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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LPGA 마라톤클래식의 길고 험난했던 승부

18일 미국 오하이오주 하이랜드 메도스GC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마라톤클래식은 골프팬들에게 근래 보기 드문 대회로 기억될 만하다.

초반부터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들이 선두권을 형성하며 무서운 기세를 보인 것도 그렇고 연장전에 들어간 3명의 선수들이 모두 동양계인 점도 흔치 않았다. 세계여자골프 고수들이 총집결해 1라운드부터 각축전을 벌이는 모습이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 이미림(26), 태국의 아리아 주타누간(20) 등 3명이 벌인 4차에 걸친 연장 혈전은 우승의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한가를 실감케 했다.

리디아 고의 버디 퍼트로 4차에 걸친 연장전이 막을 내리는 순간 비틀즈의 명곡 중 하나인 ‘The long and winding road’(멀고 험한 길)의 멜로디가 울리는 듯했다.

- The long and winding road

that leads to your door

will never disappear

I've seen that road before

It always leads me here

leads me to your door

(그대의 문에 이르는 멀고 험한 길은 결코 사라지지 않겠지, 전에도 본적이 있는 그 길, 그 길은 언제나 날 여기로, 그대의 문으로 인도하네)

The wild and windy night

that the rain washed away

has left a pool of tears

crying for the day

Why leave me standing here

Let me know the way.

(비바람 거칠게 몰아치던 밤 종일 많은 눈물을 흘렸지, 왜 나를 여기 서있게 하는가, 나에게 그대에게 이르는 길을 알려주오)

Many times I've been alone

And many times I've cried

Anyway you'll never know

the many ways I've tried

(외로웠던 그 많은 시간, 눈물로 보낸 그 많은 시간, 당신은 알 리 없지, 내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 이하 중략 -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르는 멀고 험한 길을 애절하게 노래한 것이지만 이 노래의 가사에서 ‘그대’를 ‘승리’나 ‘우승’으로 바꾸기만 하면 영락없이 우승을 향한 멀고도 험한 길을 가는 프로골퍼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마라톤클래식에서 우승에 이르는 길은 그야말로 멀고 험했다.

첫 라운드에서 김효주와 이미림이 5언더파로 공동선두로 나서자 아리아 주타누간(4언더파)과 리디아 고(3언더파)가 뒤따르고 있었지만 우승 갈증이 심했던 그들에게 기회가 오는 듯 했다.

둘째 라운드에선 리디아 고가 치고 올라와 8언더파로 김효주와 공동1위에 올랐고 2타 차이로 이미림과 아리아 주타누간이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셋째 라운드에서 김효주가 15언더파로 공동2위 리디아 고에 3타 앞선 단독 1위, 아리아 주타누간은 11언더파로 공동 4위, 이미림은 8언더파로 공동 6위에 포진했다.

넷째 라운드에서 김효주의 우승 갈증이 너무 심했던 탓인지 미스샷이 나오면서 선두그룹에서 멀어지고 대신 리디아 고, 이미림, 아리아 주타누간이 14언더파로 공동1위로 마감,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미 4라운드를 치르느라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지만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전의는 그대로 살아있었다. 특히 장타를 자랑하는 이미림과 아리아 주타누간은 파5홀에서 버디를 잡겠다는 욕심이 드러났다. 거리가 짧은 리디아 고만이 자기 스타일의 담담한 골프로 임하는 모습이었다.

세 선수 모두 드라이버 샷이나 우드 샷, 어프로치 샷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다, 그럼에도 모두에게 우승 기회가 찾아왔으나 번번이 버디퍼트를 실패했다. 특히 아리아 주타누간은 두 번이나 찾아온 버디 찬스를 맥없이 놓쳤다. 연장 넷째 라운드에서 이미림, 아리아 주타누간이 무리한 우드 샷으로 기회를 놓치는 사이 리디아 고는 3온으로 버디찬스를 맞았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길고 험한 4일이었고 연장전이었다.

비틀즈의 노랫말처럼 우승컵을 차지한 선수나 도전에 실패한 선수 모두 ‘새로운 그대’를 찾아 멀고 험한 길을 찾는 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골프가 고행처럼 보이는지도 모른다.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news@golfhankook.com

(골프한국 프로골프단 소속 칼럼니스트에게는 주간한국 지면과 골프한국, 한국아이닷컴, 데일리한국, 스포츠한국 등의 매체를 통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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