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CEO' 나눔과 섬김 실천매월 도서 7,000여권 임직원 등에게 선사… 히트 문화상품 '난타'도 후원

중견 건설업체 우림건설의 월례조회는 매우 독특하다. 매월 업무 개시일에 여는 월례조회에는 명사, 시인, 가수들이 방문한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인생과 철학, 시와 노래를 이야기한다. 지금껏 경제평론가 공병호 박사, 산악인 엄홍길, 가객 장사익, 연극인 윤석화, 시인 안도현 씨 등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유명인사가 월례조회에 다녀갔다. 이름하여 ‘문화월례조회’다.

건설업은 업종 특성상 기업 문화가 딱딱하고 거칠기 십상이다. 하지만 우림건설은 정반대다. 부드럽고 감성이 넘친다. 그 중심에는 최고경영자인 심영섭 회장의 노력이 자리잡고 있다.

심 회장의 경영이념은 ‘나눔과 섬김’이다. 나눔은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섬김은 고객중심 가치를 반영한다. 심 회장의 ‘나눔과 섬김’ 경영철학은 특유의 ‘문화경영’을 통해 구체화한다. 그는 평소 “문화적 향유를 통해 인간은 감성적으로 풍부해지고 창의성을 키울 수 있으며, 이는 곧 사회를 풍성하게 만들고 직원들의 가치를 키우게 된다”라고 말한다.

심 회장은 ‘독서경영’ 전도사로 유명하다. 그는 매월 7,000여 권의 책을 임직원 및 그 가족, 협력업체, 사회단체 등에 전달하고 있다. 독서를 통해 기업문화와 가치관을 공유하자는 취지다.

심 회장은 직접 추천 도서를 선정하거나 사내 독서위원회에서 책을 고르도록 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직접 자필로 추천사를 써 모든 책 머리에 인쇄해 보낸다는 점이다. 추천사는 독후감 또는 서평이라기보다 책을 받아보는 모든 이에게 건네는 편지에 가깝다. 책과 연관된 개인적 경험, 일화, 소회, 비전 등이 담담하게 적혀 있는 것이다.

그는 “직접 추천사를 적어 내려가다 보면 더 진지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 번 더 생각해 쓰게 되고, 쓰면서 읽어보고는 다시 쓰게 된다”며 “매월 보내는 책과 추천사는 나와 직원들, 친지들, 가족들 사이를 잇는 다리인 셈”이라고 털어놓는다. 심 회장은 지난 3월 한국전 참전용사가 쓴 전쟁기록서 ‘한국전쟁 마지막 겨울의 기록’을 직접 출판하고 발표회를 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림건설은 1996년부터 이어온 책 나눔 캠페인과 문화월례조회 외에도 다양한 메세나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각종 문화예술단체와의 교류 및 협력이 그것이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문화상품으로 이름난 ‘난타’의 전용극장 이름은 ‘우림청담씨어터’다. 우림건설이 7년째 공연장을 후원하고 있어서 붙여진 명칭이다. 우림건설은 또한 쇼뮤지컬 전용관 우림펑키하우스와 남도민요보존회, 가양금병창보존회 등 전통예술단체에 대해서도 후원을 제공하고 있다.

우림건설은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05년 한국메세나협의회의 ‘메세나대상’ 창의상을 수상했다. 그 덕분에 우림건설 임직원은 건설업계 1위의 메세나기업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문화는 아름다운 것이고 이를 향유하는 모든 사람의 즐거움이다. 메세나의 근본적인 의의는 기업들의 조건 없는 문화지원 활동을 통해 문화예술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사람들의 삶의 질을 한층 높이는 데서 찾아야 한다.”

일찌감치 메세나 선구자로서 진력해온 심 회장의 평소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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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