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표현 방식 습득, 고득점의 관건이죠."'점수는 높지만 실력은 없는' 한국인들에 제격CNN 붙들고 살아도 '꽝' - 요령 있는 공부 해야

토익 강사 3명이 말하는 토익 공략법
" 다양한 표현 방식 습득, 고득점의 관건이죠."
'점수는 높지만 실력은 없는' 한국인들에 제격
CNN 붙들고 살아도 '꽝' - 요령 있는 공부 해야


미국 교육 평가 위원회(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s)가 주관하는 토익(TOEIC: Test of English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은 영어 능력 평가 시험이다. 그러나 지금 토익은 ‘ 전국민의 영어 시험’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만성적 불경기에는 토익 고득점이 없으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정도.

따라서 대학생들에게 7월은 배낭 여행을 가는 달이 아니라 토익을 ‘처리하는’ 달로 바뀐 지 오래다. 7∼8월 여름방학 특강 기간 동안 서울 종로나 강남의 학원가에는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수강인원이 몰리고 영어회화나 토익 수업은 대부분이 마감된다. 입 소문을 타고 토익의 강자로 떠오른 이익훈어학원(1993년 개원, 원장 이익훈)은 그간 70만 명에 가까운 영어 인재를 배출해 냈다고 한다. 이익훈어학원이 자랑하는 유명강사 신현하(41ㆍ토익강의 8년), 김창선(36ㆍ토익 강의 6년), 이상진(31ㆍ토익 강의 3년)씨 등으로부터 토익 고득점으로 가는 비법들을 들어 봤다.

영어가 아니라 문화를 이해한다는 마음으로

- 학원 강사의 일과는 어떤가?

김창선(이하 김): 5시 반에 일어나 6시 반부터 오후 2시까지 수업을 한다. 잠시 쉰 후 또 10시까지 저녁 강의다. 자료 수집, 문제 제작 등 수업 준비를 끝내고 2시 반쯤 잠자리에 든다. 부족한 잠은 토막으로 나눠 잔다.

이상진(이하 이): 수업이 저녁 시간대에 몰려 있는 편이라 7시쯤 일어난다. 그때부터 이메일 답변이나 강의 준비를 한다. 11시 반부터 저녁 9시까지 강의를 하고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는 학원생들이 자체적으로 꾸려나가는 스터디 그룹들을 관리한다. 새벽 2시 반쯤 취침한다.

신현하(이하 신): 나는 집에서 별명 아닌 별명이 ‘새벽 3시’다. (웃음) 원래 새벽에 가질 수 있는 조용한 시간적 여유를 좋아한다. 첫 수업은 7시, 그 때부터 오후 3시20분까지 강의를 한다. 강의가 끝나면 개인 사무실 가서 서너 시간 수업 준비를 한다.

- 강의 경력이 몇 년씩 되는데도 매일 강의 준비를 하는가.

신: 주위 사람들은 수업 준비 안하고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고 한다. 그러나 1,2년 전에 들었던 학생이 취업 후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항상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이들은 모두 토익 990점 만점을 기록한 만점 강사. 그 만큼 자신의 강의에 대한 프라이드도 강하다. 그러나 영어 혹은 토익을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힘들고 느린 것 같아도 ‘정도’를 걷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진짜 실력은 요령이나 비법으로 터득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 영어라는 관문을 통과한 자신만의 비법은?

이: 나는 영어를 팝 음악이나 영화 등 문화로 접근한 케이스다.

김: 나의 경우 지속적인 ‘관심’이었다.

신: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이다. 또 좋은 선생님을 찾는 것도 빠른 길이다.

족집게 강사는 좋은 선생 아니다.

- 그렇다면 '좋은 선생님'에 대한 기준이 있는가?

신: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 공부를 할 때 기교적인 면을 많이 쫓아 닌다. 군중 심리인데 학생들은 유명세를 타는 선생님이 마냥 좋은 줄 안다. 그러나 좋은 선생님이란 족집게 강사 운운하며 학생들을 유혹하는 선생님이 아니다. 영어의 배경이 되는 문화, 생활, 비즈니스 관행 등을 소상히 알고 있고 그것을 정확히 이야기해주는 선생님이다. 토익의 경향을 잘 알고 미국을 잘 알고 실용 영어를 잘 아는 선생님이다. 또 토익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휘다. 영어의 100만여 어휘 중 좋은 어휘를 골라주는 게 선생님의 역할이다.

- 토익은 믿을만한 시험인가?

김: 지금 통용되는 시험 중 일상 생활에서 쓰이는 영어를 평가하는 데 가장 좋은 시험은 토익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시험 점수는 높은데 그 만큼의 실력은 없다는 비판을 받곤 한다. 기업 인사자들도 토익 900이 넘는다고 전적으로 그의 영어 실력을 믿는 건 아니다. 하지만 토익 성적 900은 기업 인사자들에게 준비된 인재라는 느낌을 준다. 900이 넘으면 기본이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대학 때 미래의 직장생활을 얼마나 충실히 준비해왔는지 노력의 척도도 평가할 수 있다.

- 그러나 토익이 실용 회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비판도 있는데.

이: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자기가 입사하려는 회사에서 과연 영어를 쓸 일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일부 소수의 학생들은 요령으로 점수만 단기간에 올린다. 그러나 국제화 시대다. 하다못해 가벼운 물품 하나를 팔 때 전화 통화를 하고 그 사람이 무슨 말 하는지 알아듣고 예스, 노 정도 대답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Part2고, 둘이 무슨 대화를 나눌 때 분위기 파악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Part3다. 또 연설을 듣거나 방송을 봤을 때 대충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들을 수 있는지 보는 게 Part4다. 온갖 문서를 이해할 때 필요한 게 R/C(Reading Comprehensionㆍ독해력)이다.

폭넓은 관심이 최선의 대응책

- 토익 만점 강사들이신데, 토익을 잘 보는 방법은 무엇인가.

김: 토익을 많이 보다 보면 문제 유형에 익숙해지고 표현에 익숙해진다. 토익은 영어시험의 일종이지만 토익이 다루는 분야가 한정되어 있다. 또 일상 생활을 위주로 하는 실용 영어이기 때문에 폭 넓은 관심을 가지고 익혀나가야 한다. 만점은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 결국 토익에는 반복되는 유형이 있다는 뜻인데?

이: 변화 즉, 구문적 표현(paraphrase)이다. L/C(Listening Comprehensionㆍ청취력)의 경우 Part3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눈다. 예를 들어 대화 중에 ‘ no weeks after next(다다음주)’가 나오면 정답지 중에 ‘in two weeks(2주 뒤에)’가 나온다. 다른 말로 변용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했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요령이라면 요령이지만 사실 동의어를 얼마나 많이 아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김: 영어 강사라면 전반적인 지식, 표현, 어휘, 어법 등을 강의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점수 상승이라는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기본적인 틀을 완전히 이해한 상태에서 나오는 요령은 실력이다.

신: 그렇지만 유형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토익 시험은 미국의 평범한 직장인이 눈 뜨고 일어나서 다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접하는 온갖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일어나서 출근하고, 직장에서는 업무상 팩스도 보내고 출장을 가는 등의 생활에서 쓰이는 영어다. 또 출장을 간다면 비행기 예약은 어떻게 하는지 또 기내에서는 어떤 서비스를 받는지 등 모든 상황이 토익 시험의 배경이다. 평범한 미국인이 접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이 시험에 나오기 때문에 수험생이 얼마나 그 상황에 가까이 갈 수 있는지가 고득점의 관건이 된다.

CNN보다 시트콤을

이상진-토익 990점 만점 기록. 토익 강의 3년. 다음 카페 '토익 탈출' , ' 입체 토익' 운영자.

따라서 모든 자질구레한 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다든지 미국의 방송을 듣고 생활을 慕?영화나 시트콤을 보는 등, 끊임없이 영어에 노출되어야 한다. 단, CNN을 1년 365일 듣는다 해도 ‘복사 용지 떨어졌어’ 같은 말은 안 나온다. (웃음)

-그러나 학생들이 비싼 돈 주고 학원에 가는 건 단시간 내에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가 아닌가.

신: 토익이 시험이긴 하지만 점수 올리는 건 근시안적인 목표다. 평생 쓸 자산을 축적한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셨으면 한다. 내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나에게 배운 학생들이 유능한 사원으로 인정 받을 때다. 수업에서 배운 영어를 실무에서 쓰면서 영어 잘한다고 상사에게 칭찬 받고, 외국 출장 가서 나에게 배운 표현을 썼더니 그렇게 좋은 영어 어디서 배웠느냐고 놀라더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을 때 행복하다.

이: 학생들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선생이 아니라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선생이 되려고 한다. 점수 올랐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도 기쁘지만 강의를 듣고 이제 어떻게 공부해야 되는지 방법을 알겠다고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김: 학원을 다니면서는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아가야 한다. 점수 오를 때까지 줄곧 학원을 다니는 건 사실 미련한 짓이다.

- 마지막으로 토익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할 것이 있다면?

김: 영어를 자주 접해야 한다. 출퇴근 및 등하교 시에 늘 어학기를 이용해서 듣고 따라 읽어야 한다. 영어로 된 문서며 책을 늘 보면 영어가 자연스럽게 는다.

박소현 인턴 기자


입력시간 : 2004-06-30 15:35


박소현 인턴 기자 pest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