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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사 비평', '실명 비판', '다작'

[이 장르 이저자] 강준만 전북대 교수
90년대 이슈 메이커 <김대중 죽이기>서 <미국사 산책>
유명인들에게는 고유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강준만에게 그것은 '주례사 비평'과 '실명 비판'이다. 그는 전자를 비판하며 90년대 이슈 메이커가 됐고, 후자를 통해 지지자를 만들었다.

그는 각종 언론 보도와 사설을 낱낱이 까발리며 언론과 대적했지만, 역설적으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90년대 중반을 거치며 비판의 대상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으로 확장됐다.

그의 출세작은 단연 1995년 출간된 단행본 <김대중 죽이기>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정치인과 선거, 지역감정의 문제를 제기해 이슈메이커가 됐다. 1997년 월간지 <인물과 사상>을 발간하며 실명비판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그의 무기는 방대한 문헌정보학적 '팩트'에 기반한 논리와 이성이었지만,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은 주류 사회에 대한 분노 같았다. 1998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감정도 논리다.

내 글의 원동력은 분노"라고 했다. 보수 인사뿐 아니라 진보 지식인에게도 실명비판을 하는 그는 한국의 주류 사회, 그 성역을 깨트리는 게 사명인 듯 보였고, 그의 독설에 독자는 열광했다.

시비와 호오가 분명한 그는 적도 많다. 그의 독설과 비례해 적도 늘었다. 2004년 3월 15일자 한국일보 칼럼을 통해 "대화불능의 상태다. 도무지 저 같은 중간파가 설 땅이 없다"며 절필을 선언했고, 33호를 끝으로 <인물과 사상>을 폐간했다.

그는 소통론을 구체화하며 2008년 언론학자들과 '소통포럼'을 만들며 소통 전도사로 나섰다. 90년대 그 분노에 찬 독설과 비교한다면, 전혀 그답지 않은 행보다. 물론 그는 다시 정력적으로 글을 썼다. 그가 어떤 활동을 하면 언제나 그와 관련된 책이 출간된다. 지난해 그는 <대한민국 소통법>을 썼다.

강준만 교수에게 붙는 또 하나의 수식어는 다작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그의 이름을 치면 절판된 책까지 포함해 200권에 가까운 책이 검색된다. 1980년대 후반 언론학 관련 책부터 90년대 한국 정치와 사회의 모순에 직격탄을 날리는 저서를 연이어 펴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한국현대사 산책(전 20권), 한국 근대사 산책(전 5권) 등 시리즈 출간에 돌입했다. 최근 그는 미국사 산책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한국현대사 시리즈, 근대사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각종 신문, 방송, 책 등 자료를 근거로 하나의 맥락을 지닌 이야기로 빚어낸다. 미국의 역사뿐 아니라 구대륙 유럽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걸쳐진 거대한 관계망까지 분석한다.

엄청난 다작에 비해 함량은 떨어진다는 평도 있다. 이 지적에 대해 최근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쓰는 책들이 대부분은 다작을 해도 무방한, 아니 다작을 해야만 할 성격의 책입니다. 전 기초 공사를 한다는 생각입니다.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분야의 글쓰기를 제가 먼저 선을 보임으로써 자극을 주고 싶다는 거지요."

타 영역의 이론서를 만들기 위한 1차 사료를 만드는 것이 자신의 책무라는 설명이다.

아카이브 성격의 그의 글은 따라서 출간된 시절에 읽는 것이 제일이다. 그의 출세작은 분명 95년 출간된 <김대중 죽이기>이지만, 2010년에는 이 책보다 <미국사 산책>이나 신문 칼럼을 읽는 게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사실 이런 팁도 이 저자에게는 의미가 없다. 사회과학과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마주치게 될 테니까.

강준만은 그 이름 자체가 하나의 출판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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