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제외한 누구와도 제휴 가능… 친박 새누리당엔 안갈듯

개혁보수신당ㆍ국민의당ㆍ손학규 등 연대한 ‘제3지대’ 가능성

차기 대선의 유력주자인 반기문 총장이 내년 1월 귀국한다.

지난해 말 반 총장이 대선 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힌 터라 그의 귀국은 종래의 대선구도와 한창 진행중인 정계개편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목되는 것은 반 총장의 대권행보다. 국내 정치기반이 미약한 반 총장이 어느 세력과손을 잡느냐에 따라 정계개편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우선 반 총장의 거취가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의 경쟁 구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정치권에선 반 총장이 개혁보수신당과 국민의당,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등과 연대해 친박 새누리당과 친문 민주당에 대항하는 ‘제3지대’를 모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형식적으로 반 총장은 민주당을 제외한 누구와도 제휴할 수 있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쇄신에 성공할 경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반 총장이 현실적으로 친박 중심의 새누리당에 가기는 힘들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보수신당에 들어가 유승민, 오세훈, 남경필 등과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는 시나리오도 제시된다.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 중 보수신당에 합류한 사람은 홍문표 의원 한 사람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른 13명의 충청권 의원들은 반 총장의 1월 귀국 후 취할 행보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새누리당 중도 세력들이 추가 탈당하면 그 규모가 20∼30명까지 불어날 수 있다. 여기에 반 총장이 보수 신당에 둥지를 틀면 정계개편의 일차적 그림이 완성된다.

국민의당은 공개적으로 반 총장이 입당해서 강한 경선을 치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민주당 순천지역위원회 초정 강연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제3지대 정계개편 논의나 반기문 영입론, 또 비박 연대론 등 일부 호남 정치인들에 대해 모두 우려하고 있다”며 “호남 고립의 아픈 역사를 끊고 흔들이는 호남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김대중과 노무현의 통합의 길을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런 주장의 이면엔 보수신당, 국민의당, 반기문 총장간의 연대는 신3당 야합이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중앙일보 여론 조사 결과(12월 22-23일), “반 총장이 어느 정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32.7%가 개혁보수신당을 꼽았고 새누리당이라고 응답한 인원은 19.0%였다. 반 총장이 독자 신당을 창당할 것이란 응답은 19.2%였다. 반 총장이 민주당이나 국민의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은 각각 4.3%와 6.0%에 불과했다. 결국 반 총장은 보수 후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음이 드러났다.

결국 반 총장은 민주당과 반문(반문재인)진영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의 선택에 따라 올 대선의 향방이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이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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