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 밤새 가려워서 피가 날 정도로 긁고 또 긁어 진물이 나고 거기에 두꺼운 딱지가 앉아서 괴물처럼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어느 부모라도 억장이 안 무너질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갓난 아이 들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부모들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아이가 이럴까 라고 하는 자책하게 된다. 피부과에서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진단이 내려지는 순간 부모는 아이들을 어떻게든 그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이 지난한 전쟁에 죽을 각오로 뛰어들게 된다. 아토피 치료로 유명한 피부과와 한의원 같은 의료기관뿐 아니라 온갖 민간요법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유명 아토피 카페나 블로거에 올라온 수많은 아토피 탈출 아이들의 치료방법과 그 증거인 완치 사진을 보면서 전의를 불태운다. 하지만 아토피란 놈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의학입문(醫學入門)에 이런 말이 있다. “남자 10명을 고치는 것 보다 부인 1명을 고치는 것이 어렵고, 부인 10명을 고치는 것 보다 소아 1명을 고치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그만큼 소아의 질환은 어렵다는 것이다. 한방 소아과에서 정의되는 ‘소아’의 특성은 선행이삭변(善行而數變)이다. 소아의 병은 이 병에서 저 병으로 잘 옮겨 다니고, 같은 질병이라도 심하게 악화되었다가 금방 다 나은 것처럼 보인다. 증상이 천변만화하는 것 같이 확 확 변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종잡을 수가 없다. 이런 특성을 가진 아이들의 아토피를 다루기란 전문가들도 솔직히 어렵다고 봐야한다. 그저 신뢰가 가는 피부과나 한의원에서 꾸준하게 진료를 받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필자도 아토피를 치료해서 ‘관해’ 수준에 이르게 한 케이스가 4-5건이 있다. 아토피는 완치란 단어를 쓰지 않고 ‘관해’란 단어를 쓴다. 암환자가 치료가 끝났지만 언제 재발할지 모르니 5년 정도 지켜보자란 뜻이 ‘관해’다. 아토피도 그 의미를 차용했다. 아토피 부위가 마지막으로 치료될 때는 때처럼 벗겨지고 맨들맨들한 새 살이 나온다. 만져보면 애기 피부 같다. 편백나무로 된 침대나 가구 뿐 아니라 기타 생활용품들이 아토피에 특효가 있다고 해서 한동안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날개 돋치듯 팔린 적이 있다. 다른 식물보다 편백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트의 량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오염지역이 있으면 동물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수 있지만 식물은 오염지역을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오염을 중화시키고 해충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피톤치트’란 식물성 면역물질을 분비한다. 키가 또래 아이들보다 작은 아이들 가운데 고기만 먹고 야채종류를 입에 안 대는 아이들이 있다. 이들에게 식물의 ‘피톤치트’ 얘기를 해주며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야채를 먹으라고 꼭 조언해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한약재는 편백나무 사촌쯤 되는 측백(側柏)이다. 편백과 측백은 같은 측백나무과에 속하고 언 듯 보면 구분이 안 간다. 측백은 편백(扁柏)이란 이명으로도 불린다. 과거에는 큰 구분을 안했던 것으로 보인다. 측백나무는 대개 울타리가 없던 가정집이나 학교 같은 곳에 담처럼 만들려고 심었다. 또 성당에서 성지주일이 되면 예수를 종려나무와 올리브나무로 환영했듯이 측백나무 가지를 신부가 축성해서 그 깊은 뜻을 기리게 하기 위해 신도들에게 나눠줬다. 측백나무의 이파리가 측백엽인데 이것이 양혈지혈약(凉血止血藥)으로 쓰인다. 잎이라고는 하지만 넓은 모양의 가지 같다. 봄 가을 잎이 달린 어린 가지를 한약재로 쓴다. 성질이 차고(寒) 독은 없고 쓰고 꺼끌하다.(苦澁) 찬 성질은 혈(血)을 식혀서 지혈시킨다. 독이 없고 순한 관계로 1첩에 4전(16g)까지 쓴다. 지혈하는 용도 외에 노인들이 만성기관지염으로 가래가 끓고 기침이 심할 때도 쓴다. 혈허(血虛)하거나 병을 앓고 난 후에 탈모(脫毛)로 진행될 때 많이 쓰인다. 또한 머리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빨리 희끗희끗해지는 조백(早白)에도 많이 쓰인다. 모발을 잘 나게도 할 뿐 아니라 머리카락이 검게 되도록 하는 생발(生髮)과 오발(烏髮)의 효능이 있다. 이 때는 하수오(何首烏), 적하수오(赤何首烏), 창출(蒼朮)과 함께 써서 이 일을 한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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