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뉴욕 증시의 새내기 디디추싱이 중국 정부의 규제 철퇴를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연중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30일 주식예탁증서(ADR)로 뉴욕 증시에 입성한 중국판 우버,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의 규제 소식에 6일(현지 시각) 개장 전 거래서 25% 폭락했다. 전일에도 4% 하락해 11.91달러로 장을 마쳤다.

디디추싱은 공모가격 14달러로 출발해 상장일 한때 18.01달러까지 올랐다. 기업공개를 통한 44억 달러( 약 5조 원)의 조달금액은 지난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중국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이다.

지난 주말 중국 당국은 사이버 안보 위험을 제기한다는 이유로 앱스토어에서 디디 앱이 다운로드되는 것을 막았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의 미국 증시 상장 과정에서 국가안보와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디디추싱이 중국·홍콩이 아닌 미국 증시 상장을 선택한 ‘괘씸죄’에 걸렸다는 해석도 있다.

디디추싱 외에 중국 당국이 인터넷 안보 심사 대상으로 지목한 화물차량 공유서비스 업체인 만방그룹(티커명:YMM)과 온라인 구인·구직 서비스 BOSS즈핀(티커명:BZ)도 동반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월가에서는“중국의 신경제 기업 단속이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입증한 사건”으로 평가했다.

워싱턴과 베이징의 긴장이 지속하는 한 미국 투자자들은 중국 ADR 소유에 따른 위험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분석가들은 공무원 펜대에 의해 대기업의 운명이 휘청거리는 중국 기업의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을 추종하는 ‘인베스코 Golden Dragon China ETF(티커명:PGJ)’는 2월 고점에서 30%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뉴욕에 상장된 중국물에 대해‘캐비앳 엠프토르(caveat emptor)’라는 냉혹한 법칙이 적용되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라틴어 법률 용어인 캐비앳 엠프토르는 ‘매수자 위험 부담 원칙’이란 뜻이다. 월가에서는 앞으로 미들 킹덤(中王國) 기업의 ADR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은 매수자가 확인할 책임이 있다는 법칙을 깨닫게 해준 사건으로 언급되고 있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