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야마 마사하루(福山雅治).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무라 타쿠야와 함께 일본 투톱 남자 연예인이다. 배우면 배우, 가수면 가수로 모두 성공한 데다 수려한 외모까지 갖췄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그런 그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를 통해 최초 내한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ㆍ수입 티브로드폭스코리아ㆍ개봉 12월) 덕분이다. 조만간 할리우드에서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는

그는 극 중 평범한 아버지 료타 역을 맡았다. 6세 아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고 있지만,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일에 매진하는 바쁜 아버지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거의 모든 일본 가정집에서 지향하는, 저 역시 아버지가 된다면 바라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어느 날 료타는 현재의 아들이 친아들이 아니며, 아들이 병원에서 뒤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견고하고 윤택하던 그의 삶은 그때부터 흔들린다. 료타는 생물학적 아들과 그 동안 길러오던 아들에 대한 혼란스러운 감정에 힘들어 한다.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섬세한 연기와 디테일한 표현으로 '아버지가 되어 가는' 료타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끌고 간다. 그 과정이 담담하지만 어느 순간 눈물이 맺힌다. 실제 그는 대표적인 미혼 스타로 통한다. 촬영 전 그 또한 고민이 많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료타가 부성을 얻는 과정이니 오히려 괜찮다"고 그를 안심시켰다.

"아이들이 나를 아빠로 만들어줬다. 아이들의 연기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아빠가 돼 있더라. 실제 내가 어떻게 자랐는지, 부모님이 절 어떻게 키웠는지 돌이켜 보는 기회가 됐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의 마음을 모르지 않나."

그에게 극 중 두 가족은 앞으로 어떻게 살 것 같느냐고 물었다. 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부모에겐 아들이 2명"이라며 "그 만큼 아이들이 받는 애정도 2배"라며 긍정적인 설명을 내놨다. 그 역시 그런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는다. 톰 크루즈와 잭 블랙이 제안을 받은 상태다. 만약 한국에서 리메이크된다면 어떤 감독과 배우가 좋을지 물으니 "떠오르지 않는다"며 곤혹스러워했다. 다만 김기덕과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전부 다 봤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꼭 한 번 같이 작업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를 보고 놀랐다. '똥파리' 같은 영화가 나올 수 있는 한국 영화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한국 영화가 풍요롭다고 생각한다. 성향이 뚜렷한 한국 감독과 함께 일해보고 싶다."



해운대(우동)=김윤지기자 jay@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