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지율 판도는 허상" 인물 · 자질 · 정책에서 승산 자신

서울시장 선거판도에 새 변수가 등장했다.

민주당 박주선 전 의원이 30일, 당의 서울시장 출마 요청을 공식적으로 수락,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전 의원의 출마는 5ㆍ31 지방선거와 이후 정치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30일 오전, 전화 인터뷰에서 “강금실 전 장관의 저격수가 아니라 승리하기 위해 출마한다”고 강조했다.

- 전남도지사 경선을 준비하다 서울시장 선거로 선회한 배경은.

▲ 우선 당의 정중한 요청이 있어 수용했다. 5ㆍ31 지방선거의 전략적 요충지는 수도권이다. 수도권의 성적표가 각 정치세력의 운명과 미래를 결정하는데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나는 서울시장 출마 권유를 위기의 민주당을 구할 구원투수가 돼달라는 요청으로 알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정치를 재개하며 국민 앞에 민주당을 살리고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이번 출마는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강 구도 판도를 깰 자신이 있나.

▲ 일부 언론이 한나라당에 도움이 되고 열린우리당에 폐해가 된다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강금실 예비 후보의 저격수 노릇을 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는데 오히려 진짜 저격수는 무죄로 결론난 나를 두 번씩이나 구속수사토록 한 강 전 장관이다.

나는 이기기 위해 나서는 것이지 특정 후보의 당락에 영향을 주기 위해 출마하는 게 아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국제도시인 서울의 시민의식이 한층 성숙됐기 때문에 소속 정당보다는 인물을 중심으로 후보를 검증, 평가할 것으로 본다. 현재 지지율은 인기투표 성향을 띠어 허상이 많다. 후보를 인물, 자질, 정책으로 판단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 출마할 경우 호남표가 동요해 한나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 한나라당은 수구 보수당이고 열린우리당은 무능한 실험 정당이기 때문에 두 당에 표를 줄 수 없는 중도개혁 세력과 21세기를 준비하는 지식기반 세력은 고민이 깊다. 그런 표를 흡수할 자신이 있다.

- 전남지사 준비 중 선회해 서울시장 후보로서 정책이나 비전이 부족하지 않나.

▲ 평소 복안이 있고 지금부터 준비해도 어느 당, 어느 후보보다 알차게 내놓을 수 있다. 예컨대 서울을 국제도시에 걸맞게 시스템을 개혁해 번영과 복지의 도시로 만들고 서울의 역사를 새로 쓸 정책을 펼친다는 계획 등이 그러하다.

민주당에도 지방선거기획단을 구성해 서울을 포함한 광역단체의 정책개발을 진행하거나 일부 마친 상태다.

- 호남표를 공략해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에서 민주당의 지분을 높이려는 정치공학적 접근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 서울시민은 아둔하신 분들이 아니다. 호남, 영남, 충청 출신을 구분하지 않고 서울시 발전을 위해 누구에게 맡기는 것이 좋은지를 놓고 인물을 검증하고 자질을 평가할 것이다. 그런 평가가 선거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는 김경재ㆍ김영환 전 의원 등 당내 반발이 적지 않다. 경선을 수용할 생각은.

▲ 나는 당에서 요청을 해와 서울시장 출마를 수락했다. 당내 추대 분위기가 높은 것은 당의 결집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칫 후유증을 남길 경선보다 전략공천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경선이 당의 방침이라면 따라야 하지 않겠나.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