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의 후광 스크린에… 아바 음악의 힘자기 정체성을 찾은 소피와 옛사랑을 회복한 도나의 유토피아적 결말

영화는 성능 좋은 자석이다.

소리와 음악과 그림과 스타와 아름다운 풍경은 모두 영화의 사각의 프레임 안으로 포획되어졌다. 영화의 놀라운 흡인력은 인접 예술이 이룩한 미학적 성취를 모조리 삼켜버렸다. 영화의 발달은 인접 예술이 성취한 전리품으로 이루어낸 시각적 혹은 청각적 제국주의 침략사였다. 지금도 영화는 사각의 창고 안으로 끌어들일 대중예술의 명품 사냥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초창기 영화는 소리를 받아들임으로서 영화관에서 떠나려던 관객의 발걸음을 돌려세웠다. 소리의 도입은 곧장 음악의 수용으로 이어졌고 음악과 영화의 만남은 시각과 청각의 헤게모니 충돌을 겪고 나서 이미지와 음악이 공조하여 관객의 귀와 눈을 사로잡는데 힘을 합하는 것으로 에필로그를 장식했다.

음악의 도입은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던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이주시키면서 뮤지컬 장르의 탄생과 발전을 초래했다.

뮤지컬은 드라마의 스토리와 배우들의 춤과 음악을 일대일로 혼합하여 유토피아적 결말로 끌고 가는 장르다. 1930년대 <42번가>에서 <사랑은 비를 타고>이어지면서 흥행의 보증수표로 등극하였다. 최근에도 <시카고>와 <물랑루즈>와 같은 대형 뮤지컬이 제작되어 할리우드의 제작자 주머니를 살찌우는 효자장르로 자리 잡았다. 대부분 뮤지컬은 무대의 성공과 스크린 진출이라는 단계를 거친다.

뮤지컬 <맘마미아>도 1999년 영국의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초연을 할 때 미국의 브로드웨이로 상륙하고 한국에서 7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맘마미아>는 뮤지컬로 세계를 평정하면서 급기야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이라는 수순을 밟고 말았다.

<맘마미아>는 뮤지컬이지만 탄생부터 전설적인 팝 아티스트 <아바>에 빚지고 있다. <맘마미아>의 프로듀서 주디 크레이머는 시나리오에 손대기 전에 아바의 노래를 뼈대로 하여 거기에 걸맞는 이야기를 붙이는 방식의 뮤지컬을 완성했다. 아바의 노래는 뮤지컬의 중심기둥이며 시나리오는 음악의 정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연급 곁가지에 불과했다.

<맘마미아> 탄생의 주역인 아바는 한국인이 비틀즈 다음으로 선호하는 서구의 뮤지션이다. 아바는 1974년에 데뷔 한 스웨던 출신 그룹이다. 그들의 전성기는 스웨덴을 대표하는 자동차인 볼보의 연간 판매수익을 능가할 정도의 음반 판매와 공연수입을 올릴 정도였다고 한다.

한국에도 수 많은 두터운 지지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맘마미아>에 삽입된 아바의 노래 역시 한국에서 성공한 팝인 , 등 이다.

<맘마미아>는 두 개의 칼을 휘두르며 대중성의 열매를 수확한다. 하나는 뮤지컬 성공이라는 작품의 검증이다. 다른 하나는 아바의 음악이다. 아바의 음악은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열성팬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들이 생업의 현장에서 잠시 일손을 놓고 아바 음악이 들리는 극장으로 집결할 때 흥행성공은 순두부에 못질하기다.

에리히 볼프강 콘골트는 영화와 음악의 관계를 딱 잘라서 말했다.

그것은 “음악이 영화의 목적에 잘 부합하는 것임과 동시에 영화와 독립적으로 들을 때도 훌륭한 음악으로 존재해야야한다는 사실”에 있다. 영화와 음악의 관계는 자웅동체처럼 상호 공생하다가 일란성 쌍둥이처럼 각자 서로 다른 예술의 영역에서 자신의 길을 가야한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영화와 음악의 만남은 상호 공조와 독자 노선으로 귀결되었다.

<맘마미아>는 소피의 아버지 찾기라는 이야기 보다 아바의 노래가 전체를 끌고 가는 음악의 우위를 보여준다. 음악의 강력한 호소력은 음악의 과잉에 대해 관객으로 하여금 관대하게 반응하게 만든다.

영화 <맘마미아>는 뮤지컬의 성공이라는 후광을 영화로 이식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우선 뮤지컬의 감독인 필리다 로이드가 영화 감독으로 보직 변경하였고 프로듀서 주디 클레이머와 작가 캐서린 존슨도 감독과 함께 황금 트리오에 승선했다. 뮤지컬의 영광을 영화판에서 재현하겠다는 그들의 의지 표명은 분명해 보인다. 세 사람의 노력은 영화 <맘마미아>의 대중성 고양에 분명 일조했다.

<맘마미아>는 단순한 스토리다. 소피(아만다 시프리드)는 자신의 결혼식을 앞두고 함께 입장할 아버지 찾기에 나선다. 소피는 어머니의 일기장에서 아버지로 추정되는 세 명의 남자 이름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결혼식 초청장을 발송한다. 소피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도나(메릴 스트립 분)의 모텔에 하객이 도착한다.

도나는 자신이 과거에 사랑했던 과거의 남자들이 당도하면서 혼란에 빠지고 도나의 옛사랑 회복과 소피의 아버지 찾기의 게임이 서사의 두 바퀴가 된다. 결국 소피의 결혼식은 엄마 도나가 소피와 함께 입장하고 도나의 옛 연인들은 모두 소피의 공동 부친을 자청한다. 소피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자유로와야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혼을 거부하고 자신의 예비 남편에게 자류를 허용한다.

<맘마미아>는 소피의 아버지 찾기에서 소피의 자기정체성 찾기로 방향을 선회한다. 그곳에 참석한 모든 하객들과 주인공들은 함께 춤을 춘다. 이들은 자기 정체성을 찾은 소피와 자신의 옛사랑을 회복한 도나가 보여주는 유토피아적 해결에 환호를 보내며 결국 비너스의 샘이 분출하여 마침표를 찍는다.

<맘마미아>는 뮤지컬의 성공요인을 영화에 잘 접목시킨 성공적인 대중영화다. 아바의 음악은 인위적인 뮤지컬의 대사 보다 성공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을 검증함으로서 대중음악과 대중영화의 성공적인 결합 사례를 보여준다.


문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