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금융위기로 돈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이제 고가의 예술작품이 담보로 활용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4일 주택 모기지와 다른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사진작품을 담보로 돈을 빌린 유명 사진작가 라이보비츠의 예를 들며 어려워진 경제 사정 속에 예술작품이 돈을 빌리는데 유용한 담보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이보비츠는 뉴욕의 아트 캐피털 그룹에서 약 1500만 달러를 빌리며 그 담보로 자신이 소유한 주택들과 함께 모든 사진작품들에 관한 권리를 이 회사에 맡겼다. 이제 그는 빌린 돈을 갚기 전까지는 이제까지 찍은 사진들은 물론 앞으로 나올 작품들에 대해서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아트 캐피털은 50만 달러 이상을 대출할 때 6~16%의 이자율을 적용하며, 대출받은 사람은 돈을 갚지 못하면 저당으로 잡힌 예술작품을 완전히 잃게 된다. 기능적으로는 전당포의 역할을 하는 아트 캐피털 그룹의 사무실은 실제로는 루벤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상태로, 대출자가 돈을 갚지 못하면 전시된 작품들을 곧 매각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트캐피털은 올해 예술작품과 관련된 대출이 작년의 8000만 달러에서 50%나 늘어난 1억 2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매회사인 크리스티 미국지사의 마크 포터는 "그동안에는 모든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사려고 했기 때문에 이런 예술품 담보사업이 크지 못했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돈이 될 만한 자산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예술작품을 둘러싼 달라진 환경을 설명했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