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가격·기능·디자인을 찾아서 '보물찾기'

트레저 헌터는 원래 오지에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위험도 감수하고 모험을 하는 ‘사냥꾼’을 의미한다. 소비시장에서의 ‘트레저 헌터’들은 ‘보물’급의 제품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발 빠르고 똑똑한 소비자들을 일컫는다.

2006년 마이클 J 실버스타인, 존 부트먼은 자신의 책 <트레저 헌터 (Treasure Hunter)>에서 오늘날 소비자들이 럭비공과 비슷해 예측 불가능한 소비패턴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소비자들의 교육 수준이 전보다 높아지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갖추게 됐다며, 이제 그들은 기업의 구매 담당자 못지않은 쇼핑 전문가가 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아울러 시장 조사를 통한 통계 자료만으로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파악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고 판단했다.

트레저 헌터는 결국 끊임없이 정보를 탐색하면서 최고의 제품을 얻으려는 소비자들인 셈이다.

22세 대학생 김씨는 인터넷 쇼핑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한다.

의류와 서적, 휴대폰이나 MP3 같은 전자제품까지 발품을 팔지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해결한다. 시간품을 팔면 똑 같은 물건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김씨는 최근에 한 쇼핑 사이트에서 전자사전을 구입했다.

우선 주변 친구들에게 어떤 제품이 가장 좋은지 정보를 수집했다. 압도적으로 많은 친구들이 사용하고 또 추천해 주는 제품을 사기로 결정했다.

제품 가격이 좀 비싸기는 했지만 기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김씨의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가격비교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제품을 가장 싸게 팔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검색했다.

그 쇼핑몰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용자 후기’ 게시판을 통해 꼼꼼하게 제품 사용 후기를 살폈고, 구매 여부를 다시 한번 신중하게 결정했다. 적절한 판단이 선 후에야 김씨는 전자사전을 구입했다.

요즘 쇼핑하는 일은 김씨의 사례처럼 ‘보물 찾기’를 하는 것과 유사하다. 철저하게 사전 조사를 하고, 정보를 최대한 수집한 다음에 찾고자 했던 ‘보물’을 구입한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상품들이 생겨났고, 희소성 있는 진귀한 제품이나 개성 넘치는 제품들도 늘어났다. 수많은 상품들의 가격대 역시 천차만별이다.

소비자들은 꼼꼼하게 조사한 뒤 대형 쇼핑몰, 오픈 마켓, 중고 시장, 직거래 마켓 등 다양한 쇼핑 경로와 자신만의 쇼핑 노하우를 통해 어딘가 숨어 있는 최적의 상품을 찾아 낸다.

LG경제연구원의 박정현 선임연구원은 이러한 ‘트레저 헌터’들의 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디시인사이드’를 이야기했다.

그는 “디시인사이드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전문가 수준의 정보를 소비자들이 직접 제공하고 있고, 하루 평균 방문자가 8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세티즌(휴대폰), 앤비인사이드(노트북), 엠피나비(MP3) 등도 마찬가지로 사용후기는 물론 사용자 질의 응답, 업계 소식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면서 그들의 합리적인 구매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현 연구원은 아울러 “트레저 헌터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광고 메시지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 직접 상품 정보를 습득하고 품질을 꼼꼼히 확인하려고 한다”며 소비자 변화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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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