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77승째, 2위와 40승 차이… 2008년 연간 최다승 기록 128승 경신 확실

문세영 기수
지난 5월 삼관경주의 두 번째 관문인 코리안 더비에서 '지금이순간'에 기승한 에게 우승컵을 내준 부산경남경마공원의 한 조교사는 그를 '경주마를 위해 태어난 기계'로 비유했다. 기계처럼 완벽한 기승술을 갖췄다는 의미다.

서울경마공원 문세영(31) 기수가 지난 주말 5승을 올리며 연일 고속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6월 23일 토요경마에서 '메이커밴'과 '일종무종' '만추'에 기승해 연거푸 승수를 올린 문세영은 24일 일요경마에서도 '보르추', '나노시티'로 우승을 추가하며 탁월한 기승술을 뽐냈다.

이로써 문세영은 올해 통산 77승째를 올려 다승부문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조인권 기수가 37승임을 감안하면 더블스코어가 넘는 수치다.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문세영은 올해 2008년 본인이 수립한 연간 최다승 기록(128승)을 깨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지난해 12월 부상의 여파로 초반 부진이 예상됐던 문세영은 1월부터 6월까지 평균 13승의 꾸준한 성적을 거두며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6월 한 달 간 47회 경주에 출전한 문세영은 이 가운데 30%가 넘는 16개 경주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복승률은 무려 53%, 연승률도 60%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벌어들인 수득상금만 35억 7,400만원(마필상금 분). 올해 총 315회 경주에 출전했으니 한 경주당 1,100만원을 벌어들이는 고수익이다.

후반에 들어서도 기세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문세영은 예년과 달리 기복 없는 안정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활약을 보이다가도 잦은 기승정지로 기회를 놓치거나 흐름을 잃어 한 번씩 주춤하곤 했던 것이 작년까지의 문세영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기승정지와 부상 없이 전 경마일을 소화하고 있다.

문세영이 올 시즌 눈부신 성적을 올리고 있는 비결을 그라운드 밖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 그는 지난해 한국마사회 아나운서 출신인 부인 김려진씨와의 사이에 예쁜 딸을 얻었다. 잘 쉬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다음 승부를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문세영은 올 시즌 성적이 잘 나오니 생활의 여유가 생기고, 마음이 편하니 말을 잘 타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데뷔 초 신인답지 않게 눈부신 활약을 펼치던 그에게 언론은 '어린 왕자'라는 별명을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어느 새 '어린 왕자'는 '경주로의 황제'가 되어 새로운 기록을 향해 쉼 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