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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빅토리안 스타일
이 가을, 당신은 여왕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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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패션이란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봉긋한 소매와 귀여운 리본, 주름장식, 튤립 모양의 스커트 등, 이것들이 공주패션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들이다. 그러나 올 가을은 직위를 좀더 상승시켜야 한다. 근엄하지만 우아하고 화려한 여왕패션으로.

역사적으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 받은 여왕은 빅토리아 여왕일 것이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의 재위 시절인 19세기말은 현대사회로 들어서는 과도기적 시대였다. 때문에 빅토리안 스타일은 19세기의 사회적 변화를 말해주는 시대의 자화상이다.

빅토리아 여왕이 왕위에 있던 19세기를 ‘빅토리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빅토리안 스타일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 재위기간(1837~1901) 후에도 40년간 유행했던 ‘메가 트렌드’였다.

패션의 역사에 있어서 이 시대는 빅토리아 여왕과 그녀의 아들인 에드워드가 1901년 왕위를 이은 시대는 서로 연결돼 있으며 스타일 역시 일맥상통하고 있다.

새로운 유행 만든 빅토리아 시대

빅토리아 시대는 1837~1901년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던 64년의 기간이다. 이 시기에 영국은 가장 전성기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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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대외적으로는 가장 넓은 땅을 차지했고 경제적으로는 산업혁명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함과 동시에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겪던 의회 민주주의가 두 개의 당으로 정리되며 정치적인 안정도 뒤따랐다.

‘해가 지지 않는 국가’로 영위를 떨쳤던 가장 융성한 번영을 누린 영국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영민한 여왕의 지휘아래 있었다.

여왕의 존재는 바로 국가 그 자체라는 국가의 상징물이 된 것도 이 시기부터였다. 안정된 사회적 배경이 미술, 건축, 인테리어 등 문화예술의 발달을 불러와 ‘빅토리안 스타일(Victorian style)’을 완성한다.

과거 흥했던 예술품을 모방하려는 신흥계급들의 과시욕이 여러 고전 양식, 르네상스, 고딕, 로코코양식의 새로운 유행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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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에 대한 자부심을 갖던 시대로 과학적인 지식과 기술로 과거의 장식품들을 복제해 과거 부유층에서만 사용하던 물건을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전통 수공예품을 모방해 겉만 화려한 모조품들 난립했지만 빅토리안 스타일은 바로 복고풍을 총정리한 시대로 평가할 수 있다.

건축은 고전고대와 고딕미술로의 복귀가 보였으며, 인테리어는 아르누보의 환상적인 색채를, 조각과 회화는 르네상스 시대의 사실주의를 표현했다.

패션도 로코코시대의 낭만성과 고딕시대의 근엄함, 르네상스 시대의 실용성과 아르누보의 부드러움을 두루 섭렵했다.

넓어진 스커트, 로맨틱 스타일 연출

초기 빅토리안 패션은 크리놀린 스타일, 중기의 버슬 스타일 등 볼륨과 관계가 있다. 초기 빅토리안 시대의 대표적인 외관은 스커트를 넓게 퍼지게 하는 페티코트에서 유래된 크리놀린 스타일이다.

과거 귀족들의 영화를 재현하고자 의상을 모방함으로써 100년 동안 자취를 감췄던 크리놀린이 재현되어 절정을 이뤘다.

스커트가 종 모양으로 넓게 퍼지고, 허리는 가늘게 보였으며 넓어진 스커트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 소매는 부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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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스타일은 자본주의의 전성기를 맞으며 더욱 화려해졌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과장된 외관이 부의 정점을 확인하게 했다.

직물 생산의 양과 질이 향상됐고 기계의 발달로 다양한 소재와 무늬의 직물이 풍부하게 생산됐다. 여러 가지 무늬의 실크가 세계적으로 유행했고 레이스는 다양한 종류의 프린지 장식과 함께 드레스와 망토의 가장자리를 장식했다.

이 시대에는 루이 15, 16세 시대의 궁중 복장을 떠올리게 하는 장식적인 요소가 많았다. 로코코시대를 연상케 하는 부풀리고 조이는 외관은 수많은 주름과 장식들로 눈이 부셨다.

제2의 로코코 시대라 불렸던 1850년대에는 넓은 페티코트를 12개나 입어도 적은 편에 속했다고 한다. 철재로 만든 속옷은 커다란 새장을 연상시켰고 그 부피와 크기가 대단해 한방에 여러 명의 여성이 모여 앉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 거대한 장신구는 그 불편함으로 곧 수명을 다했다. 프랑스의 황후에 이어 빅토리아여왕이 크리놀린을 벗었다.

부르주아 시대를 풍미하던 화려한 크리놀린 스타일은 1870년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양상을 띠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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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분위기의 크리놀린 스타일은 현저히 줄어들고 장식도 비교적 간소화했다. 양 옆으로 부풀려졌던 스커트의 모양이 뒤쪽으로 옮겨가 엉덩이 부분이 부풀려진 버슬스타일이 유행했다.

이 변화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에서 실용성을 추구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19세기 후반을 지배한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여성의 사회진출이 시작된 것도 복식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남성복과 같은 더블칼라 재킷, 스커트가 분리된 투피스 수트, 바지가 등장했다. 지금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여성의상의 간소화, 남성화라는 변혁을 가져왔다.

1890~1910년의 후기 빅토리안 시대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더욱 활발해졌다. 버슬스타일도 사라지고 스커트 뒤에 주름이 약간 잡혀 부풀려지는 S자형이 대표적이다.

거대한 소매도 좁아졌다. 그리고 무역의 발달로 새로운 문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동양의 고대복식에 대한 관심이 하렘, 기모노, 터번 등의 유행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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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어둡고 짙은 색조가 아르누보 영향기에 접어들면서 환하고 연한 파스텔 계통의 부드러운 색조로 바뀌었다.

환상적인 색채는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재는 레이스의 대유행의 시기였다. 이중적인 색채효과를 얻기 위해 비치는 얇은 옷감이나 레이스로 겹쳐진 드레스를 만들어 덧입었고 블라우스 전체가 레이스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또 밍크, 친칠라, 족제비 모피에 이어 여우, 담비 모피가 모자, 칼라, 겨울 코트 안감용으로 애용됐다.

빅토리아 시대는 엄격한 도덕성의 사회였다. 여성의 발목이 살짝 내보여도 정숙하지 못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여왕의 초상화를 보면 근엄한 표정의 대모 같은 인상뿐이다. 그녀는 정치적으로는 매우 이성적인 성격의 여인이었지만, 사랑에서는 일편단심 로맨티스트였다.

18세의 나이로 왕위에 오른 그녀는 1840년 그녀의 나이 20세 때 사촌인 앨버트 공과 결혼한다. 앨버트 공은 지적이고 사려가 깊었으며 그녀에게 한 나라를 다스리는 군왕의 도가 어떠한가를 직접 가르쳐준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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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애정보다는 고결한 인격과 풍부한 교양으로써 여왕에게 좋은 조언자가 되어 공사와 가정생활에서 그녀를 두루 뒷받침했다.

이기적인 성격의 빅토리아 여왕이 존경 받는 여왕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공에게 힘입은 바가 컸다.

여왕도 공의 인품에 감화되어 깊이 사랑하게 되었고 1861년 공이 42세의 나이로 죽자 그녀는 비탄에 잠겨 버킹엄 궁전에 틀어박힌채 모든 국무에서 손을 뗄 정도였다.

그 후 여왕의 패션은 검은색 상복만을 고집했다. 부유하고 화려한 의상을 즐겨했던 사교계에 검은색 옷이 유행했고 검은 옷은 슬픔의 의상이라기보다는 깊은 사랑을 상징하는 로맨틱한 의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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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풍요를 갈망하는 시대

오늘날 끊이지 않는 복고풍과 장식적인 요소들, 자유롭지만 한편으로는 질서를 원하고 풍요로운 시대를 갈망하는 낭만성이 빅토리안 스타일을 되살려 내고 있다.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의 여주인공의 의상을 보면 빅토리안 스타일의 유행의상을 엿볼 수 있다. 광택이 도는 검은색 의상과 풍부하고 화려한 효과를 내는 레이스와 주름장식이 그것이다.

빅토리안 스타일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볼륨감. 볼륨감은 빅토리안스타일에서부터에드워디언 스타일까지 다양한 볼륨으로 연출되고 있는데 볼륨은 짙은 색깔, 밋밋한 검은색 옷에 장식의 역할을 해낸다.

어깨에 주름을 잡아 부풀린 퍼프소매와 엉덩이 부분에 볼륨감을 준 스커트부터 밑 단 부분에만 볼륨을 준 스타일까지 풍성한 볼륨 장식 스커트가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망고

그러나 빅토리안 시대의 풍미를 낸鳴?아래위로 볼륨을 과하게 강조하면 안 된다. 퍼프슬리브를 입을 때는 하의는 몸에 붙는 단순한 디자인의 바지와 치마를 갖추고, 종모양의 볼륨 스커트를 입을 때는 상의를 단순하게 입어야 현대적인 왕족의 차림이 완성된다.

기억해야 할 것은 볼륨감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허리부분을 벨트로 조여 가는 허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재의 특징은 광택감이다. 새틴 실크 소재를 사용했거나 벨벳 등을 가공해 광택감이 느껴지는 제품이 유행할 전망이다.

이 중 올 가을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벨벳 소재의 의상의 유행에 주목해야 한다. 벨벳 소재가 재킷, 바지, 스커트, 코트 등 옷가지에서부터 신발, 핸드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검정색 벨벳은 빛을 흡수해 날씬해보이는데 효과적이다.

인테리어용 자수직물과 같은 고전적인 소재가 사용되는 것도 고급스럽고 정교한 왕족풍의 느낌을 살리는 방법이다.

모피의 사용도 더욱 풍성하고 우아함을 강조하며 이런 소재들은 볼륨감을 살려주면서도 무거워 보이지 않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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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은 아주 많은 장신구를 달았다. 다이아몬드 ?특상급 보석을 옷에 다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올 가을 패션의 많은 변화, 그 중에서 액세서리 활용이 눈에 띄게 많아졌고 주얼리도 장식적인 요소가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의상과 함께 빅토리안 스타일의 ‘더 많이, 더 좋은(The more, the better)’의 정신이 장식적 요소를 강조하고 짙어진 의상에 남다른 장신구가 많다.

초커형 목걸이, 넓은 팔찌, 샹들리에 귀걸이와 가죽, 모피, 털실 등과의 조합 등 로맨틱한 빅토리안 시대의 왕족들이 즐겨 했을 법한 장신구들을 활용해 올 가을 왕족의 사치를 누려보자.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suzanpark@dreamwiz.com


입력시간 : 2005-10-0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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