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춘 세대는 힘들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유난히도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위해 김난도 정민 탁석산 정혜신 정병설 조광 오세정 박승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멘토 여덟 명이 모였다. 한국일보와 인물과사상사가 제휴해 탄생한 출판 브랜드 한국in이 첫 책으로 내놓은 <쫄지 마, 청춘!>은 한국 사회에서 내로라하는 지성인 여덟 명의 지혜를 담았다.

급변하는 시대를 맞아 갈팡질팡하는 청춘들에게 다시금 꿈꾸는 법을 제시하고 용기를 주기 위해서다. 그 지혜에는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좌표를 정확하게 읽는 법, 자기 중심을 잡는 법과 방향을 설정하는 법이 깃들어 있다. 교수, 의사, 철학자, 전직 고위 관료 등 직업이 다양한 만큼 진단과 처방 또한 다채롭다.

김난도 교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도전하라고 격려한다.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단박에 김 교수를 청춘의 벗으로 만들었지만, 사실 그는 오랫동안 '란도샘'이라 불리는 유명한 멘토였다. 김 교수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일까. 그는 '진정한 성공은 최선의 나 자신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는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 스펙 쌓기는 아닐 거라고 덧붙인다.

정민 교수는 다산 정약용과 제자 황상의 만남과 교제를 제시함으로써 인생을 바꾸는 만남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두 사람의 관계에는 신뢰와 존중이라는 핵심 가치가 녹아 있다. 진정한 교육과 만남이 어떤 것인지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그가 이 시대 청춘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말이다.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은 자기애, 자기존중감을 강조한다. 그가 볼 때 우리 사회는 자기애가 매우 부족하고 사람에게 주목하지 않는 사회다. 결핍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한국인은 그 결핍을 사회적 요구에 맞춰 채우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는 사람이 '자기'로 살지 못하면 사람일 수 없다고 말한다. 개인이 고유한 모습대로 존중받을 때 주위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만들고 마침내 사회도 건강해진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성균관대학교에서 강연중인 김난도 교수. 주간한국 자료사진
물리학자인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 초대 원장은 합리적 사고를 위해 자연과학에도 관심을 둘 것을 권한다. 또한 오 원장은 청춘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보라고 충고한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거나 부와 명예만을 쫓지 말라는 말이다. 한 가지 일에 매진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세상을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경제학자 박승은 빈곤화 성장에 문제를 제기하고 그 대안으로 공동체적 자본주의를 제안한다. 이어 그는 청춘들에게 두 가지를 당부한다. 우선 '소인은 나를 위해 살고 대인은 남을 위해 산다'는 말을 실천하라고 했다. 둘째로는 역경과 실패를 자산으로 삼으라고 했다. 그는 '사람은 공(功)'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생을 길게 보는 사람이 크게 될 것이란 뜻이다.

이들 여덟 명의 멘토가 전하는 지혜는 혼돈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인생의 소중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김진각ㆍ박광희 지음. 한국in. 1만2,000원.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