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품도시 코벤트리에 위치하고 있는 성 미카엘 교회당. 2차 대전 당시 폭격을 맞아 폐허가 된다. 종전 후 교회 재건을 위해 작곡된 곡이 바로 에드워드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이다.

7살 때 피아노곡 작곡, 9세 때 이미 ‘현악 4중주’를 작곡할 만큼 뛰어난 음악적 창의력을 보여준 브리튼은 퍼셀 이후 20세기 영국 고전음악의 맥을 이어간 고전음악가로 인정받고 있다. 72분짜리 대곡 ‘전쟁 레퀴엠’은 6개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영원한 안식을 다룬 ‘레퀴엠 에테르담’을 비롯해 ‘디에스이레’ ‘오페르토리움’ ‘상크투스’ ‘아뉴스 데이’ ‘리베라 메가’ 등으로 진행된다. ‘이 곡의 주제는 전쟁의 비극이며 시(詩)는 슬픔 속에 있으며 시인은 가능성 있는 모든 일을 경고하는 것이다’는 작곡 의도를 밝혔다.

침울한 분위기를 풍겨주고 있는 관현악으로 전주가 시작되는 이 곡은 엄숙함을 조성해 주고 있는 종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전사자(戰死者)들의 장송 행렬 소리와 어린이들의 찬송가가 울려 퍼지면 화와 기도의 소리를 들려주는 것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

브리튼은 2차 대전 당시 적성국가로 전투를 치렀던 영국, 독일, 구소련의 성악가들을 규합해서 평화의 앙상블 곡을 만드는 등 평화 애호가적인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대중들에게 친숙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작곡가’라는 신념 아래 오페라 ‘피터 그라임즈’, 가곡 ‘폴 버년’ 등을 발표해 공감을 얻어낸다. 브리튼은 1930-40년대 <제네바 메시지 Message from Geneva>(1936) <러브 프럼 스트레인저 Love from a Stranger>(1937) <오케스트라를 위한 연주 Instruments of the Orchestra>(1946) 등의 배경 음악 작곡을 맡아 영화계와의 돈독한 협업작업을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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