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줌인] 가수 아이비


‘야하다’는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받으며 오히려 화제를 뿌리는 가수들이 있다. 1집 앨범 ‘MY SWEET AND FREE DAY’를 들고 나온 신인가수 아이비(IVYㆍ23)도 그 중 하나다. 앨범 가운데 ‘포이즌 아이비(POISON IVY)’가 성행위를 암시한다는 이유로 SBS로부터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고, 타이틀곡 ‘오늘밤 일’의 뮤직비디오도 SBS에서 ‘19세 이상 시청가’의 판정을 받아 일부 장면을 수정하는 진통을 겪었다.

그런 그가 올 가요계 최대 유망주로 두각을 나타내자 놀람과 비난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 “방송 출연도 하기 전에 ‘안티’가 먼저 생겼어요. ‘또 벗는 가수 하나 나왔구나’라고 걱정하시더라구요.”

하지만 그는 남들이 뭐라고 하든 주관대로 밀어붙인다는 ‘B형 여자’.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는단다. “더 힘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제대로 실력을 보여줘야죠.”

‘발라드의 여왕’ 이수영을 배출한 팬텀 엔터테인먼트(구 이가엔터테인먼트)가 4년 여 동안 극비리에 준비했다고 해서 ‘포스트 이수영’이라고 불리는가 하면, ‘스타 제조기’ 박진영으로부터 ‘여자 비’라는 극찬도 받았다. 부담이 클 법한데 그의 반응은 전혀 딴 판이다.

“여자건 남자건 자신감이 있어야 멋지죠. 그런데서 진짜 섹시함이 나오지 않을까요.” 신인치고 꽤 배짱이 좋다. 그와 비슷한 섹시코드를 내세운 가수들과 자신의 매력을 차별화하는 영민함도 지녔다. 바로 ‘고급화’다. “겉으로 드러나는 섹시함보다 내면에서 발산하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낼 것”이라고 말한다.

뮤직비디오에선 섹시한 이미지로 한껏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지만, 사실 평상시 모습과는 180도 달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주변에서 놀라워 해요. 웃는 애들도 있고. 워낙 털털하고 남자 같아서 친한 동생들은 ‘은혜 형’이라고 하거든요.”

반짝하는 ‘기획형 스타’라는 우려도 있다. 섹시한 외모와 출신 배경이 노래보다 먼저 부각된 탓이다. 그러나 “가수가 내 평생의 직업”이라고 분명하게 못을 박는다. “드럼 연주자로 군악대 출신인 아버지와 성악가인 어머니로부터 음악적 재능을 물려 받았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교내 밴드 보컬로 학교 축제 무대에 섰는데 그때 강한 전율을 느꼈어요. 이게 내 직업이구나 깨달았죠.”

아이비는 그렇게 진로를 정한 뒤 고3때 친구 소개로 현재 소속사에 오디션을 봤지만 탈락했다. 반년 동안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뒤에야 비로소 오디션에 재도전해 발탁됐다.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주셨던 것 같아요.” 오디션 당시 이수영과 박정현의 발라드를 불렀다는 그의 본래 꿈은 발라드 가수. 하지만 박진영을 만나면서 댄스 가수로 전격 변신했다. “원래 제가 ‘몸치’이거든요. 그런데 가수는 리듬을 탈 줄 알아야 한다기에 춤을 배웠어요.”

아이비는 예쁘지만 만지면 독을 옮기는 담쟁이 넝쿨인 ‘포이즌 아이비’에서 따온 예명. 중독성 매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뜻이다. 어릴 적부터 휘트니 휴스턴을 좋아했다는 그에게 목표를 묻자 1초도 생각하지 않고 “최고의 가수”라고 답한다. 댄스 음악뿐 아니라 재즈, 힙합, R&B 등 다양한 음악을 유연하게 소화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 이번 앨범은 그 의지에 걸맞게 변화 무쌍하다.

타이틀곡 ‘오늘밤 일’과 후속곡 ‘Dawn Dawn Dawn’에선 흥겨운 비트를 느낄 수 있고, 재즈풍 곡 ‘낡은 자전거’는 잔잔하게 귀에 감기는 보컬의 맛을 전해준다. “지금 제가 최고의 음악성을 가졌다고는 할 수 없죠. 하지만 무대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 드리며 다양함을 표출할 거예요. 카멜레온처럼.”

본명: 박은혜

종교: 기독교

취미: 인라인, 수영, 요리

학력: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5-08-17 19:08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