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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 논란에 이준석 '잠적'... 김무성 ‘옥쇄 파동’ 연상시켜

안민석 민주당 의원 “보이지 않는 비선이 김종인·이준석 밀어내”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당 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김동선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틀째 잠적에 들어가면서 윤석열 후보 측과의 갈등이 폭발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특정 언론과의 접촉을 통해 이 대표와의 갈등을 부추기는 윤 후보 핵심 관계자를 ‘윤핵관’이라고 지칭하면서 특정인 몇몇이 회자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윤 후보 측과 이 대표의 갈등이 선대위 출범 후 직면한 첫 번째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행적을 감췄다. 현재 이 대표는 측근들과 함께 부산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5년전 '옥새파동'이 연상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저희들도 굉장히 황당하고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이 대표께서 왜 그런 결심을 하고 그런 결정을 하셨는지, 그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사실은 잘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만나 뵙고 어떤 부분이 패싱인지, 어떤 부분에서 섭섭함을 느끼고 계신지, 그 이유가 뭔지, 또 어떻게 하면 될지에 대해 일단 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당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이 돼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설쳐서 대선캠프가 잡탕이 됐다"고 선대위를 비판했다.

김태흠 의원은 "대선 후보, 당 대표, 선대위 핵심 인사들 왜 이러냐"고 꼬집었다. 하태경 의원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대선 승리 필승공식은 청년과 중도 확장"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호 의원은 "당 대표까지 설 자리를 잃으면 대선을 어떻게 치르려는 건가"라며 "후보가 리더십을 발휘할 때"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윤 후보 캠프의 보이지 않는 ‘비선’의 존재를 부각시켜 논란을 확산시키려 하고 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대표는 굉장히 판단력이 빠르고 지난 10년 동안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생존 능력을 가진 분”이라며 “(윤 후보 캠프가) 공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비선에 의해서 작동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준석을 밀어내고 김종인을 밀어내는 어떤 비선의 힘, 그 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부터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모든 소식을 끊고 잠적 중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 문제, 선대위 일정 패싱 논란과 함께 자신이 반대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 영입 등이 갈등을 유발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저녁 강대식·김용판·김승수·엄태영·유상범 의원 등 초선 의원 5명과 술자리 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다음날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 대표의 휴대전화는 하루 종일 꺼져 있었고, 당대표실 관계자들도 대부분 연락을 받지 않았다.

당 대표의 잠적 사실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되자 국민의힘은 '금일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공개 활동을 무기한 접고 사실상 당무를 내려놓은 셈이다.

상계동 자택에 머무르던 이 대표는 전날 오전 10시께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당원협의회 사무실에 들렀다가 1시간여 만에 떠났다고 한다. 이후 행적이 묘연했다. 이날 밤이 돼서야 이 대표가 오후에 김용태 최고위원, 김철근 정무실장 등 측근들과 함께 부산으로 갔다고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장기전’을 염두하고 있는 것 아니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2016년 총선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친박계의 이른바 ‘진박공천’ 등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간 ‘옥새파동’을 연상케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와 윤 후보 측의 갈등은 선대위 구성에서 표면화됐다. 이 대표는 당초 김종인 전 위원장을 '원톱'으로 하는 선대위를 주장했다. 하지만 윤 후보 측은 김 전 위원장이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진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또 각종 선대위 일정 조율 과정에서도 소통이 원활치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이른바 '이준석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이 대표가 반대했던 이 교수를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도 갈등에 불을 지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윤 후보측은 1일 당무 거부에 들어간 이 대표와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후보는 2박 3일 충청권 일정의 마지막날인 이날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직접 연락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본인이 휴대폰을 다 꺼놓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연락하는 것보다는, 부산에 있다고 하니 생각도 정리하고 당무에 복귀하게 되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락두절과 관련해) 자세한 이유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민주적 정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 차이와 이런 문제는 얼마든 있을 수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matthew@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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