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호텔 비어가든홈 메이드 소시지·해물꼬치·간이 뷔페도 제공 '도심 속 쉼터'

여전히 푹푹 찌는 계절, 무엇으로 더위를 달랠 수 있을까?

녹음이 우거진 그늘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잔을 들이키면 그나마 열기가 가실 듯 싶다. 잔에 따를 때 거품을 내며 솟아 오르는 탄산 가스를 바라 볼 때의 청량함이란…. 거기에다 실외에서 구워내는 숯불 안주까지 곁들여 진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하지만 빌딩 숲 시내에 그런 곳이 있을까?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서울호텔. 로비 옆으로 난 실내 계단을 내려 가면 아담한 야외 공간이 펼쳐진다. 나무와 잔디로 꾸며진 조그만 정원, 시원한 물을 내뿜는 분수대도 보이고 그리고 파라솔과 마차 바퀴 모양의 테이블까지…. “여기는 뭐 하는 곳이지?”

이 곳 이름은 ‘비어 가든’. 말 그대로 해 마다 여름 저녁이면 맥주를 들이키며 바비큐 구이를 맛볼 수 있는 야외 정원으로 꾸며진다. 높다란 빌딩 안 쪽에 모습을 감추고 있지만 뜨거운 땡볕을 피할 수 있는 그야 말로 ‘도심 속 쉼터’라 할 만하다.

여기서 무엇 보다 구미가 당기는 장면은 ‘통돼지 바비큐’ 구이. 조리사가 숯불 앞에 돼지를 통째로 걸어 놓고 조금씩 살점을 썰어서 숯불에 구워준다. 고기는 겉은 진한 갈색을 띠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하얗다. 한 점 씹어 보면 껍질은 바삭한 듯 쫄깃하면서도 속 살은 마냥 부드럽기만 하다.

통돼지는 허브와 마늘, 올리브 오일 등으로 만든 소스로 껍질과 속살까지 약간 절여진 뒤 장작 연기로 먼저 구워진다. 1차 훈제 과정을 거치는 셈. 그리고 테이블에 오르기 직전 숯불에 한 번 더 구워지는 과정을 치르며 잡내가 제거되고 더 고소해진다고.

잠깐, 통돼지 크기가 그리 커 보이지는 않는데 이유는 ‘새끼 돼지’를 쓰기 때문이다. ‘아, 그래서 아까 먹을 때 살이 연하고 부드러웠나 보다!’ 손님이 몰리지 않는 날이면 반 마리만 걸어 놓고 굽기도 한다.

숯불에서 굽는 것은 돼지고기만도 아니다. 맥주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 바로 소시지. 특히 모두 외부에서 사 가지고온 것이 아니고 호텔에서 직접 만든 ‘홈 메이드’ 소시지들이라 더욱 호감이 간다.

대략 종류는 4~5가지. 흔히 아침에 즐겨 먹는 빨갛고 길다란 형태부터 조그많지만 줄줄이 매달린 소시지는 기본. 하얀 색깔을 띠고 있는 것은 닭고기 중 부드러운 흰 살 만을 안에 담은 화이트 종류이고 약간 검은 듯 진한 색의 소시지는 안에 김치가 들어가 있다. 속에 내용물이 보일 듯 말 듯 한데 잘게 다진 김치들이다. 매운 듯 신맛도 강해 한국 사람 입맛에 맞다.

해물 또한 숯불구이용으로 대기중이다. 새우 관자 등 각종 해물을 꼬치에 구운 채로 굽는데 모두 정종으로 양념된 것들이다. 허브와 마늘 등도 같이 넣고 절이는데 올리브 토마토 소스를 발라 조리사가 그 자리에서 구워준다. 가끔 같이 씹히는 조그만 알갱이는 통후추.

그렇다고 숯불 구이가 메뉴의 전부는 아니다. 바로 옆에 간이 뷔페 식단도 준비된다. 해물볶음, 찹스테이크, 독일식 족발, 탕수육, 닭볶음, 감자튀김, 볶음밥 등. 독일식 김치인 사워 크라우트를 비롯, 샐러드바의 채소도 10여가지가 넘는다. 또 비스킷 과자 화채 등 디저트까지 추가된다. 맥주로는 더위를 달래고 음식들로는 허기를 채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메뉴 바비큐 뷔페와 무제한 맥주가 제공되는 바비큐 나이트 메뉴 3만3,000원(세금 봉사료 별도), 매주 목, 금요일 밤에만 운영된다. 평일 저녁 6~8시는 맥주와 음료를 1만2,000원에 무제한 마실 수 있다. (02)2222-8630


글·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