자 평을 들었을 만큼 다양한 매력을 한 몸에 가진 배우다"고 말했다. 이어 "남녀주인공인 연정훈 엄지원보다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왕빛나가 MBC 드라마 '메리대구 공방전'에 나왔던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 당시 모든 것을 가진 부잣집 딸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형수술로 완성된 인형 같은 외모를 자랑한 인물이다. 머리에 채운 지식은 많지 않지만 사랑하는 남자 대구(지현우)를 위해서는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관계자는 "'메리대구 공방전'에 출연했을 때도 튀는 캐릭터를 자기 옷처럼 잘 입어줬다"며 "'사랑도 돈이 되나요'에서도 오랜만에 통통 튀는 왕빛나를 볼 수 있어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왕빛나는 최근 MBC 드라마 '남자를 믿었네 '심야병원' 등으로 작품활동을 이었다. 사랑에 지고지순한 여자, 재색을 겸비했지만 비운을 타고난 미술학도 등 다양한 캐릭터로 시청자와 만났다.

왕빛나는 최근 '사랑도 돈이 되나요'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이처럼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칠 수 있는 이유를 털어놨다. 왕빛나는 "집에서 지원해주지 않았으면 연기 활동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며 "올해로 네 살이 된 아이가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며 웃었다.

왕빛나는 "예전에는 아이가 자꾸 잠에서 깨 엄마를 찾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이제는 내가 외투를 입는 모습만 봐도 '촬영 안녕히 다녀오세요'라고 한다"고 말했다.

아이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배우로서 활동하고 있는 왕빛나는 '사랑도 돈이 되나요'로 그 동안 못했던 연기를 선보일 수 있어 설렌다. 왕빛나는 "내가 키가 큰 편이라 상대배우를 캐스팅하기 어려웠다고 들었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조연우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며 웃었다.

왕빛나는 "여자들의 로망인 킬힐도 마음껏 신을 수 있어서 각선미를 부각시킬 수 있다"며 "수수하고 꾸밈없는 여성 캐릭터를 주로 보여줬는데 이번 역할은 겉은 굉장히 화려하고 예쁘기 때문에 보여지는 모습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강민정기자 eldol@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