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4곳서 선거, 강삼재 허준영 등 거론… 우리당은 썰렁
특히 열기가 느껴지는 곳은 한나라당. 지난 5ㆍ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둔 후, 이번에도 비슷한 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자 각 지역별로 출마 희망자가 줄을 서고 있다.
출마자들 등쌀에 한나라당은 지난 8일 7ㆍ26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 구성을 마쳤다. 정치권의 어떤 정당보다도 가장 먼저 공심위를 구성한 것이다.
이에 반해 열린우리당은 지방선거 후폭풍으로 당 정비에 급급한 상황이어서 아직 당차원의 준비는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재보선 지역구 중 승리를 기대해볼 만한 곳이 별달리 없어 보인다는 점도 적극적인 출마희망자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다.
당내 강삼재 비토 분위기도 강해
현재 재보선이 확정된 곳은 네 곳이다. 맹형규 전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의 배수진을 치면서 내놓은 서울 송파갑,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내놓은 경기 부천소사, 그리고 신계륜 전 의원과 김정부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공석이 된 서울 성북을과 마산갑 등이다.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인 열린우리당 이호웅 의원(인천 남동을)과 민주당 한화갑 대표(전남 무안·신안)가 대법원 최종심을 앞두고 있어 7월 재보선 지역은 최대 6곳이 될 수도 있다.
일단 경쟁이 가장 치열한 한나라당 내에서도 가장 치열하게 예선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마산갑과 송파갑이다. ‘한나라당 공천=당선’일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마산갑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사람은 강삼재 전 의원. 강 전 의원은 이 지역 출마를 강력 희망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비토 분위기가 강하다.
공심위 소속 한 의원은“당내에 강 전 의원에게 빚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지금까지 당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해왔는데 이제 와서 강 전 의원을 공천하게 되면 거꾸로 돌아간다는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강한 거부감을 내비쳤다.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도“예전에 홍사덕 전 의원이 공천 못 받았던 것을 생각해봐라. 그 분위기가 아직도 당내에 남아 있어 누구도 5ㆍ6공 이미지나 부패 이미지에 당이 다시 물드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지역 의원들 사이에선 특히 강 전 의원 공천에 대한 거부감이 세다. 강 전 의원이 국회에 재입성하면 6선의원으로서 지역수장 역할을 자임할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강 전 의원 외에도 오승재 당 부대변인, 전수식 전 마산시 부시장, 박정성 전 해군제독 등이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
역시 경쟁이 치열한 송파갑은 이회창 전 총재의 연고가 있는 탓에 이 전 총재와 연관있는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흥주 씨와 송파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인 이원창 전 의원은 이 전총재 특보를 지냈고, 주진우 전 의원은 이 총재 비서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 전 총재는 99년 재보궐 선거에서 송파갑 지역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 전 총재는 실제 이번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당에게 자신을 배려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내에선‘이회창 전 총재 배려설’과 관련해 비판 여론이 높은 편이다. 특히 이흥주 전 특보의 경우‘이회창 전 총재가 정치복귀의 교두보를 만들려고 한다’는 얘기가 당내에 나돌면서 의원들의 거부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외에 7ㆍ11 전당대회와 재출마를 두고 저울질하던 맹형규 전 의원도 재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의원들을 두루 만나며 분위기를 떠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내던진 지역구에 다시 출마하려고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비판여론이 적지 않아 이 여론이 정리되지 않는 한 공개적인 출마선언을 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성북을은 대선주자 측근들 대결?
서울 성북을은 한나라당 내에선 가장 인물이 떠오르지 않는 곳이다. 민주당의‘거물’조순형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장하자 움찔하고 있다. 조 전 의원은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하고 지역에 사무실을 개소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재보선 출마자 관리를 맡고 있는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조순형이 나타나면서 다른 사람들이 움츠러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쟁력 있는 인물을 외부에서 영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자천타천 하마평이 나오고 있는 인물은 허준영 전 경찰청장, 정태근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다. 애초에 송파갑 지역에 관심을 보였던 허 전 경찰청장은 최근 성북을 쪽으로 방향을 선회, 출마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북갑 지역에 출마했다 낙선한 바 있는 정태근 정무부시장도 물밑에서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 사석에서는 “선거에 나가게 되면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등 출마 쪽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성북을 지역은 우리당 내에서도 유일하게 하마평이 나오는 지역이기도 하다. 네 곳 가운데 가장 기대를 걸어볼 만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이전에 정동영 전 의장의 출마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정 전 의장의 측근 가운데 한 사람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동영 당의장 시절 비서실 차장을 지낸 이재경 전 차장과 정기남 전 보좌관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된다.
한나라당 후보로 정태근 부시장, 열린우리당 후보로 정동영 참모진 중 한 명이 각각 후보로 나설 경우엔 대선주자 측근끼리 맞붙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민주노동당은 박창완 당 예결산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경기도 부천소사는 김문수ㆍ손학규의 마음이 어디로 가 있느냐가 관심사다.
현재로선 김문수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이자 경기도 공보관을 역임한 차명진 경기지사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지만 ‘김심과 손심’이 작용하는 데 대한 당내 거부감이 있는 만큼 끝까지 지켜봐야 할 지역구로 꼽힌다.
노용수, 김부회 전 도의원도 출마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에선 17대 총선에서 김문수 의원에게 석패한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형선 내일신문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