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돌이’ 이강인, ‘신인왕’ 강백호, ‘탁구천재’ 조대성

2019년 그라운드 ‘새 역사’ 쓴다

이제는 활짝 꽃 피울 일만 남았다.

2018년은 남다른 재능을 가진 여러 기대주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해였다. 국내무대를 평정하고 세계무대를 노크하기 시작한 신예부터 일찌감치 외국에서 인정받은 유망주, 굵직한 국내리그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간 선수도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저마다 추상적인 기대를 넘어 뚜렷한 족적을 남기기 시작했다는 점에 이들의 향후 행보에는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 스포츠계의 미래들이 판을 얼마나 뒤흔들 것인지 지켜보는 것은 2019년 새해 스포츠계를 바라보는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슛돌이’ 이강인이 도전하는 두 가지 목표

한국축구의 미래로 첫 손에 꼽히는 선수는 단연 이강인(17 발렌시아B)이다.

2001년생인 그는 TV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를 통해 재능을 인정받은 뒤,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한 유망주다. 남달랐던 재능에 현지 언론들은 이강인에 ‘발렌시아의 다이아몬드’ 등의 수식어를 붙였다.

2018년엔 특히 의미 있는 발걸음들을 내디뎠다. 구단과 재계약하는 과정에선 무려 8000만 유로(약 1026억원)에 달하는 바이아웃(이적허용 금액)이 붙었다.

뿐만 아니다. 그는 만 17세의 나이로 1군 공식 경기에 출전했다. ‘별들의 전쟁’으로도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소집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파격적인 행보다.

새해 목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1부리그) 데뷔다. 그간 보여준 경쟁력, 그리고 그를 향한 구단의 기대감이 맞물리면 데뷔는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재능이 그만큼 남다르다는 방증이다.

5월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도 출전해 세계무대를 누빈다. 이강인은 일찌감치 월반해 이 대회를 준비해왔다. 자신의 재능을 전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김연아 이후 처음’, 피겨 차준환이 걷는 길

그동안 김연아가 이뤄낸 업적들은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역사였다. 차준환(17 휘문고)이 ‘김연아 이후 처음’이라는 새 기록들을 거듭 써 내려가는 것은 그래서 더 의미가 크다.

아역 배우 출신이기도 한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뽐냈다. 중학교 때는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그랑프리 2개 대회 정상에 오르는 기록도 남겼다. 외모뿐만 아니라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셈이다.

백미는 지난 10월이었다. 차준환은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목에 건 것은 2009년 김연아 이후 처음, 남자 선수로는 차준환이 처음이었다. 나아가 그는 대회 상위 6명만 출전하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내에선 이미 적수가 없다. 최근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도 4회전 점프를 모두 성공시키는 등 압도적인 기량으로 정상에 섰다. 2019년 차준환의 시선은 세계로, 그리고 정상으로 향한다.

유남규-유승민 기록 갈아치운 ‘탁구천재’ 조대성

탁구계에는 지금 전설들의 기록을 갈아치운 ‘천재’가 등장했다. 16세의 나이로 종합선수권대회 결승에 오른 조대성(대광고)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연령별 국내 대회 우승을 휩쓸며 주목을 받아온 그는 중학생이던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파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실업 선수까지 모두 참가하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기 때문.

반짝 돌풍이 아니었다. 1년 뒤인 올해엔 결승 무대까지 밟았다.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이 대회 남자 단식 결승 진출은 최연소 기록이기도 하다. 고등학생이 서현덕(삼성생명) 백호균(보람할렐루야) 등 실업 선수들을 연거푸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컸다.

특히 조대성은 백핸드 기술을 더 보완하는 등 1년 전보다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탁월한 재능에 코치까지 인정할 만큼의 연습량이 더해진 결과다. 최근 상승세를 감안하면 머지않아 국내무대를 평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자연스레 나온다. 유남규 유승민 등을 이어 탁구계를 뒤흔들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 셈이다.

리그 새 역사 써 내려간 강백호, 이제 시작일 뿐

555점 만점 중 514점. ‘고졸 신인’ 강백호(19·kt wiz)가 2018년 한국프로야구를 뒤흔들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신인왕 득표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에 입단한 그는 데뷔 첫 타석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고졸 신인이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쏘아올린 것은 역대 첫 사례였다.

덕분에 그는 단숨에 팀의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시즌 최종 성적은 2할9푼 29홈런 84타점 108득점. 19세의 나이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맹활약’이다.

이 과정에서 KBO리그 새 역사도 거듭 써 내려갔다. 1994년 김재현(LG)이 세운 고졸 신인 최다홈런 기록을 비롯해 김기태(당시 쌍방울)의 좌타자 신인 최다홈런, 고졸 신인 최초 3연타석 홈런 및 한 경기 최다 타점(6타점) 등을 모두 갈아치웠다.

그런데 이제 첫 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다. 프로 2년차를 맞이하게 될 2019년, 그의 나이는 여전히 만 스무살이다. 스스로 “힘을 더 키워야 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프로 적응을 마친 강백호가 얼마나 더 판을 흔들 수 있을 것인지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김명석 스포츠한국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