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우주의 달을 배경으로 한 오리지널 시리즈가 넷플릭스에 상륙했다. 그동안 SF 장르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국내에서 제작된 ‘고요의 바다’(최항용 감독)가 그 주인공이다.

고요의 바다 포스터.넷플릭스

지난 24일 공개된 8부작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인류 생존의 단서를 찾기 위해 5년 전 영구 폐쇄된 발해기지로 향한 대원들은 아무런 정보도 없이 임무를 수행하던 중 미스터리한 죽음을 목도하게 되고, 발해기지에 감춰진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서스펜스는 밀도를 높여 나간다.

배우 공유와 배두나, 이준, 김선영, 이무생, 이성욱이 주연을 맡아 작품의 깊이를 더했고 배우 정우성이 제작을 맡아 지원사격에 나섰다는 소식도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다. 졸업 작품→ 넷플릭스로 재탄생한 ‘고요의 바다’

‘고요의 바다’는 연출자인 최항용 감독이 지난 201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사 졸업 작품으로 만들었던 동명의 단편 영화를 시리즈화했다.

최 감독은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 당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제법 있었지만, 달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별로 없었다. 달이 의외로 지구와 가까운 별이지만 정보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런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돌아봤다.

걸출한 배우진들과 플랫폼을 통해 재탄생되는 만큼 변화되는 점도 많다. 그는 “넷플릭스 시리즈로 가면서 원작보다 더 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구의 자원이 부족한 환경을 보여주면서, 단순히 대원들의 생존이 아닌 지구와 인류의 생존이라는 소재로 확장시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고요의 바다.넷플릭스

공유-배두나, “유레카!” 외치게 만든 대본의 힘

우주항공국의 최연소 탐사 대장 한윤재 역할을 맡은 공유는 또한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장르물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유레카’를 외치고 싶을 만큼 확신이 들었다”며 “기발한 상상력과 독창적인 소재, 그리고 기다렸던 장르물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리더로서 미션의 최전방에서 대원들의 안전을 중시하는 인물인 만큼 이미지 변화도 피하지 않았다. 공유는 “전작들이 댄디한 이미지가 강했다면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스타일에 도전했다. 군인 출신이라는 캐릭터 때문에 외모적으로도 변화를 줬다. 공유가 아닌 한윤재를 위한 변신이었다”고 자평했다.

배두나는 한국의 저명한 우주 생물학자 송지안으로 분해 차갑고 직설적인 보이지만, 오랜 시간 본인을 괴롭혀온 비밀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그녀를 사로잡은 것 역시 대본. 배두나는 “‘고요의 바다’를 만나기 전엔 겁냈을 것 같다. 그런데 감독님의 단편 영화를 먼저 받았는데, 할리우드처럼 엄청난 자본이 있어서 만든 작품이 아닌 졸업 작품임에도 놀랍도록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다”며 “최 감독님이라면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우주에 관련한 이야기도 배우로서 같이 해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나에게 도전 의식을 만들어준 작품이다. 용기를 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넷플릭스 K콘텐츠 흥행 이어갈까

‘오징어게임’을 시작으로 다양한 한류 콘텐츠가 넷플릭스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SF 장르인 ‘고요의 바다’의 국제적 평가 또한 관심 요소다.

제작자인 정우성은 이에 대해 “부담감은 있지만 이전 작품들만큼 큰 관심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고요의 바다’만의 고유한 정서가 있고, 세계의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공감대를 이끌어갈지가 숙제일 뿐”이라고 의연함을 드러냈다.

작품에 대한 자신감도 은근히 내비쳤다. 그는 “내로라하는 배우진이 캐스팅됐을 때 정말 기뻤지만, 그만큼 탄탄한 스토리를 구현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기쁨과 설렘, 두려움이 공존했다”면서 “완성된 작품을 보고 모두 만족한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

시청자 분들도 작품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김두연 스포츠한국 기자 dyhero213@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