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남성복 트렌드는 지극히 남성적인 동시에 편안하고 부드러운 수트가 흐름을 이루고 있다. 파리, 밀라노, 뉴욕 컬렉션을 통해 가을ㆍ겨울 남성들이 주목해야 할 패션 트렌드 키워드를 알아봤다.

# 클래식 수트
수트는 남자의 영원한 상징이다. 파리, 밀라노, 뉴욕의 패션쇼에서는 클래식 수트들이 컬렉션장을 지배했을 정도다. 차분한 모노톤의 수트들이 개성을 살린 컬러를 싣고 세련된 무드를 보여주고 있다.

알프레드 던힐은 정통 클래식 수트를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에서 보우타이는 부드럽고 점잖은 이미지를 물씬 풍긴다. 반면 차분한 네이비 컬러 수트에 레드 타이를 매치해 더 ?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캘빈 클라인 컬렉션은 짙은 와인 컬러의 수트와 레드의 터틀넥을 내세우고 있다. 세련된 컬러감과 심플한 디자인으로 클래식 수트를 완성하고 있다. 마르지엘라는 그레이 컬러의 수트로 기본적인 깔끔함과 가볍게 걸친 머플러로 위트를 더했다.

# 체크무늬
마르지엘라는 코트의 안감을 수트의 패턴과 통일해 재미를 선사했다. 겉감과 안감의 조화와 베이지의 밝은 색이 더해져 젊은 감성을 보여줬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전형적인 체크 패턴을 선보였다. 오버 사이즈의 넉넉한 팬츠는 시즌 트렌드를 반영해 감각적이다. 체크와 체크를 함께 착용하는 패션은 난이도가 높다. 하지만 회색의 보일 듯 말 듯한 체크 무늬 재킷과 짙은 회색 팬츠는 서로 간격이 다른 체크무늬에 차이를 둬 오히려 감각적이라는 평을 얻었다. 몽클레르 컬렉션 역시 체크가 주도했다. 올 체크 수트가 가장 눈에 띄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체크로 중무장했다.

# 오버사이즈
여성복에서도 보여지는 오버 사이즈는 하반기 남성복 컬렉션에서도 대세를 이뤘다. 재킷의 어깨는 더 풍성해졌다. 팬츠는 줄줄 흘러내릴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넉넉해졌다.

요지 야마모토는 재킷과 팬츠 모두 오버 사이즈의 수트를 보여줬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큰 사이즈지만 오히려 멋스럽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역시 오버사이즈 분위기에 동참했다. 팬츠는 적당히 통이 넓은 것보다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편안한 모양새를 가졌다. 드리스 반 노튼은 부풀린 듯한 풍성한 어깨의 코트를 선보였다. 짙은 회색과 블루 컬러의 배색으로 세련된 감각을 뽐냈다.

# 비비드 컬러
다채로운 비비드한 컬러가 눈길을 끌었다. 브라운, 블랙, 그레이 등 모노톤은 기본 색으로 꾸준히 사용되고 있지만 올 가을ㆍ겨울 컬렉션에는 유독 오렌지, 레드, 블루 컬러로 무장한 슈트들이 가득 찼다.

캘빈 클라인 컬렉션은 현란한 블루, 레드를 통한 시각적 환상을 준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블루 컬러로 무장한 수트와 부피감 있는 코트는 남성적이고 힘이 넘쳤다. 레드 컬러의 팬츠와 이너를 톤 다운된 재킷으로 매치해 강렬하지만 안정적이었다. 요지 야마모토는 강렬한 레드 컬러를 사용했다. 베스트, 신발까지 레드로 통일해 팬츠와 극단적 비례를 이루는 실험적인 의상을 선보였다.



이현아 기자 lalala@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