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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음식기행] 만화<추억을 파는 식당> 다코야키
오사카 명물, 길거리표 문어구이
밀가루 반죽에 문어 잘게 썰어 양파와 함께 구운 빵




경제적으로 어려워질수록 ‘복고’가 유행하는 것은 거의 세계적인 현상인 듯 싶다. 우리나라에서 IMF사태가 터진 후 70년대 산업화 시대에 대한 향수가 만연했듯, 일본에서도 버블 경제 붕괴 후 옛 문화를 동경하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니시무라 미츠루가 글을 쓰고 요시카이 칸지가 그려낸 만화 ‘추억을 파는 식당’이 잡고 있는 화두도 바로 ‘그리운 맛’이다.

이야기는 도쿄의 작은 경양식집 주인 타이키치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그가 남긴 것은 자신의 이름을 딴 식당과 상반된 성격의 두 아들이다. 장남인 타이요는 미국 유학파 출신의 요리사이자 고급 레스토랑 요즈 키친의 주인이고, 차남 타이리쿠는 평범하고 가정적인 샐러리맨이다. 고집스럽게 옛 맛을 지켜온 아버지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던 타이요는 타이키치 식당을 헐고 요즈 키친 2호점을 낼 계획을 세운다. 동생은 이런 형에게 반발해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푸드 코디네이터인 아내와 함께 식당을 물려받는다.

타이키치 식당에서 팔던 메뉴는 오므라이스ㆍ해시라이스ㆍ마카로니 샐러드ㆍ콘소메 수프ㆍ폭찹이 전부다. 타이리쿠는 여기에 ‘추억의 맛’ 이라는 메뉴를 추가한다. 손님이 과거에 인상 깊었던 요리의 맛을 그대로 재현해주는 것이다.

이 작품은 요리 만화이면서 동시에 추리소설 같은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입맛’이라는 주관적인 감각을 되살리려면 한 사람의 성격이나 가정 환경, 혹은 그의 성장과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한다. 타이리쿠가 그런 요소들을 조각조각 모아 과거의 요리를 유추해 나가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겉은 바삭바삭, 속은 말랑말랑
맛에 대한 두 형제의 가치관 차이도 이 만화에서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언제나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형 타이요는 동생이 옛 맛에 집착하는 것이 불만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배우인 타이요의 약혼녀는 자신의 신인 시절 이야기를 타이리쿠에게 들려주게 된다.

무명 생활이 길어지자 불안해진 그녀는 자살을 기도하기 위해 백화점 옥상에 올라갔었다. 그때 한 아저씨가 건네준 따뜻한 타코야키를 먹고는 다시 용기를 얻었다는 것이다. 그때 그 타코야키 맛을 재현해 주기로 한 타이리쿠. 그러나 마지막 순간, 그에게 결정적인 단서를 준 것은 바로 형 타이요였다. 타이요는 동생의 행동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내심 그녀의 추억을 찾아 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타코야키를 맛있게 만드는 요령도 소개된다. 타코야키가 반쯤 익었을 때 반죽을 위에 다시 한번 끼얹어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겉은 바삭해지고 속은 말랑말랑하게 익어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된다.

타코야키는 일본식 부침개인 오코노미야키와 함께 오사카 지방의 명물 요리로 꼽힌다. 직역하면 문어구이라는 뜻의 타코야키는 밀가루 반죽에 잘게 썬 문어와 양파를 넣고 구워낸 일종의 빵이다. 여기에 하늘하늘한 카츠오부시와 마요네즈, 데리야키 소스, 파래김 등을 뿌려 먹는다.

오사카는 일본 관서 지방에 자리잡은 항구 도시로 에도 시대부터 상업이 발달한 곳이다. 바다가 가깝다 보니 자연히 해산물 요리가 많은데 특히 오징어보다는 문어가 많이 잡힌다. 또 날씨가 더운 탓에 다른 지역과는 달리 주로 끓이거나 굽는 요리가 발달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스키야키와 샤브샤브 요리도 오사카에서 처음 개발된 것이라고 한다.

타코야키는 1940년대 경에 태어난 길거리 간식이다. 요즘은 일본 전역에서 맛볼 수 있지만 그래도 오사카 특유의 타코야키 맛은 다른 지방에서 따라가지 못한다고. 금방 구워 따끈할 때 여기저기 길거리 구경을 하면서 먹는 것이 제 맛이지만 간단한 도구만 있으면 집에서도 만들 수 있다.

▲ 타코야키 만들기

-재료(3~4인분):
반죽(밀가루 500g,다시 국물 15컵, 달걀 6개, 간장 30cc), 건더기(문어 300g, 양파 반개, 새우살 100g,튀김꽃 적당량, 다진 생강 약간), 고명(데리야키 소스, 파래김, 마요네즈, 카츠오부시)

-만드는 법:
1. 반죽 재료를 잘 섞어 놓는다.
2. 문어와 양파, 새우살을 잘게 다진다.
3. 타코야키 틀에 기름을 바르고 1을 붓는다.
4, 문어와 양파, 새우살 등 건더기를 적당히 올리고 나머지 반죽을 붓는다.
5. 길고 얇은 핀으로 구워진 반죽을 동그란 홈 안에서 뒤집는다.
6.다 구워지면 데리야키 소스와 파래김, 마요네즈, 카츠오부시를 뿌린다.

*tip: 메밀국수 등에도 흔히 들어가는 튀김꽃은 액체 상태의 밀가루 반죽을 기름 위에 흩뿌려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정세진 맛 칼럼니스트 sejinjeong@yahoo.co.kr


입력시간 : 2005-07-2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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