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나머지 특징은 환경에 반응하여 적응하면서 그로부터 물질과 에너지를 얻고 번식하며,항상성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주변의 물질과 에너지가 우리 몸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몸 또한 에너지를 써서 잘게 부수고 소화한 후에 필요한 물질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 이 과정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경우와 그 반대의 경우가 동시에 작용한다.

인체 내에서 영양분이나 산소, 이산화탄소 같은 물질이 이동하는 방법은 수동수송과 능동수송이 있다. 수동수송은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경우라 엔트로피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것이 확산이다. 잉크를 물에 한 방울 떨어뜨리면 전체 물이 파랗게 된다. 그 반대는 일어나지 않는다. 폐나 조직에서 호흡이 이뤄질 때 산소는 농도가 높은 동맥혈에서 농도가 낮은 모세혈관으로 농도 차에 의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간다. 인체는 특별하게 에너지를 써서 이 일을 수행하지 않고 자연의 법칙인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도록 가만히 놔둔다.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당연히 모세혈관이 높고 정맥혈이 낮은 관계로 정맥혈로 이동되어 호흡할 때 밖으로 내보낸다. 작은창자에서 물을 흡수하는 것 역시 수동수송에 의해서다. 별다른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물이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듯이 내버려두면 되는 일이다. 당연히 에너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이 경우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과정이다.

이 의미를 연장하면 우리 몸이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서처럼 농도의 차이에 의해서만 모든 과정이 일어나면 이는 엔트로피가 엄청 증가할 것이다. 결국 나와 자연이 같아지게 되는 지점이 엔트로피가 최대가 되는 지점이며 곧 죽음 이다. 이런 수동수송에는 확산, 삼투현상, 촉진확산 등이 있다. 수동수송 외에 능동수송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에너지를 써서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을 강제로 내 몸으로 흡입하는 과정이다. 당연히 엔트로피는 감소하는 과정으로 우리가 살아있음을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인체 에너지의 35% 정도를 아주 작은 나트륨-칼륨 펌프(sodium-potassium pump)라는 것이 사용한다. 식물세포는 질긴 셀룰로오스로 단단히 만들어진 세포벽이 있어 세포가 형태를 유지하지만 동물세포는 세포내외의 삼투압 차이로 형태를 유지한다. 그걸 유지하기 위해 세포 안쪽에는 칼륨이 많고, 세포밖에는 나트륨이 많다. 세포밖에 칼륨이 생기고 세포 안에 나트륨이 생기면 나트륨-칼륨 펌프가 작동해서 칼륨을 세포 안으로, 나트륨을 세포 밖으로 내 보낸다. 물속에 퍼져있는 낮은 농도의 잉크를 한 점으로 끌어 모아 잉크방울을 만드는 격이다. 당연히 엔트로피의 감소를 가져온다. 이런 수송방식을 능동수송이라고 한다.

근육수축과 신경세포 활성화에 필요한 칼슘펌프와, 미토콘드리아에서 양성자를 저농도에서 고농도로 이동시키는 양성자 펌프가 있다. 양성자 펌프의 역할로 만들어진 고농도의 양성자가 저농도 쪽으로 통과하면서 그 유명한 APT가 만들어진다. 살아있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대로 고농도에서 저농도로, 고온에서 저온으로 자연스럽게 엔트로피를 높이는 방향으로만 가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에너지를 써서 저농도에서 고농도로 억지로 밀어 올려 엔트로피 감소가 일어나지 않으면 생명은 살아갈 수 없다. 우리 몸엔 같은 일을 하는 최소단위인 조직이란 게 있다. 간 조직, 대장 조직 같은 식으로 흔히 부른다. 간 조직은 간에만 있는 것이라 다른 조직에서의 간 조직 농도는 제로다. 우리 몸은 간에 필요한 물질을 따로 모아서 이미 고농도인 간 쪽으로 보낸다.

저농도에서 고농도로의 이동이다. 이럴 때면 반드시 에너지를 써야 한다. 만약 간 조직이 우리 몸에 골고루 평균적으로 존재하는 상태 즉 엔트로피 극대화 되어있는 상태가 되면 우리는 죽음에 이르는 길목에 서 있는 것이다. 이게 그 유명한 암(癌)이다. 지구의 생명체는 에너지를 써서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면서 생존한다. 이걸 가능하게 해 주는 무한한 에너지는 어디서 온 것일까? 태양이다. 태양이 소멸되면 우리의 행복도 고뇌도 명예도 번뇌도 그리고 삶도 없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