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블루멘슈텡겔 독일 관광청 국장통일 20주년, 유럽의 도자기 탄생 300주년 등 많은 '생일'에 물가도 싸

세계의 패션 1번지 이탈리아 밀라노 사람들은 해외 여행에 나설 때 정작 이탈리아 항공사보다는 독일 루프트한자를 많이 이용한다. 그래서 꼭 거쳐가야만 하는 도시도 그리 멀지 않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이다.

그리고 이들이 놀라는 것 중 하나는 독일의 대표적 금융도시인 프랑크푸르트 물가가 이탈리아보다 싸다는 사실이다. 이탈리아 전통 아이스크림인 젤라또 하나만 사 봐도 확연히 차이 난다.

두 나라를 동시에 둘러보게 되는 해외 여행자들의 느낌도 마찬가지. 독일 사람들은 '저렴한 비용의 환대'라고 표현한다. Affordable Hospitality! 감당할 수 있는 비용만큼만 내면 세계 어느 여행자건 (독일에서) 환대 받을 수 있다는 이 얘기는 2010년 독일 관광의 주요 모토이기도 하다. 쉽게 말하면 독일은 '여행하기에 싸다'는 손짓이다.

한국을 찾은 독일 관광청의 고위 인사도 똑같이 말한다. "Germany is very Reasonable!" 피터 블루멘슈텡겔 독일관광청 국장은 한국인들이 독일을 찾아야만 하는 여러 이유들을 갖고 방한했다. "2010년은 독일에 매우 특별한 한 해입니다. 축하받을 만한 많은 생일이 겹치거든요."

1989년 아무런 예고 없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독일은 올해 통일 20주년을 맞는다. 이후 베를린은 지금 독일 제1의 인기도시가 돼 있다. 통일의 현장으로서, 또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쉬며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현대의 트렌드를 재빠르게 담아가고 있다.

2010년 독일은 '생일'이 유독 많다. 유럽 도자기 탄생 300년(마이센), 옥토버페스트 200년, 로맨틱가도 탄생 60주년, 독일 철도 개설 175주년, 자동차 탄생 125 주년, 프란츠 리스트 탄생 200년을 맞는다. 또 제 41회 오버암머가우 예수 수난제가 기다리고 있고, 2011년에는 여자 월드컵 대회가 독일에서 열린다.

여기에 물가까지 싸다니 금상첨화이다. 그는 국제 시장조사기관이 산출한 호텔방 가격 수치까지 제시한다. 보통 2명이 동급의 호텔에 투숙할 때 드는 평균 숙박비가 모스크바는 152유로, 뉴욕은 149유로, 도쿄는 118유로로 계산된다.

두바이도 130유로, 파리와 런던도 113유로, 싱가포르 107유로, 로마 105유로, 암스테르담 102유로 순이다. 그런데 베를린은 불과 79유로라고 한다. 이는 바르셀로나의 99유로, 브뤼셀의 92유로, 홍콩 90유로, 빈 89유로, 마드리드 87유로, 리스본 84유로 등 인근 유럽의 어느 도시보다 낮은 가격이다.

지난해까지 독일을 찾은 한국인이 투숙한 연간 최고 수치는 30만박(泊). 독일관광청은 앞으로 50만박까지는 충분히 상승할 수 있다고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지금 독일에서는 망하고 있는 백화점이나 마트가 계속 생겨납니다. 여러 사업자들이 경쟁하다 보니 자연스레 물가가 싸지고 있기 때문이죠." 피터 국장은 '자랑스럽게' 자국 경제 상황을 설명했다.



글·사진=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