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도 변하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들이 속속 현직에서 은퇴하면서 장년층들의 퇴직 이후 삶이 새로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연극은 시대를 반영한다. 오늘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고,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게도 한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공연되는 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는 이런 시대 변화와 맞닿아 있다.

말레이시아의 어느 리조트, 일본인들이 모여 산다. 은퇴 이민 온 중장년 부부들은 편하게 살지만 권태롭다. 먹고, 쉬고, 즐기기엔 딱 이다. 때론 원주민 아이들에게 그림도 가르치며 산다. 그러나 이들은 일본으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 왜일까.

1990년대 일본 현대 연극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낸 극작가 겸 연출가인 히라타 오리자는 일상의 이야기를 다양한 현상과 함께 사실적으로 희곡에 담아냈다.

히라타 오리자의 희곡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자주 이끌어내는데 박근형이 연출을 맡았다.

연출가 박근형
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는 박근형 연출로 지난해 5월 두산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을 할 때부터 호평을 받았다. 배경이 말레이시아이고, 등장 인물들이 일본인일 뿐 그들의 말과 표정, 행동, 상황을 통해 고독과 외로움은 세대나 국가를 뛰어 넘어 인간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임을 잔잔한 감동과 함께 보여줬기 때문이다.

연극평론가 김미도씨는 "히라타 오리자의 독특한 극 양식은 일상성과 극사실주의를 기조로 한다는 점에서 최근 우리 연극의 주된 흐름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며 "은 일본인 특유의 조심스러운 몸짓들과 지나친 친절, 과도한 상냥함 등을 우리 배우들에게 육화시키며 극을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극작가 겸 연출가인 박근형은 소외되고 비뚤어진 등장 인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서로 보듬고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사실적으로 전하려 한다.

연극 '경숙이 경숙 아버지'를 직접 쓰고 연출해 2006년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희곡상을 수상했고, 2009년에도 '너무 놀라지 마라'의 희곡과 연출을 맡아 다시한번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희곡상을 동시에 거머줬다.

흔들림 없이 우리 연극을 지켜가고 있는 박근형 연출이 1년여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진화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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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기자 ch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