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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문화계 샛별] 충무로·대학로 비추는 신예스타
나홍진·추민주 등 신인답지 않은 내공과 무게감으로 스크린·무대 압도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

1- 영화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
2- 영화 '미쓰 홍당무'의 서우
3- 영화 '과속스캔들'의 박보영
4- 뮤지컬 '빨래'의 연출 추민주
5- 연극 '깃븐우리절믄날'의 주인영
6- 연극 '신의 아그네스'의 전미도




한동안 전성기를 구가하던 영화계는 경기침체에 따른 제작비 절감과 관객수 감소의 장벽에 부딪혀 어느 해보다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100여 편의 한국영화가 개봉됐지만 불과 7편만이 수익을 냈다는 통계는 이를 뒷받침한다.

호황기에도 어려웠던 연극계는 뮤지컬화와 명품연극의 제작으로 활로를 모색하며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었다. 이 같은 양상은 연예인이나 베테랑 배우들에 대한 수요만을 충족시켜 신인들이 설 자리를 더욱 좁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도 별은 빛나서 ‘별’이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보석처럼 빛났던 충무로와 대학로의 별들은 그래서 더욱 관객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특히 신인답지 않은 내공과 무게감으로 스크린과 무대를 압도한 신예들의 등장은 앞으로의 작품세계를 더욱 주목케 한다.

■ 무서운 신예들 나홍진, 서우, 박보영

지난해 충무로에 등장한 나홍진 감독은 데뷔와 함께 한국영화사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8년은 오로지 나홍진을 위한 해였다. 모든 영화제의 마지막 순서에는 어김없이 <추격자>와 ‘나홍진’이라는 이름이 불렸다.

대한민국 영화대상 7관왕을 독차지하며 2008년을 마무리한 <추격자>의 최종 성적은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대한민국 영화대상의 최우수작품상 3관왕,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15개 부문 수상이다.

특히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는 신인감독상과 감독상을 동시 석권, 명실공히 2008년 최고의 감독으로 우뚝 섰다. 데뷔작으로 충무로의 주목을 한몸에 받게 된 그는 벌써 차기작 <살인자>(가제)의 구상을 위해 중국 취재를 다녀오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2008년 영화의 특징은 ‘남자영화’는 많았어도 눈에 띄는 신인남자배우들의 수는 적었다는 것. 반면 여자배우 중에서는 개성있고 참신한 연기로 힘을 잃은 한국영화에 작은 희망을 안겨줬다.

서우 역시 지난해 한국영화가 거둔 수확 중 하나다. 아이스크림 광고에서 ‘한 번 먹고 꽂혀버렸어 옥메와까에~’를 외치며 몸을 부들부들 떨 때만 해도 그냥 엉뚱발랄한 신인모델에 불과했던 서우는 <미쓰 홍당무> 한 편으로 단숨에 충무로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차가운 표정과 엉뚱하고 솔직한 이미지는 왕따 중학생 역에 완전히 녹아들었고, 이를 인정받듯 대한민국 영화대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영화감독들이 제정한 ‘디렉터스 컷’ 등에서 연이어 신인상을 받았다. 서우는 <질투는 나의 힘>의 박찬옥 감독의 신작 <파주>의 주연으로 캐스팅돼 내년 2월부터 시작할 촬영을 준비 중이다.

반면 박보영은 아직 수상경험은 없지만 현재 관객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배우다.

드라마 <왕과 나>에서 구혜선의 어린 시절을 연기해서 관심을 받기 시작한 박보영은 <과속스캔들>을 통해 능청스럽고 귀여운 연기를 선보이며 단숨에 주목받는 배우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12월 4일 개봉한 <과속스캔들>은 박보영의 인기에 힘입어 예상 외로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박보영이 영화 속에서 열창한 ‘아마도 그건’이 많은 인기를 얻으며 <미녀는 괴로워>에 이어 <과속스캔들>도 뮤지컬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할리우드 리메이크 소문까지 솔솔 나오는 지금, 박보영은 ‘차세대 국민여동생’의 자리를 위협하기에 충분한 배우다.

유독 빛났던 이들 외에도 2009년을 빛낼 기대주들은 많다.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은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실력있는 여성감독의 탄생을 스스로 입증했다.

‘작은 영화’ 돌풍으로 한국영화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한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허세 근석’이라는 애칭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든 장근석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거머쥐며 본격적인 스크린 활동을 선언했다.

브라운관에서는 이미 스타 반열에 오른 한예슬도 4대 영화제 중 3개의 신인상을 독차지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려고 하고 있다. 대부분 지난해 스크린에 데뷔한 이들은 새해에도 신인으로서의 신선함과 기성 못지않은 내공으로 침체된 한국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7- '과속 스캔들'의 박보영
8- 추민주 제작의 공연 '한밤의 세레나데'
9-'미쓰 홍당무'의 서우


■ 내공 충만 팔방미인, 전미도, 주인영, 추민주

2008년 연극계는 예술성보다는 대중성 측면에서 활발한 실험이 이어졌던 한 해였다.

배우 조재현이 기획·제작한 ‘연극열전2’가 평균 95%에 이르는 객석 점유율로 지난해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또 하나는 윤석화의 복귀다. 2년 전 학력 파문으로 모든 공식 활동을 접었던 그는 자신의 이름을 처음 알렸던 <신의 아그네스>로 무대에 돌아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윤석화는 이번 작품에서 아그네스 역이 아닌 닥터 리빙스턴 역을 맡았다. 아그네스 역에는 뮤지컬배우로 더 잘 알려진 전미도가 캐스팅되어 선배 아그네스 앞에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아그네스 역은 윤석화 말고도 신애라, 김혜수 등 당대의 톱스타들이 거쳐갔던 상징적인 배역. 그래서 신예 전미도에게 거는 연극계의 기대는 크다.

전미도는 연극 <라이어>로 데뷔했지만, 이후 <미스터 마우스>, <화이트 프로포즈> 그리고 지난해 <사춘기> 등 꾸준히 뮤지컬을 해온 배우였다. 특히 <사춘기>에서의 인상적인 연기는 그를 뮤지컬대상 신인상 후보에 올리며 촉망받는 뮤지컬배우로 주목받게 했다. 하지만 전미도의 다음 선택은 연극 <신의 아그네스>. 특정 장르의 배우라는 정체성에 묶이기보다는, 장르를 넘어 빛을 발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은 그의 욕심이 엿보이는 행보다.

주인영은 ‘연극 좀 보는’ 관객이면 누구나 그 이름을 기억해둘 만큼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다. 국립극단 연수단원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이후 <선착장에서>, <맨드라미>, <경숙이, 경숙아버지>, 한일합작 연극 <야키니쿠 드래곤> 등에서 잇따라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주목받는 배우로 떠올랐다.

<경숙이, 경숙아버지>로는 히서연극상 ‘기대되는 연극인상’과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도 받았다. 당시 수상자 결정과정에서 ‘짧은 경력만 아니라면 신인상보다 연기상에 어울리는 배우’라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그의 예사롭지 않은 연기내공을 나타내준다.

많은 기대를 받는 배우인 만큼 그가 맡는 배역은 여느 캐릭터와는 다른 독특함이 묻어 있다.

지난해 말 막을 내린 <깃븐우리절믄날>(성기웅 작ㆍ연출)에서도 도도하면서도 지적인 매력을 지닌 1930년대의 모던 걸을 훌륭히 소화해내 관객의 기대에 십분 부응했다. 경상도 사투리(<경숙이 경숙아버지>), 일본어 연기(<야키니쿠 드래곤>) 등 짧은 기간 동안 낯선 언어를 익혀 소화해내는 특유의 언어감각도 연극배우로서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추민주는 대학 졸업작품으로 연극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이색적인 이력으로 잘 알려진 극작가이자 연출가.

그는 연극원 졸업작품이자 데뷔작인 <빨래>가 국립극장 작품 공모에 당선되고 단 2주간의 공연에도 불구하고 2005년 뮤지컬대상 작사/극본상을 수상하고, 급기야 최우수작품상 후보에까지 올라 단숨에 공연계의 신데렐라로 등장했다.

당시 쟁쟁한 중견 극작가들을 물리치고 서른 살 남짓의 신인이 이 상을 받은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후 추민주는 윤호진 연출가의 작품 각색을 맡는 등 숱한 히트작을 내며 대학로의 스타로 떠올랐다.

팔방미인 연출가들이 으레 그렇듯이 그도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드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쑥부쟁이>, <열혈녀자 빙허각>, <한밤의 세레나데>(제작) 등 뮤지컬 외에도, 삼청각 내에 있는 별채 유하정에서 공연한 이색적인 연극 <수박>과 <그 자식 사랑했네>의 대본을 쓰고 직접 연출을 맡아 젊은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 명랑씨어터 수박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새해에도 여전히 가장 주목받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이다.

지난해 ‘근현대연극 100년’을 맞은 한국연극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창작극 활성화다. 물론 베테랑들이 총출동한 명품연극이나 상업성이 짙은 기획공연으로 관객이 쏠리는 현상도 있었다. 하지만 ‘신춘문예 작가전’이나 ‘새 작가를 위한 프로그램’ 등 신예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한 연극계의 노력은 유의미했다.

베테랑 연기자들에 비해 지명도는 낮지만 그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묵묵히 넓혀나가는 젊은 배우들도 새해 활동을 주목하게 한다. 그중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의 장정애, <골목길 햄릿>, <청춘예찬>의 김주완 등이 특히 눈여겨봐야 할 배우들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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