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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ㆍ바른정당 통합 가시화 ‘후폭풍’

안철수-유승민 통합에 요동치는 야권 지형 ‘힘 균형 무너지나’

통합신당 탄생에 긴장감 고조… 자유한국당 만지작거리는 카드는?

  • 합당을 추진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미래를 위한 통합과 개혁의 정치'라는 제목으로 열린 청년들과의 토크 콘서트에 참석, 서로에게 둘러준 목도리를 하고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공동 통합선언으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양 대표의 행보와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대표가 지난 18일 양당 통합을 공식 선언하면서 가칭 ‘통합개혁신당’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양당이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정체성 극복 등 넘어야 할 산이 험난하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중도와 보수라는 정체성은 물과 기름이 될 수도 있고 물과 물감이 될 수도 있다.

양 대표 주도로 통합에 나섰지만 같은 듯 다른 정체성 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진통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통합 이후 다른 정체성 극복을 위해 화합할 방법을 아직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양 대표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노선 차이에 대해 ‘사소한 차이’라고 축소하거나 ‘미래’를 강조하는데 그쳐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정체성 차이를 애매하게 덮고 통합을 추진하면 분란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더구나 국민의당 통합파와 바른정당은 강령 통합을 위한 토론회에서 햇볕정책 등 안보 분야를 두고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두 대표는 이에 대해 명확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모호하고 막연한 생각만 밝히고 있다.

안 대표는 ‘정체성 차이’에 대해 “많은 공통점이 있음에도 사소한 차이점들에 대해 지나치게 부각하고 있다”며 “정책정강 비교도 있었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유 대표는 “바른정당은 개혁적 보수신당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국민의당도 합리적인 중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체성) 확장이라고 생각하고 결코 충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합 향후 과제가 문제

예컨대 햇볕정책의 경우, ‘DJ 적자’임을 강조하는 안 대표와 국민의당의 정체성이지만 ‘보수 정체성을 잃지 않겠다’는 유 대표와 바른정당에게는 반대의사가 명백한 부분이다.

유 대표는 대북정책 타협은 없다며 국민의당에 통합 전 ‘정체성 정리’를 요구한 바 있다.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는 바른정당을 ‘이명박-박근혜 적폐세력의 연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적폐청산에 대해 온도차도 미묘한 갈등의 씨앗이라는 지적이다.

유 대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정치보복이 돼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법치를 벗어나는 일이 되면 안 된다”고 한 반면 안 대표는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해 법을 어긴 부분이 있다면 단호히 처벌하는 게 올바른 길이라고 본다”고 말해 약간의 온도차이를 드러냈다.

일단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손을 맞잡고 전진하는데 의견이 같이하는 분위기다.

지난 19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양당 청년당원과 함께 하는 ‘청년이 미래다’간담회에 나란히 참석해 최저임금 인상, 4차 산업혁명, 청년일자리, 가상화폐 등에 관한 소신을 밝혔다.

두 대표는 우선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이 급격하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더 큰 부작용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한다는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문제는 인상을 하더라도 시기와 속도가 중요하다는 점”이라며 “인상 목적이 정말 어려운 분들이 임금을 보존받도록 하는 건데 너무 급격하게 인상하다보니 (문제)”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에서 제안했던 해법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양당이 통합되면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더 열심히, 분명한 주장과 색깔을 드러내겠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최저임금 1차 인상에서 16.4%가 올랐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정한다지만 정부 전반 분위기, 집권세력인 여당의 입장 등이 상당히 반영된 것”이라며 “2019년 최저임금은 올 6월 정하는데 속도 조절을 해서 2년 치 속도가 낮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내년부턴 천천히 가겠다 하면 일자리 줄이는 것도 덜 줄이고 참으면 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안 대표는 “정부가 주도해 미리 계획을 세워 투자하게 되면 오히려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나타날 수 있는 게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라며 “1ㆍ2ㆍ3차 산업혁명에는 미래 예측이 가능해 어떤 분야를 투자하고 어떤 인재가 필요한 지 알 수 있어 국가 주도가 훨씬 효율적인 시대였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권”이라며 “중앙 정부가 모든 권한을 갖고 미리 계획 세워 투자하는 것이 끝나면 현장이 제일 변화를 빨리 감지하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중앙 집권된 권한을 현장에 내려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우리나라는)기술이 정체되고 뒤처지는 기업들, 산업 조직, 이런 것 밖에 안 갖고 있다. 조선업 실패하니 그거 갖고 바들바들 떨고, 미국은 테슬라가 나왔는데 우리 현대기아차는 뭐했나”라며 “산업을 이끌어가던, 경제를 먹여 살리는 주력업종이 흔들흔들하는데 젊은이들한테 창업, 기업가 정신 강조하고 건물주, 공무원 될 생각 그만하고 도전하라 하나”고 전했다.

유 대표는 그러면서 “이건 철저하게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4차산업혁명이 활발히 일어나는 시장, 그런 체제를 갖고 있냐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을 과감히 고치는 게 경제정책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탰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방향을 비판하며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선 혁신성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양당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시너지 효과와 향후 국회에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두 당은 공통점이 굉장히 많다. 다른 부분도 있다. 정당 내부의 동의나 다양성에 더 많은 힘과 시너지를 준다고 본다”며 “차이점이 있으면 이를 부각해서 서로 대립하는 게 아니라 토의를 통해 좁혀가는 게 당의 화학적 결합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더했다.

유 대표는 “통합신당이 잘 되면 국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우리가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역할이 앞으로 20대 국회를 건전하게 이끌고 문재인 정부를 확실히 견제, 대안을 실행하는데 중요한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WI컨벤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방선거 필승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당과 한국당 행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이뤄지면서 정계개편의 규모와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추진된 양당의 통합이 정치지형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양당통합으로 향후 정국에 여러 변수가 등장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친문계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정계개편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그 속내는 편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정치권에선 여전히 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호남권 의원들을 연계해서 바라보고 있다. 선거에서도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국민의당 호남권 의원 다수는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자 신당 창당에 나선 상태다. 민주당 주류와 국민의당 호남권 의원들은 통합을 부인하고 있지만 정서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서 있다. 민주당 내에는 호남권 의원들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게다가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에서 현역의원이 3명뿐인데 이들 가운데 이개호 의원이 전남지사 선거에 나설 경우 2석으로 줄어든다.

다만 민주당 주류와 국민의당 호남권 의원들이 오랜 기간 감정의 골이 깊었고 민주당 지역위원장 교통정리가 만만치 않은 탓에 쉽사리 힘을 합칠지는 미지수다.

또한 신당 창당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호남권 의원들이 10여명 수준일 것을 감안할 때 121석의 민주당이 이들과 힘을 합하더라도 과반인 150석에는 부족하다. 통합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국민-바른 통합으로 중도보수진영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의 분위기가 6월까지 흘러갈 경우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정계개편 요구가 확대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여러 변수가 존재하고 있어 향후 각 정당의 행보는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은 보수진영의 일정 부분을 잠식하고 있는 국민의당-바른정당과 통합정당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당은 안ㆍ유 두 대표의 신당추진을 ‘불안한 브로맨스’라고 평가절하하면서 “한국당이야말로 보수 대통합을 뛰어넘어 중도진영의 정치세력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폭넓은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통합 선언문을 보면 기득권 보수와 수구적 진보를 물리치는 유능한 대안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데 양비론으로 점철된 정치적 레토릭만 난무할 뿐 어떤 감동도 감흥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도대체 신당의 정체성과 비전이 무엇인지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라며 “(안철수·유승민 대표의) 브로맨스와 불안한 동거는 삼일 천하에 그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 반대파의 행보가 변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권 의원들은 양당의 통합에 대해 신(新) 3당합당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이후 한국당과의 새로운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수 있다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다만 여러 변수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보수진영의 새로운 정계개편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이후 전국단위 선거인 21대 총선까지는 시간이 남은 것도 이유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신당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따라 하는 낡은 보수”로 규정하며, 진보·중도 지지층 지키기에 나섰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ㆍ유승민 대표 두 분의 현실인식이 걱정스럽다. 과거 낡은 보수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 인식으로는 홍 대표의 한국당조차 넘어설 수 없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안보는 냉전적이고 정치는 퇴행적이고 과정은 비민주적”이라며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지금이 보수의 적자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 따라 하기’는 대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안 대표가 보여준 정당 민주주의 훼손 행위는 도를 넘었다. 정당 민주주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새 정치나 큰 정치도 난망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의 개혁신당 창당도 단계별 절차를 밟으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이달 28일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에 이어 다음달 6일 중앙당 창당 계획을 잡고 있다.

개혁신당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최경환 의원은 지난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혁신당창당추진위원회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앞서 알려진대로 개혁신당창당추진위원회(창추위)의 대표는 조배숙 의원이, 창추위 산하 창당기획단장은 김경진 의원이 맡기로 했다.

창추위는 창당기획단과 총무위, 조직위, 홍보위, 정강정책위, 당헌당기위 등 6개 위원회와 여성, 청년, 노인 등 3개 특위로 구성된다. 이중 조직분과위원장은 김종회 의원이, 정강정책위원장은 윤영일 의원이 맡는 것으로 창추위는 결의했다.

이들은 또 오는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나머지 위원회 위원장 인선 등 창당 로드맵을 밝힐 계획이다.

최 의원은 “내달 6일 중앙당을 창당하는 것으로 잠정 일정을 잡았다”며 “당명은 당원 의견을 수렴키로 했는데 민주평화당, 평화민주당, 국민개혁당, 평화개혁당, 개혁신당 국민속으로 등의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이어 “발기인, 당원 모집을 진행해야 한다. 200명 이상이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등은 당연직으로 하고 당연직 추천으로 발기인을 정하기로 했다. 당원 모집은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개 모집키로 했다”고 부연했다.

창추위의 전신인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는 결성 당시 1차 목표를 통합 전당대회 저지, 2차 목표를 개혁신당 창당으로 세웠다. 개혁신당 창당에 속도가 붙은 상황임에도 아직 통합 전당대회 저지라는 1차 목표를 내려놓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 의원은 “전당대회 저지는 가처분 신청이 하나의 방법"이라며 "전당대회에 참여해서 통합 안건을 부결시키자는 의견도 있고 일부에서는 아예 참여를 안해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게 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서 통합정당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정당의 존폐 여부를 걱정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추가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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