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다이어트를 평생 하겠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몇 일, 몇 주, 또는 몇 달간 그야말로 피나는 노력을 해서 체중을 빼 봐도, 불과 몇 일만 지나면 다시 원래의 체중으로 되돌아 가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할 수가 있겠지요?

그러다 보니, 내 생애 마지막 다이어트라는 말이 실감나게 들려 오기도 합니다. 다이어트를 평생 한다는 것은 비만은 조절할 수는 있으되, 완치하지 못하는 병이라고 간주하는 것과 똑 같습니다. 정말 비만을 완치할 수가 없을까요?

이렇게 다이어트를 평생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첫째는 자신도 남만큼은 먹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자신은 다이어트를 하고 있고, 남들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고 싶은 만큼 먹을 때, 자신의 처지를 매우 불행하게 봅니다.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먹고 참아야 하는 것은, 마치 가지고 싶은 것을 제대로 갖지 못하는 불행과 같은 것으로 느낀다는 것이지요.

둘째는 남과 같이 식사를 하거나, 남이 볼 때에는 그래도 덜 먹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그 못 먹은 것에 대한 욕구불만이 정작 남이 보지 않을 때 터져 나오기 시작을 하지요. 이 경우에는 자신도 모르게 음식을 먹게 되는데, 먹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먹었다고 생각하는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먹게 됩니다.

결국, 주위에서는 늘 먹지 않는 모습만 보았기 때문에 '참 안 먹는구나' 라고 알게 되고, 본인은 '나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야' 라는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하게 되지요.

셋째는 자신의 몸에 대한 불만과 좌절을 반복하게 되면, 그것은 다시 자신 없음과 우울증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빠져 나올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는 바로 자기합리화인데, 그것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다이어트는 평생 하는 것이야' 라는 것이지요. 물론, 이렇게 합리화하는 것이 우울증에 빠져 있는 것보다 나을 수는 있습니다.

넷째, 자신의 체중은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수동성에 지배를 당합니다. 평생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살이 '쪘다', 또는 살이 '빠졌다'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합니다. 살은 찌고 빠지는 것으로서 자신이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자신의 책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지요. 정작 살은 자신이 '빼고', 자신이 스스로 '찌우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다섯째, 소위 '평생 다이어트를 한다'는 사람들과만 친해집니다. 아무래도 정서가 같고, 서로를 이해해 줄 수 있으니 당연한 결과이겠지요. 그러다, 혹이나 체중감량을 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겉으로는 '잘 한다' 라고 격려를 하기도 하고, '힘들어서 어떻게 하냐' 고 짐짓 진심 어린 걱정을 해 주기도 하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하나 두고 보자', 또는 '그래 봤자, 다시 찔 텐데' 하며 시기의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게 됩니다.

이 다섯 가지 특성을 견지하는 한은 다이어트는 말 그대로 평생 할 수밖에 없습니다. 끝내는 다이어트를 하려면, 먼저 평생 다이어트라는 몸과 마음에 밴 생각과 습성부터 바꿔야 합니다. '내가 빼겠다', '내가 음식을 반만 먹겠다', '이번에는 마무리를 해서 평생 20대의 체중으로 살아 가겠다' 라고 한다면 벌써 끝내는 다이어트의 반은 성공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평생 하겠습니까? 이번에 끝내겠습니까?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