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힘은 창의성"쿵푸 액션스타 겸 감독·제작자, 홍보차 내한

[스타줌인] 영화배우 저우싱츠(周星馳)
"영화의 힘은 창의성"
쿵푸 액션스타 겸 감독·제작자, <쿵푸 허슬> 홍보차 내한


“쿵푸는 종교와 같아요. 무한한 용기와 노력을 필요로 하면서, 바른 삶을 위한 태도를 포함한 그 모든 것이죠.”

리샤롱(이소룡)을 존경하고 닮고 싶어서 무예 지도가를 꿈꾸었던 소년은 이제 세계적인 쿵푸액션 배우이자 감독, 제작자로서 그 꿈을 실현했다. ‘희극지왕’이라 불리는 홍콩의 인기 배우 저우싱츠(43ㆍ周星馳)가 관객의 곁으로 돌아왔다. 전작 ‘소림축구’(2001)에서 축구공 하나 만으로 관객을 요절복통케 했던 그가 이번에는 한 손엔 도끼, 한 손에 막대사탕을 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1월 13일 개봉하는 영화 ‘쿵푸 허슬’의 홍보차 내한한 저우싱츠는 1월 4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할리우드 자본 2,400만 달러가 투입된 액션 블록버스터로 눈길을 끌기도 한 ‘쿵푸 허슬’은 저우싱츠 주연이란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듯이 당연히 폭소가 주무기인 코미디 영화이다. 뒷골목 세계를 주름잡는 도끼파와 그 때문에 은둔해 있다 세상에 나오게 되는 무공의 고수들이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이제껏 제가 출연한 모든 영화가 그러했지만, 특히 ‘쿵푸 허슬’은 관객들에게 재미와 웃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아이디어 찾아
그는 영화의 ‘힘’은 곧 창의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한다. 저우싱츠는 “영화에서 꼭 필요한 것은 창의성이며, 창의적인 영화는 잘 된다고 믿는다”며, 허풍과 유머 감각 넘치는 영화 속 코미디 아이디어에 대해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영화를 즐겨 보고, 주변 인물들을 통해 일상 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찾는다”고 밝혔다.

영화 속에서는 까불거리며 관객의 배꼽을 잡게 만드는 재간둥이지만, 스크린 밖의 저우싱츠는 예상 외로 고요한 목소리를 지닌, 꽤 점잖은 모습이었다. ‘쿵푸 허슬’에 출연한 조연배우 임자총(林子聰)도 “감독 신분일 때는 잘 웃지도 않고, 매우 엄숙하고, 배우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분”이라고 평할 정도였다.

그는 조용하지만, 활력적이고 매사 자신감이 넘쳤다. ‘쿵푸 허슬’의 명장면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모든 장면이 인상적이다. 내가 제작한 첫 쿵푸액션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할리우드 진출 계획에 대해 묻자 “할리우드에 가느냐 안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디서든 좋은 사람들, 유능한 사람들과 작업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소신 있는 답변을 주저하지 않았다.

올해로 불혹의 나이를 넘어서고도 삼년을 더 보냈다. 유난히 동안인 그의 얼굴에도 주름이 배어 들고, 목 뒤를 깊숙이 감싸는 장발 머리에도 희끗희끗한 기운이 엿보인다. 그러나 아직 미혼이다. 항간에 “독신 선언을 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는 데 대해 그는 펄쩍 뛰며 손사래를 친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결혼은 내가 하는 일이 아니라 하늘이 하는 일이라서 그 순리대로 따를 것”이라며 웃었다.

전지현과 함께 일해보고 싶어
‘엽기적인 그녀’를 인상 깊게 봤다는 저우싱츠는 “전지현과 일해 보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어 “한국 영화는 그 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했고 잠재성이 있다. 무엇보다 창조성이 뛰어나서 할리우드에 진출해도 환영 받을 것”이라며 “다만 좀 더 국제적인 소재를 다뤘으면 좋겠다”는 애정어린 충고도 덧붙였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5-01-12 13:31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