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신형 엑센트 시승기] 동급 최강 힘, 경제성, 안정성, 편의 사양 겸비 젊은층에 어필

1999년 단종됐던 현대차 소형 엑센트가 강한 모습으로 부활했다. 날카롭게 치켜 올라간 헤드라이트의 가운데 그릴과 공기흡입구는 현대차의 '헥사고날 그릴'로 강인함을 표출한다. 엑센트는 1994년 4월 출시 이후 5년 2개월간 국내시장에서 41만 대가 팔린 국내 소형차 시장의 아이콘이었다.

신형 엑센트는 YF쏘나타와 신형 아반떼, 베르나 후속 모델로 '플루이딕 스컬프쳐=바람에 날리는 실크의 형상'이라는 현대차의 일관적인 디자인 미학이 적용됐다.

차체 크기(길이 4370㎜, 폭 1705㎜, 높이 1455㎜)는 베르나보다 7㎝ 길어지고, 1㎝ 넓어졌다. 높이는 1.5㎝ 낮아지면서 날렵한 라인과 매끄러운 디자인으로 차체가 커 보이기까지 한다.

실내는 화려하다. 소형세단에서 볼 수 없었던 편의장비와 안전장치가 넘쳐나고 디자인은 실내까지 스며들었다. 좌우대칭형 'Y'자 형상의 센터페시아가 강조된 실내 인테리어는 인체공학적 스위치 배열로 운전자의 편의성이 극대화됐다고 현대차측은 설명했다.

연비도 1등급 수준이다. 1.4리터 MPI엔진(수동/자동변속기)과 1.6리터 GDI엔진(수동/자동변속기) 모델의 공인연비가 리터당 16.2∼18.2㎞이다.

시승한 차는 1.6리터 GDI감마엔진, 16.7㎞/L의 공인연비, 수동변속이 가능한 6단 자동변속기 모델로 풀옵션 사양. 신형 아반떼와 포르테에 적용된 직분사 엔진에 14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는 모델로 공차중량은 1톤이 약간 넘어선 1085㎏이다. 1마력당 7.75㎏을 끌어야 되는데 1마력당 8.5㎏을 이끄는 신형 아반떼(1190㎏)와 비교하면 수치상으로 순발력은 우세하다.

양쪽의 푸른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며 새만금 방조제 15㎞ 일직선 도로를 시속 100㎞로 달리다가 앞차를 추월하려고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자 6500rpm까지 치솟으며 기어변속이 진행되고 17.0㎏·m의 최대토크가 온몸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속도계 바늘은 쉼 없이 움직인다.

변속 충격은 거의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며 경쾌함은 소형차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질주본능을 자극하기까지 한다. 여유롭게 속도를 낮춰서 달리다 보면 순간순간 중형세단 핸들을 잡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작고 가벼운 차체에 잘나가는 만큼이나 브레이크 성능도 좋다. 시속 60㎞와 시속 80㎞에서 풀 브레이킹을 가해 보면 짧은 거리에 어김없이 잘 선다.

아쉬운 점도 있다. 베르나보다 하체가 단단해지고 모든 방면에서 우수하지만,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 서스펜션의 여운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신형 엑센트는 신형 아반떼에 적용됐던 편의사항과 안전장치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준중형 수입차보다 화려한 옵션이다. 특히, 버튼시동&스마트키 시스템을 비롯해 후방주차 보조시스템, DMB 내비게이션 시스템, 경제운전을 돕는 엑티브 에코 시스템, 6개의 에어백, 액티브 헤드레스트, 차체자세 제어장치인 VDC와 전동식 파워핸들(MDPS), 샤시통합제어시스템(VSM) 등이 차량의 안전을 지켜준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엑센트는 중국과 러시아, 인도, 한국 등 4개 국에서 생산돼 내년부터 연간 국내시장에 2만여 대, 글로벌 시장에 50여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라며 "인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 해치백 모델이 출시되고 이산화탄스 배출량에 따라 차종별 세제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라 말했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이라는 마케팅 슬로건을 앞세워 기존의 소형차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최고의 동력성능과 경제성, 안전성 및 편의사양을 갖춰 젊은층의 대표 차종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차에 가까운 저렴한 가격과 유지비, 안전성으로 '2335세대'의 첫 차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형 엑센트의 출시로 소형차 시장이 얼마 만큼 활성화될지 기대해볼 만하다.



글ㆍ사진(변산)=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