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전(戰)에 올인, 잠룡 파워맨 총집결…대선 캠프, 싱크탱크 조직화 박차

문재인, 조직ㆍ인물 등 매머드급 캠프… 만반의 준비 끝

반기문, 외교관 중심 ‘마포실무팀’ 가동…MB계와 갈등, 캠프 재정비 절실

이재명, 소수 정예요원ㆍSNS전사들 ‘손가락혁명군’에 기대

안철수, ‘정책네트워크 내일’ 초선의원들 다수 합류

안희정, ‘원조 친노들’…박원순, 시민 사회 인맥…유승민, ‘보복공천 인사’

선거는 전략싸움이다. 특히 대선과 같은 큰 선거는 유능한 참모들을 최대한 끌어모아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이 승패를 결정하게 된다. 가깝게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김종인이라는 인물과 손을 잡아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를 던졌다. 보수 후보와 ‘경제민주화’라는 어울리지 않은 조합은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2008년,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에서도 참모들의 활약이 빛났다. 27세, 29세에 불과했던 로스파스와 프랭클린-호지는 시대흐름을 읽고 2008년에는 소셜마케팅으로, 2012년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오바마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유명한 일화다.

연설문 작성팀도 큰 역할을 했다. 짧고 정제되고 세련된 표현으로 오바마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해 큰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오바마는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명연설을 통해 대중의 마음을 큰 울림을 줬고, 퇴임을 앞둔 시점에도 지지율은 58%에 달하고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연설문 팀장이었던 존 파브로는 2013년까지 백악관에서 연설문팀을 담당했고, 2007년 대선캠프에서 존 파브로 밑에서 인턴십으로 시작한 코디 키넌은 오바마 대통령 고별연설문을 맡기도 했다.

이처럼 제 아무리 뛰어난 능력과 대권 야망을 갖춘 후보라 할지라도 유비에겐 제갈공명이, 이성계에겐 정도전이, 수양대군에게 한명회가 있었던 것처럼 주변의 도움이 없다면 결코 왕좌의 자리를 차지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 인용 여부가 빠르면 2월, 늦어도 3∼4월에 결정될 것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대선 주자들의 캠프 조직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재 확보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현재 여ㆍ야 주자별 대선 캠프가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인물들이 참여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문재인, 매머드급 캠프 구축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찌감치 대선 조직 운영에 돌입했다. 현재 드러난 문재인 캠프는 마포구 용강동 광산회관에 위치한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과 지지자 모임인 ‘더불어포럼’이 있다.

‘정책공간 국민성장’은 지난 10월에 출범해 문 전 대표의 공약을 다듬고 있다. 이 조직에는 현재 800여명의 교수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과거 대선 후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소장은 참여정부 청와대 경제보좌관과 주영대사를 지낸 조윤제 서강대 교수다. 조 교수는 1990년대부터 국제부흥개발은행(IBRD)ㆍ국제통화기금(IMF)에서 경제 분석관으로 활약한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조 교수에 대해 "활동이 내가 바라던 역할과 일치한다"고 극찬한 적도 있다.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에 따른 거시경제 거품의 위험성 등을 경고해왔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자문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캠프의 경제정책 자문 역할을 했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올해 당 대표직 사퇴를 앞두고 선대위원장으로 유력 검토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박 전 총재는 문 전 대표의 요청을 거절했고, 김종인 의원이 선대위원장 겸 비대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박 전 총재는 거듭된 러브콜에 ‘중도 실용주의 노선에서 정책을 구상, 조언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문 전 대표가 이를 수용하며 싱크탱크에 합류했다.

한완상 전 한성대 총장은 상임고문을 맡았다. 그는 원로 사회학자로 김영삼 정부에서 통일부총리를,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총리를 각각 지냈다. 노무현재단 고문을 역임하는 등 야권의 원로로 역할을 해왔다. 최근 새누리당의 대권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강력하게 영입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지만, 한 전 총장이 이를 고사했다.

부소장은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이, 연구위원장은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이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 담쟁이포럼의 일원으로 활동했고, 계속 문 전 대표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당시 담쟁이포럼의 이사장이 한완상 상임고문이었다.

‘정책공간 국민성장’은 각 분야별 7개 분과와 경제ㆍ민생 대안을 위한 10개 핵심추진단을 운영 중이다. 지난 18일 문 전 대표가 발표한 일자리 정책도 ‘정책공간 국민성장’ 주최로 연 정책포럼에서 발표했다. 향후 문 전 대표는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구상하고 다듬은 정책들을 분야별로 공개할 예정이다.

외곽 조직인 ‘더불어포럼’도 지난 14일 창립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섰다. 더불어포럼은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전문가와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시민과 더불어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활동할 예정이다.


‘더불어포럼’의 상임고문은 효암학원 채연국 이사장이 맡았으며, 김응용 전 프로야구 감독, 드라마 ‘풀하우스’ 원작 만화가 원수연 웹툰협회 회장 등 23인이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공동대표로는 권기홍 전 노동부 장관, 노영민 전 의원, 안도현 시인, 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황지우 시인 등도 참여한다. 상임위원장은 유정아 아나운서가 맡았고, 사무처장은 안영배 전 청와대 국정홍보처장이 담당키로 했다.

기자가 만난 포럼 관계자는 “문화ㆍ예술계 종사자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대선 국면으로 들어서면 외곽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문 전 대표를 도울 방법을 구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포럼은 사회 각 분야 전문가 등의 모임인 ‘네트워크’가 근간이다. 문화예술, 민생경제, 사회복지, 보육ㆍ교육, 보건의료, 장애인ㆍ인권, 안보ㆍ외교, IT, 금융, 법조, 체육, 종교, 전문직 등의 13개 분과 120여개 네트워크가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여의도 삼보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싱크탱크와 지지자 모임 조직이 궤도에 오르자 문 전 대표는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들어갔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여의도 대산빌딩 5층 전체와 4층 일부, 전체 140평 규모의 사무실을 6개월 임대 계약하며 대선 통합캠프 마련에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때에는 여의도 증권거래소 인근 동화빌딩에 200평 가량의 공간을 빌려 '담쟁이 캠프' 사무실로 사용한 바 있다. 대산빌딩에는 설 전후로 공사를 끝마치고 실무진들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의도 캠프에서 활동하게 될 인사들은 면면도 화려하다. 기획ㆍ조직 파트는 노영민ㆍ전병헌 등 전직 의원들이 중심이다. 20대 총선 공천에 탈락한 전병헌 전 의원은 문 전 대표의 삼고초려로 캠프에 합류했다. 3선 의원 출신인 전 전 의원은 동교동계 출신으로 현역으로 활동할 당시 당내 전략통으로 불렸다. 문 전 대표 측은 전 전 의원의 전략 기획 능력을 활용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은 동교동계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영민 전 의원의 활약도 돋보인다. 노 전 의원은 지난 14일 창립한 ‘더불어포럼’을 조직하고 구성하는데 발군의 능력을 발휘해 문 전 대표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노 전 의원은 2012년 당시에도 문 전 대표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문 전 대표 측근인 최재성 전 의원은 온라인 조직을 정비하며 홍보 전략을 챙기고 있다. 아울러 최 전 의원은 ‘민주종편티비’를 운영하는 등 국민들과 소통하며 문 전 대표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문 전 대표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은 임종석 전 의원이 이끌고 있다. 문 전 대표가 영입을 위해 큰 공을 들인 임 전 의원은 김근태계 인사 출신이자 86그룹 대표주자로, 한때 '박원순맨'으로 분류됐다. 임 전 의원은 캠프가 꾸려지면 메시지 조율이나 일정 관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공보 업무는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기자 출신 박광온 의원과 참여정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김경수 의원이 담당하고 있다.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두 사람은 문 전 대표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대 언론관계를 잘 조율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밖에 경찰대 교수 출신 표창원 의원, 박근혜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의원,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출신의 김병기 의원, 흙수저 신화를 쓴 김해영 의원, 참여정부 행정관 출신 황희 의원 등도 문 전 대표를 돕고 있다. 이들은 지난 총선에서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이다.

문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인사들의 특징은 ‘친문’ 색깔이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친노패권’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도 “캠프는 훨씬 더 다양하고 통합적인 인사로 꾸릴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확장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방향 설정은 지난 대선에서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과거 기자가 만난 민주당 인사는 지난 대선에 대해 “당이 아닌 캠프가 선거를 치렀다”며 패배 원인을 진단했다. 문 전 대표 측근들의 폐쇄성으로 인해 여러 인사들이 참여하지 않았고 당과 후보가 분리된 채 선거를 치르게 됐다는 뜻이다. 이를 의식한 문 전 대표도 정당 중심의 선거와 정부 수립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외연 확장에 힘쓰고 있는 문 전 대표 캠프가 너무 비대해질 경우 원활한 의견교환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하고 있다.


반기문, 외교관ㆍMB계•충청 조직이 핵심…불협화음 조짐

현재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캠프는 ‘마포 실무팀’이 유일하다. 김숙 전 유엔 대사와 이상일 전 의원, 곽승준 고려대 교수, 김봉현 전 호주대사, 최형두 전 국회 대변인, 김장수 전 이명박(MB)정부 청와대 행정관 등 11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 실무팀’을 이끌어 있는 인물은 김숙 전 유엔대사다. ‘외무고시 12회 5인방’(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 김숙 전 유엔대사, 박인국ㆍ오준 전 유엔대사와 박준우 전 정무수석) 중 한 명인 김 전 대사는 외교부 북미국장으로 근무하던 2004년부터 반 전 총장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외교부 장관이 반 전 총장이다. MB정부에서 국정원 1차장을 지낸 김 전 대사는 사석에서 반 전 총장을 ‘형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밀한 사이다. 그는 지난달 반 전 총장의 ‘23만 달러 수수설’이 보도됐을 때 가장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도 했다. 해당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에 제소한 인물이 김 전 대사다. 김 전 대사는 지난 6일 미국으로 출국해 반 전 총장의 귀국 준비를 옆에서 돕기도 했다.

김 전 대사는 광화문 개인 사무실을 근거지로 외교관 및 정치인 출신 인사들과 모여 작년 연말부터 ‘마포 실무팀’을 구성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김 전 대사 사무실을 두고 ‘광화문팀’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김봉현 전 대사는 반 전 총장이 외교부 유엔과장 시절 부하 직원으로 인연을 쌓았고, 2001년 반 전 총장이 유엔총회 의장 비서실장 시절 보좌관을 지냈다. 김 전 대사는 반 전 총장의 마포 개인 사무실과 광화문에 330㎡(100평) 규모 사무실 계약을 도맡아서 진행했다.

김원수 전 차장은 2006년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했을 때 선거운동을 총괄했다. 이러한 인연으로 김 전 차장은 2007년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하자 외교부에서 유엔으로 적(籍)을 옮겨 비서실 차장, 특별보좌관 등을 지냈다.

박인국 전 대사는 반 전 총장 재선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오준 전 대사는유엔에서 반 전 총장과 수시로 만나며 함께 활동해왔다. 박준우 세종재단 이사장은 반 전 총장이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낼 때 특별보좌관을 맡은 외교 라인 ‘반기문 사단’의 핵심 멤버다.

‘마포 실무팀’의 또 다른 축은 MB계 인사들이? MB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정무수석을 지낸 이동관 전 수석과 김두우 전 정무수석,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반 전 총장 측에 섰다. 대통령직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를 맡았던 박진 전 의원도 반 전 총장 쪽에 합류했다.

이런 가운데 반 전 총장은 지난 19일 귀국 후 첫 정치권 인사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이 전 대통령에게 "녹색성장 어젠다를 이어받겠다"고 말했고, 이 전 대통령은 반 전 총장의 10년간 활동 내용을 청취한 뒤 "그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만남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생존한 전직 대통령 가운데 정치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이 전 대통령이며 MB계 인사 일부가 반 전 총장의 캠프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면담으로 MB계 인사들의 반 전 총장의 돕기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마포 실무팀’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귀국 후 반 전 총장은 전국을 돌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일 1실수’를 하며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가 계속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10년간의 해외생활로 적응이 필요한 반 전 총장을 보좌하는 실무팀이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 전 총장의 심기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지난 18일 대구를 방문해 한일위안부 합의를 높게 평가했던 과거 발언을 두고 비판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취재진을 겨냥해 "나쁜놈들"이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 전 총장은 특히 ‘삼겹살 토크’를 끝낸 후 식당에서 나오면서 이도운 대변인에게 "이 사람들이 와서 그것만 물어보니까 내가 마치 역사에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몰아붙인다.) 나쁜 놈들이에요"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언론이 물어도 이 문제에 제가 답변하지 않겠다. 저를 계속 따라다니면서 위안부 문제를 (질문)하지 마시라"고도 했다.

이튿날 카이스트를 찾은 반 전 총장에게 한 학생이 위안부 관련 질문을 하자 “어제 내가 한 답변을 들어보라”며 짜증 섞인 대답을 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의 말 바꾸기도 논란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귀국 직후 “지금 당장은 기존 정당에 합류할 생각이 없다”던 반 전 총장이 나흘 만에 ‘설 연휴 이후 입당’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반 전 총장은 “지금까지 대통령이 된 사람 중에 당이 없었던 사람이 없었다”며 소속 당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여의도의 한 인사는 “조직과 자금 측면에서 정리가 되지 않아 반 전 총장이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언론과 야당의 공격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독자 행보에 회의를 느낀 것이 아닐까 싶다. 바른정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던 만큼 반 전 총장이 정당에 속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 측도 캠프 교통정리에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반 전 총장 쪽 복수의 인사는 “캠프를 틀어쥐고 정리할 중심인물이 필요하다. 설 전후를 기점으로 조만간 캠프를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충청 의원들이 전면으로 나설 가능성도 예측된다. 현재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20~30여 명으로 대표적 인물이 정진적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다. 정 전 원내대표를 필두로 경대수, 박덕흠, 이종배, 성일종 등 충청 의원들과 함께 나경원 의원 등 중도성향 의원들이 예상보다 일찍 반 전 총장의 방패막으로 등판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이재명, 소수 정예 의원과 ‘손가락 혁명군’으로 조직 꾸려

이재명 성남시장은 기초단체장 중 유일하게 대선에 뛰어들었다. 때문에 여의도 중앙정치권과 연결된 인사들은 많지 않다.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로 이 시장 측은 ‘작고 강한 조직’을 캠프의 성격으로 규정했다. 이 시장을 돕는 현역 의원들과 SNS 지지자들이 모인 ‘손가락 혁명군’으로 대선을 치른다는 계산이다.

‘이재명 캠프’에 가장 먼저 합류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은 민주당 제윤경 의원이다. 부채 탕감 사회운동단체 ‘주빌리은행’에서 이 시장과 함께 일했던 경험이 이번 캠프에 합류하게 된 배경이다. 제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 부대변인과 지난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제 의원은 이재명 캠프 대변인 역할을 맡는다.

김영진 의원도 이 시장을 돕고 있다. 김 의원은 김진표 의원 보좌관과 정책특보를 지냈으며,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의 2014년 7월 재보궐선거 당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역임했다. 김 의원은 현재 전문가 그룹 조직과 정책 협의를 맡고 있으며 캠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과 사법시험 제28회 동기인 정성호 의원도 이 시장을 도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 의원은 사법연수원 당시 이 시장에게 인권변호사 활동을 함께 할 것을 권유했으며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정 의원은 국회 내에서 이 시장 지지 세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캠프 실무진에는 이 시장과 함께 일한 성남시청 비서실 인사들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이 시장 당선 이후 줄곧 이 시장을 보좌했던 정진상 주무관과 이상훈 주무관, 장영철 주무관 그리고 정책기획과 소속 김락중 정책비서 등 4명이 성남시청에 사표를 제출한 것이다. 지역 정가에서도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선을 앞두고 캠프를 가동하기 위해 이들이 사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경제 정책 공약을 구상할 인물로는 이한주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가 꼽힌다. 이 시장의 대표적 복지정책인 ‘청년배당’ 제도의 토대를 제공한 이가 이 교수다. 이 밖에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 정승일 사회민주주의센터 공동대표 등도 이 시장을 돕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세력이 작은 이 시장에게 ‘손가락 혁명군’은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다. 이 시장 SNS 지지자 모임인 ‘손가락 혁명군’은 지난 15일 광주에서 7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출정식을 열었다. 이 시장 측은 캠프로 활용될 여의도 비앤비타워 3~4층 중 한 층을 이들에게 내줘 지지자들과 함께 하는 대선레이스를 계획 중이다. 이 시장은 오는 23일 성남의 한 공장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안철수, 조직은 완비…지지율은 기대 이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지원하는 조직은 당내 지지 의원들과 ‘정책네트워크 내일’이다. 국민의당에서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10여명으로 김성식, 박선숙 의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초선의원들이다. 지난 총선 당시 안 전 대표가 발탁하고 당선된 인물로 볼 수 있다.

안 전 대표를 도울 핵심 브레인은 김성식 의원이다. 한나라당 시절부터 ‘정책통’으로 이름을 날린 김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에 합류했으며 국민의당에서 정책위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정계에 진출한 이후 가장 많은 교류를 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으로 재판을 진행 중인 박선숙 의원도 물밑에서 안 전 대표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2012년 대선 안철수 캠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바 있다.

이 밖에 회계사 출신 채이배 의원은 경제 정책 자문과 동시에 비서 역할을, 전남 나주가 지역구인 손금주 의원은 대변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당 연구원인 ‘국민정책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오세정 의원은 정책 공약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캠프를 이끌어갈 인물로는 2012년 대선 승리 경험이 있는 이상돈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대선부터 활동한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다. ‘내일’의 이사진들 중 대다수가 안 전 대표의 대선 공약을 담당하고 있으며 안철수 대선캠프와 전문가, 시민을 잇는 소통창구로 쓰일 예정이다.

경제 분야 정책은 박원암 소장(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교육 분야 정책은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교수, 복지ㆍ육아 정책은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 통일ㆍ외교 분야 정책은 최상용 이사장(전 주일대사)과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안보 분야 정책은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각각 맡고 있다. 특히 이 전 부사령관의 경우 지난 총선때 안 전 대표가 안보 전문가로 영입한 인물이다. 백 수석연구위원, 외교 전문가인 최 교수와 함께 통일ㆍ안보ㆍ외교분야에서 정책적 초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통일 분야 정책을 맡고 있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사무실은 마포역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반기문 전 총장의 마포 실무팀 사무실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안희정, 원조 친노 인사 합류로 활기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원하는 조직은 참여정부 인사들이 많다. 안 지사 캠프조직에 합류한 인사는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황이수 전 행사기획비서관,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 이광재 전 강원지사, 서갑원 전 의원, 여택수 전 행정관 등이다. 이 가운데 1993년 노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서 안 지사가 사무국장을 맡을 당시, 이광재 전 지사가 기획실장, 정윤재 전 비서관이 연구실장을 맡으며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한때 문재인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한 윤태영 전 대변인의 합류도 눈에 띈다. 문 전 대표 측 전해철 의원이 안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윤 전 대변인 영입 경위 등에 대해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권오중 전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장도 안 지사 캠프로 옮겨왔다.

현역 의원으로는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김종민(공보), 정재호(조직), 조승래 의원(정책)이 안 지사 측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세균계 일부 인사들도 측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와 같은 충청권 출신인 박완주 의원, 박수현 전 의원도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합류한 백재현 의원은 의원들의 좌장 격으로 경선 준비 실무를 담당한다.

현재 안 지사는 따로 싱크탱크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가 이를 부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기자와 만난 연구소 관계자는 “안 지사가 연구소를 만들 당시 소장이었고 현재 상임고문으로 있기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우리는 정책 연구소로 독자적으로 정책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에서 구상한 정책이 안 지사 공약으로 쓰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상황이 되어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안 지사 측에서 따로 연락이 온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연이은 측근 유출로 고심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 구성은 현역 의원과 시민사회 인사들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김상희ㆍ남인순ㆍ박홍근ㆍ기동민ㆍ권미혁 의원이 박 시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모두 시민사회와 인연을 맺었다는 특징이 있다. 캠프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김상희 의원은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조직 파트를 맡고 있는 남인순 의원은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전략을 담당하는 박홍근 의원은 한국청년연합 대표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 사무처장을 지냈다. 시민사회 출신은 아니지만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기동민 의원은 공보를 담당하고 있다.

시민사회 계열 중 대표적 인물은 오성규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이다. 환경운동가 출신의 오 전 이사장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을 지낸 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캠프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김 전 처장도 참여연대 활동 후 보궐선거에서 수행실장, 2014년 지방선거에서 조직팀장을 맡았다. 두 사람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당에 영입됐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진용을 갖추고 캠프를 꾸린 박 시장에게 뼈아픈 인재 유출도 있다. 제윤경 의원과 권오중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의 이탈이다. 제 의원은 이재명 시장 캠프로, 권 전 실장은 안희정 지사 캠프로 이동했다. 항간에는 문 전 대표 측에서 기동민 의원을 영입하려 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기 의원은 박 시장을 돕고 있다.

박 시장 캠프의 장점은 정책과 조직이다. 서왕진 전 서울시 정책특보가 실무를 책임지는 정책 분야는 노동ㆍ복지ㆍ일자리ㆍ교육 등 18개 분과로 세분화돼 있을 만큼 인력과 콘텐츠가 탄탄하다. 조직 파트 역시 노동(노동포럼)ㆍ시민사회(희망새물결)ㆍ지방분권(분권나라)ㆍ사회적경제(시민시대포럼) 등 5개 분야로 꾸려져 있다.

박 시장 캠프 측은 “안정적인 시정 경험을 토대로 한 정책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지지율이 생각보다 오르고 있지 않지만 서울시장으로 일한 성과를 제대로 알린다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유승민, 보복공천 당한 인사들 힘 합쳐

오는 25일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전ㆍ현직 의원을 중심으로 캠프를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19대 국회에서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와 함께 활동한 원내부대표단 그룹이 대표적이다. 재선의 조해진 전 의원을 필두로 김희국 이종훈 민현주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유 의원과 가깝다는 이유로 지난 총선 당시 공천을 받지 못한 바 있다.

유 의원 캠프에서 정무는 이혜훈 의원과 조해진 전 의원이 담당하고 있으며, 복지는 민현주 전 의원, 교육은 김세연 의원이 맡고 있다. 캠프 상황실은 이학재 의원과 김희국 전 의원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 측은 "이 밖에도 상하이 총영사를 지낸 구상찬 전 의원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함께하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자문그룹 또한 안팎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알렸다.

자문그룹은 교수ㆍ학자 40~50명으로 통일외교, 안보, 경제, 복지 등 분야별로 나뉘어 정책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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