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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007 대선] 대선 주자들의 리더십 분석
이명박의 '과업지향형'이냐 정동영의 '개혁적 신사형'이냐
이인제 '백전노장형'- 문국현 '인간중심형'- 이수성 '윤리가형'
후보마다 독특한 색깔 드러내… 리더십 장단점 꼼꼼한 비교를



이명박 정동영


2007년 대선은 문명의 충돌이 아닌 리더십의 충돌로 전개될 것 같다.

요즘 미국에서 힐러리와 오바마의 리더십이 비교되고,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의 리더십이 이목을 끌면서, 새삼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대선 주자들의 스타일이 저마다 독특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앞으로 5년동안 ‘마음 편하게 잘 살게 해줄 지도자’에 대한 선택이 쉽지 않을 듯 싶다.

10월 중순 현재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달리고 있지만, ‘변수의 천국’으로 불리는 우리 정치의 속성상,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아야 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1년 넘도록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과업지향형’‘대세주도형’으로 불리는 리더십의 장점 덕분이다. 오로지 목표를 향해 하루 4~5시간만 자며 달려왔던 집념의 사나이였던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불도저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는 일개 과장시절에, 청와대 ‘빽’을 대던 시공사의 앞 도로를 직접 불도저로 갈아엎어버렸고, 불도저가 자꾸 말썽을 일으키자 불도저를 손수 해체해 설계구조를 익혔다.

이 후보는 “일을 장악해야 직성이 풀렸다. 일에 질질 끌려 다니다 일이 나를 구속하고 짓누르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하곤 했다.

이런 삶의 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3대 요인을 꼽는다면, 어머니와 장터생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일 것이다.

어머니로부터는 독실한 신앙심과 삶의 의지를, 5~6살 때부터 시작된 장터생활은 잡초같은 상인정신을, 정 회장으로부터는 업무추진능력을 체득한 것 같다.

초등학교 코흘리개 시절 포항 인근 군부대에서 철조망 너머로 김밥을 팔다가 헌병에 걸려 실컷 두들겨 맞았던 기억은 아마 뇌리에서 영영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쓰라린 경험들이 출세욕구와 맞물려 오늘날 그의 목표지상주의, 성과제일주의, 실용주의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목표에 집착하는 지도자는 흔히 과정과 절차를 소홀히 함으로써 도덕성 문제를 필연적으로 수반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국민들이 그의 장점에 매료되어 있지만, 앞으로 본선 2개월 동안 제2,제3의 도곡동땅 의혹과 BBK 사건이 터져서 그의 단점이 장점보다 크게 부각될 때, 민심은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다.

특히 ‘미쳐 날뛴다’ ‘살짝 한 물 분들’ ‘안창호씨’ ‘광주사태’ 등 그동안의 말실수에서 나타났듯이 투박한 화법은 이른바 ‘노무현 오버랩 현상’을 야기시키며 반대자들의 저항심을 확대시켰다. 그는 또 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박근혜 측에서는 여전히 분열의 소리가 나온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의 리더십은 본질적인 측면에서 이명박 후보와 크게 다르다. 이 후보가 목표와 일을 중시한다면, 상대적으로 정 후보는 과정과 사람을 중시한다.



예컨대, 정 후보의 좌우명인 ‘구동존이’(求同存異ㆍ 의견이 다르면 미뤄두고 뜻이 같은 분야부터 협력한다)만 보더라도, 이 후보의 스타일대로라면 의견이 다르면 같도록 만들 것이다.

정 후보는 또 면전에서 잘잘못을 지적하는 이 후보와는 달리 상대방에게 내놓고 싫은 소리를 못하는 내향적 성향. 앵커, 꽃미남, 정풍운동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정동영 리더십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개혁적 신사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 후보는 이 후보와 각을 세워 ‘대운하 삽질 대통령 대(對) 개성공단 평화 통일 대통령’의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아직 국민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통령’과 같은 수사로는 이 시대에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경제’와 ‘화해’에 대한 정책비전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정 후보는 또 경선과정에서 ‘독버섯’, ‘요괴’라는 악담을 쏟아 부었던 경쟁자들을 끌어안아야 하는 당면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공개적으로 비토의사를 밝혔던 노무현 대통령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야 하느냐는 것은 최대 과제이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대선에 세 번째 도전하는 백전노장인 만큼, 전략적 노하우와 실전경험이 다른 후보들보다 우월하다. 이번 경선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50%가 넘는 지지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도 그의 저력을 보여준다.

경선과정에서 나타났듯이 ‘팔방미인’과도 같은 그의 해박한 지적 능력은 이명박ㆍ정동영 후보보다 돋보였다.

이 후보가 ‘돌아온 장고’가 되어 민주당의 대통령후보가 된 것을 보면, 의지가 보통 강하지 않은 권력가형이다. 다만 짧지 않은 세월 동안에 당을 이리저리 옮겨 다녔던 전력은 과도한 권력지향성 때문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3의 후보로 거론되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의 슬로건을 보면 ‘개혁적 CEO 리더십’에 가깝다.

1974년 유한킴벌리에 입사해 1995년 사장이 되었으니, 기업생활 33년, CEO 생활 12년, 정계입문 1~2달 만에 대권에 도전한 셈이다. 문 전 사장이 “진정한 리더십이란 구성원들을 감동시키는 것”이라며 ‘기업의 공익성’, ‘사람중심의 경영’을 내세우는 것을 보면, 그는 인간중심형(follower-oriented)에 해당된다.

심리학자 메이어와 켈리에 의하면, 인간중심형은 조직의 효율성보다 구성원의 복지를 중시한다. 그러나 정치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그가 과연 제3의 대안으로 떠오를지 좀더 지켜볼 일이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는 이번 대선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오죽 하면 내가 나섰겠느냐”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의 참모들은 여야, 정파, 지역을 초월하는 ‘영원한 마당발’인 이수성 전 총리야말로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경륜과 화합의 리더십을 갖추었다고 말한다.

디 예츠(D. Yates)에 의하면, 이 전 총리는 원대한 이상과 원칙을 중시하는 윤리가적 정치지도자에 해당한다. 하지만 험난한 대선국면을 어떻게 헤쳐나갈지는 미지수이다.

이밖에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 실장을 지낸 40대 중반의 장성민 전 의원도 ‘패기만만한 미래의 지도자론’을 내세우며 대선 가도에 합류했다. 그는 젊은 나이답게 돌파력이 뛰어나 이번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이제 국민들은 대선 주자들의 정책공약 못지않게 이들의 리더십의 장단점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순간의 실수로 5년 내내 후회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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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10/23 12:45




최 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행정학 박사 cj02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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