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특공대 '10女의 특공요원"고난도의 실전훈련 거친 경찰 내 최정예 인간병기들

[한국의 여전사들] "대 테러전선 이상 없다"
경찰특공대 '10女의 특공요원"
고난도의 실전훈련 거친 경찰 내 최정예 인간병기들


3월 5일 오후 4시 고속철 광명역사. 역사를 통과하던 고속철 XXX-725호가 영문도 없이 갑자기 멈춰 섰다. 우리군의 이라크 파병 철회를 요구하는 국제 한 극렬단체 소속테러범 2명이 강력한 화력의 폭탄을 소지한 채 고속 열차를 점거했다. “정부의 파병 방침이 바뀌지 않을 경우, 열차를 폭파하겠다”며 인질극을 본격적으로 벌이기 시작했다. 무장한 이들은 승객 4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철도청은 경찰청에 이를 긴급 보고했고, 국가 대테러 대책위원회(의장 국무총리)가 소집돼 군ㆍ경ㆍ119 구조대 등이 합동으로 참여하는 대 테러진압 작전에 돌입했다. 200여명에 달하는 경찰 병력이 광명역사를 둘러싼 채 ‘경찰 내 군대’로 통하는 경찰특공대(KNP-SWAT)가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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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이 1개조를 이룬 제 1제대 특공대 요원 중에는 검은색 전투복 차림에 장비조끼를 걸치고 두건과 복면으로 무장한 여경 강혜은(24ㆍ가명) 순경도 포함돼 있었다. 특공 대원들이 탑승한 MI172 전용헬기가 광명역사 35m 상공에 이르자 강 순경은 대원들과 함께 패스트 로프를 타고 순식간에 역사 내부로 진입했다. 헬기로부터 지하 2층에 위치한 승강장에 접근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분여. 두건과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강 순경은 남자 요원들 사이에 섞여 겉으로 보기에도 남녀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능숙하고 민첩하게 작전에 참여했다. 고속철 앞 칸으로 진입한 강 순경은 2명의 요원들과 함께 테러범 한 명을 유인한 후 협공을 가해 제압에 성공했다. (물론 아직까지 이 상황은 가상이다. 그러나 언제 들이닥칠 지 모를, 잠재적 현실이다. 고속 철 개통을 앞두고 경찰과 군인, 119 구조대 등이 합동으로 실시한 ‘대 테러진압 훈련’의 시나리오다.)

경찰 내에도 여전사 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경찰 특공대에는 강 순경 외에도 현재 9명의 여경들이 소속해 있다. 이들 여 특공 요원들의 신분은 철저히 보안 사안으로 붙여 진다. 위장 요원인 이들의 신분이 노출될 경우, 임무에 막대한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위협까지도. 대통령 영부인의 경호 역시 여 특공 요원들의 단골 임무로 꼽힌다. 따라서 이들의 출동이나 움직임 하나 하나는 국정원이나 청와대에 보고되는 사항이다.

- 요원 경호에서 테러현장 투입까지

여 특공대 요원들은 여군 출신부터 각종 검술 유단자로서 체력이 뛰어난 유도ㆍ체육대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인질극 등 테러 진압 작전 현장에서 가장 먼저 사건현장 내부에 진입, 지형ㆍ지물 파악은 물론 첩보자료 입수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부 정황 등을 탐색, 보고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다 보니 특수 요원이라 해도 안전을 위협 받는 위기 상황에 쉽게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 특공 요원들에 대한 훈련과 교육과정은 군대 보다 배 이상 강도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만큼 완벽하고 프로패셔널한 임무수행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여 특공요원이 되기 위해서는 6개월 과정의 경찰학교 교육 이수를 마친 후 특공대 교육대에서 4주의 대 테러 진압교육ㆍ훈련을 비롯해 실무 과정과 전술훈련 등 각 2주간의 고난도 훈련을 받아야 한다. 또 행동ㆍ전술대로 자리를 옮기면 그 때부터 본격적인 실전 훈련에 돌입한다. 강 순경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테러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미약한 것이 현실이지만, 테러의 안전 지대는 절대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성으로서 그것도 경찰 특공 요원으로 대 테러 진압 작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입력시간 : 2004-03-09 16:42


장학만기자 loc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