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서울 '슈퍼매치 3라운드'엔 어떤 사연이…라이벌 팀 간판스타로 선수 시절부터 대결 구도'절친'서 적으로 만난 정대세-차두리 가세로 라이벌전 더욱 달아오를듯

서정원/연합뉴스
올해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가 14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슈퍼 매치는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K리그 클래식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1999년부터 사실상 시작된 슈퍼매치는 '3라운드'를 맞고 있다. 올해는 차두리(서울)와 정대세(수원)의 가세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더욱 흥미로워진 슈퍼 매치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살펴봤다.

▲서정원 유니폼 화형식

슈퍼 매치의 라이벌전은 공교롭게 올해 부임한 서정원 수원 감독 때문에 불 붙었다. 1992년 서울의 전신인 안양에 입단한 서 감독은 1997년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 진출에 성공,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로 이적했다. 그러나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서 감독은 1999년 국내 무대로 복귀하면서 친정 팀인 안양이 아닌 수원과 계약했다.

서 감독의 안양 복귀를 기대했던 안양 서포터스는 1999년 3월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과 안양의 슈퍼컵 경기에서 '서정원 유니폼 화형식'을 가졌다. 서 감독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당시 사건을 계기로 수원과 안양의 라이벌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안양이 서울로 연고 이전한 지금까지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서 감독은 "슈퍼 매치의 발단이 사실 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슈퍼 매치가 국내 프로축구 흥행에 한 몫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수 때부터 슈퍼 매치에서 뛰었고 작년에는 코치로 슈퍼 매치를 치렀다. 팀의 지휘봉을 잡고 처음 치르는 슈퍼 매치지만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크게 긴장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용수/연합뉴스
당시 서 감독과 최용수 감독은 각 수원과 안양의 간판 스타였다. 1999년 수원이 우승을 차지했고, 2000년에는 안양이 챔피언에 오르면서 흥미로운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공윤증' 등장

2010년 들어 슈퍼 매치의 2라운드가 시작됐다. 슈퍼 매치에 구름 관중이 몰려들면서 경기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다.

차범근 감독 이후 윤성효 감독이 수원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슈퍼 매치의 2라운드가 시작됐다. 수원이 2라운드의 승리자였다. 수원은 서울과의 역대 전적에서 29승15무20패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2010년 8월28일부터 이어진 최근 8경기에서는 7승1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최 감독은 윤 감독과 슈퍼 매치 맞대결에서 1무5패로 처참한 성적표를 떠안았다. 올해 부산 지휘봉을 잡은 윤 감독이 다시 한번 서울을 1-0으로 제압하자 '공윤증'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윤 감독은 최 감독과 맞대결에서 5경기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 팬들은 '이번에는 이기겠지'라는 기대감에 경기장을 찾았지만 매번 좋지 못한 결과를 얻어 독기가 오를 대로 오른 상태가 됐다.

정대세/연합뉴스
▲정대세-차두리 스타 파워 가세

올해 슈퍼 매치의 3라운드가 개봉 박두를 알리고 있다. 수원은 북한 축구대표팀 공격수 정대세가 가세했고, 서울에는 '차미네이터' 차두리가 합류했다. 둘은 독일에서 절친한 친분을 쌓았던 관계라 더욱 관심을 끈다.

스타 파워를 가지고 있는 정대세와 차두리의 맞대결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로 인해 슈퍼 매치의 열기가 최고조로 달할 전망이다.

서 감독은 정대세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정대세는 슈퍼 매치에 처음 나서지만 월드컵을 비롯해 큰 경기를 많이 치러봐서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을 것이다. 경험이 많은 선수인 만큼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대세도 거침없이 '도발'하고 나섰다. 그는 "골을 넣고 차두리와 악수하는 게 세리머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1라운드의 주인공인 서 감독과 최 감독이 3라운드에서 처음으로 사령탑 맞대결을 펼치는 것도 흥미롭다. 서 감독은 K리그 클래식에서 1위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고 있는 반면 최 감독은 아직 승수도 못 챙기고 있는 터라 슈퍼 매치 맞대결의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차두리/연합뉴스


김두용기자 enjoysp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