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람들의 ‘지식 운동’으로 취급됐던 환경문제가 이제 계층과 세대를 넘어 하나의 사회이슈가 됐다. 90년대 외국 서적이 번역됐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제 국내에서도 속속 환경관련 전문서적과 잡지가 출간되고 있다.

웰빙의 인기와 더불어 나타난 로하스 족의 등장, 슬로푸드 운동, 최근의 광우병 파동에서 비롯된 시민들의 걱정 등 환경 이슈는 의식주를 기반으로 대중성을 확보하게 됐다.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에 관련된 책을 소개한다.

<환경 호르몬의 반격>(아롬미디어 펴냄)은 환경 생물학 전문가 D.린드세이 벅슨이 지은 이 책은 우리가 잊고 지내는 환경 호르몬의 폐해와 해독, 예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본격적인 산업 사회로 접어든 후 인간이 생산한 거의 모든 인공 화합물에 환경호르몬이 있으며 현대인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한다.

천식, 소아암, 중이염, 요도하열과 IQ저하 등 여러 폐해를 끼치는 환경호르몬은 사춘기 이전 해독능력이 취약한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저자는 이 책 마지막에서 음식과 음료수는 물론 생활 곳곳에서 마주치는 환경호르몬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환경 호르몬의 반격>이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책이라면, <세계의 환경도시를 가다>(사계절출판사 펴냄)는 모범 사례를 통해 대안을 찾는다. 이 책은 일본 환경잡지 <닛케이 에코 21>의 편집장 이노우에 토시히코가 99년부터 2년간 잡지에 연재한 글을 모아 엮은 것이다.

그는 세계의 공해 도시, 공해 지역이 어떻게 환경도시로 변모했는지 세계 유명 도시의 사례를 들어 그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브라질의 꾸리찌바, 스웨던의 예터보리와 같은 세계적 환경 도시는 철저한 도시 계획을 통해 그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조언한다. 환경 도시 사례를 통해 저자는 ‘자연은 조물주가 인류에게 준 선물이며 그 선물을 잘 지키는 것이 인류의 몫’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국내 환경 서적을 논하며 <녹색평론>을 빼 놓을 수 없다. 91년 10월 창간된 격월간지 <녹색평론>은 이번 5,6월호로 100호가 발간됐다. ‘생태의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미래의 대안을 모색한다’는 모토로 만들어진 이 잡지는 지역 출판사로는 드물게 정기독자 5,000명 이상을 확보하고 출판사 광고 이외 일반 광고 없이 발간되고 있다.

창간 몇 년 후 전국 여러 지역에서 ‘녹색평론 독자 모임’이 자발적으로 결성․운영되는 것도 이 잡지가 남긴 성과 중 하나다. 이번 100호에서는 박용남, 장길섭, 공선옥, 고영남, 송기호 등 사회문화 인사의 좌담회와 전국순회 강연회를 100호 특집으로 실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