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 디자이너들과 협업 확산… 의류·가방·액세서리 등 차별화

뿌까 전시 쇼룸
캐릭터! 이제 만화를 뛰어넘어 명품 패션과 예술로…

만화 캐릭터들이 화려한 외출에 나섰다. 패션 의류는 기본, 가방과 액세서리, 아트조형물 등 종류와 장르를 불문하고 명품 브랜드와 예술 작품으로까지 변신하고 있어서다.

문화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정부 또한 캐릭터 산업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중화반점의 외동딸 캐릭터인 '뿌까'. 한국산 캐릭터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뿌까는 최근 국내 애니메이션 및 패션업계 공히 최고의 화제를 뿌리고 있다. 캐릭터 뿌까를 뛰어 넘어 고급 패션 브랜드로의 도약을 꿈꾸는 '몸짓'을 활발히 펼치고 있기 때문.

원래 부즈가 개발한 이 캐릭터는 2006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큰 히트를 기록했다 지난 해에는 뿌까 캐릭터를 소재로 한 인형, 의류, 구두 등의 상품을 전 세계 120여개 국에 판매하면서 150억여원의 로열티 수입을 올렸다.

특히 뿌까는 기존 저연령층이 중심을 이루던 캐릭터 시장에서 일찌감치 10대, 20대 여성층을 겨냥하는 독특한 패션 아이콘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왔다. 디자인과 콘셉트, 매체 등의 측면에서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으로 세계 여성들로부터 주목을 받아 온 것.

그럼에도 뿌까는 최근 또 한 번의 화려한 변신을 선언했다. 5월10일까지 서울 상암동 DMC단지내 한국콘텐츠진흥원 1층 콘텐츠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0 뿌까 전시회'. 바로 캐릭터 뿌까를 소재로, 주제로 한 패션과 예술의 만남의 장이다.

패션의류와 가방, 구두, 보석, 액세서리, 조형물 등 전시품들이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뿌까 전시회에는 감각적이고 신선한 이미지의 국내 실력파 디자이너들도 협업했다. 작품 제작에 장근석, 이승기, 서인영 등 연예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실력파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이 두루 참여한 것이 특징.

곽현주는 패션을 맡았고, BFLAT 이사인 백희(전 쌈지디자인 실장)는 가방에서, INTRO 대표 박영준(전 슈콤마보니 팀장)은 구두, 설치 미술 아티스트 김보람 씨와 정선영은 쇼윈도 디스플레이에서 각각의 실력을 과시했다.

전시작들이 모두 화려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패션계의 관심도 높아 패션 트렌드에 관심이 많고 고급스러움과 참신한 감성을 추구하는 20대 여성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행사로 벌써 소문나 있다. 뿌까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작품만 무려 100여점.

뿌까 캐릭터 패션들
또한 이번 행사는 작품이나 조형물 중심의 전시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새롭다 전시방식도 기존의 단순한 캐릭터 상품 전시에서 탈피, 히스토리, 브랜딩, 쇼, 아트, 디자인 등 5개 부문으로 공간을 배치했다. '히스토리 스페이스'에서는 뿌까의 탄생 배경과 제작과정 등이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되고, 이후 동선에 따라 차례로 테마별 작품들이 전시된다.

"만화 캐릭터가 어린아이들이 먹는 소시지 로고에나 들어가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점을 강렬하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부즈의 김부경 대표는 "우리 캐릭터도 앞으로 패션 디자인과 접목해 세계적인 고가 명품 브랜드로 팔릴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특히 캐릭터 뿌까의 탄생배경과 제작과정 등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히스토리 스페이스는 캐릭터의 브랜드 성공사례 매뉴얼을 일반인들과 적극 공유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캐릭터와 관련해 전시 관람객의 다양한 참여가 가능한 체험 공간들을 마련,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볼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전시 공간 마련 산파역을 자임한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재웅 원장도 "우리 캐릭터 상품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패션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고급화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전시회가 세계적인 스타 캐릭터로 발돋움할 기대를 갖게 하는 시범사례로서 관련 업계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최근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키덜트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여러 캐릭터의 패션 명품 브랜드화 노력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키덜트족을 겨냥한 만화캐릭터 및 일러스트 디자인과 접목한 패션 뷰티 아이템들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각종 문구와 소품, 전자제품과 인테리어용품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이들을 겨냥한 기업들의 마케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해 준다.

키덜트족(Kidult)이란 어린이(Kid)와 성인(Adult)의 합성어로 성인이 되어서도 유년시절의 감수성과 취향을 지닌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 피규어, 프라모델, 인형,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 심취하고 마니아적 성향을 지닌 이들이 대다수이다.

보통 누구나 편하게 연출할 수 있는 클래식한 티셔츠도 톡톡 튀는 캐릭터 하나로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아이템으로 사랑받는다. 영국 캐주얼브랜드 켈르켈르가 내놓은 켈르 캐릭터 반팔 티셔츠는 다양한 색상과 익살스런 캐릭터를 돋보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티셔츠에서의 캐릭터는 기분전환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기본 진 또는 핫팬츠, 미니스커트 등과 함께 매치하면 귀엽고 개성 넘치는 스타일링도 가능해 더욱 인기가 높다. 또한 기존에 주로 유니섹스 브랜드에 편중됐던 캐릭터 티셔츠가 여성복 전체에 확대되는 것도 요즘의 추세다. 더욱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연출도 가능해진다는 이유 때문.

내추럴, 로맨틱 무드가 확산되면서 작고 앙증맞은 액세서리가 주목받는 올 봄, 주얼리를 비롯해 헤어 액세서리와 키홀더, 시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물이나 디즈니 캐릭터의 귀여운 디자인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토끼를 소재로 한 빈티지 헐리우드 반지 세트는 최근 개봉 2주째 흥행 선두를 기록하고 있는 팀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힘입어 인기를 높이고 있다. 굴곡이 살아있는 입체적인 디자인에 반짝이는 크리스털 큐빅이 촘촘히 박혀있어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풍긴다

특히 캐릭터 액세서리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의상과 상관 없이 쉽게 매치할 수 있고,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어 연령대와 상관없이 사랑받는 아이템이란 점에서 더욱 시장성이 높다. 더불어 화장품 패키지에서도 캐릭터 일러스트 열풍이 뜨겁다. 꾸미기 좋아하는 여성들이 늘 소지하는 용품인 만큼 감성적인 디자인이 대부분이며, 향수나 핸드크림, 립밤 등 휴대하기 편한 소형제품일수록 캐릭터 일러스트 상품이 쉽게 눈에 띈다.

브랜드 패션몰 아이스타일24 이린희 마케팅 팀장은 "만화영화에나 나올 법한 캐릭터는 소녀적인 디자인을 접목시킨 개성 있는 아이템으로 키덜트족은 물론 유년시절을 그리워하는 일반인들의 향수를 자극해 대중적인 흥미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말했다.


앨리스 토끼 귀걸이
뿌까 캐릭터 잡화류와 쥬얼리
켈르켈르 '슈퍼맨 반팔 티셔츠'
에뛰드하우스 '미니미 퍼퓸드 미스트'

글·사진=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