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 <SHOW ME THE MONEY> 전
갤러리는 돈이 되는 작품이 필요하고, 작가는 작품을 팔아야 먹고 산다. 미술이라고 돈의 유혹에서 동떨어져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그래도 그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겉으로나마 품위를 지키는 게, 시장에서 몸값 높이는 데에도 유리하니까. 궁금할 수밖에 없다. 도대체 이런 제목을 내건 당돌한 내부고발자는 누구일까.
홍익대학교 회화과 학생들이다. 아직 순수해야 할 학생들이 벌써 세속에 물들었다고 혀를 끌끌 찰 일만은 아니다.
그만큼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고 사는 일에 대한 젊은 층의 고뇌가 깊다는 뜻이기도 하고, 이른바 순수예술과 상업예술 간 구분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그 결과물들은 예비 작가들이 생각하는 상업성과 50만 원의 가치를 드러낸다. 어떤 작품은 미술시장의 실상을 폭로하고, 어떤 작품은 미술의 가치를 좌우하는 마케팅을 풍자한다. 어떤 작품은 스스로 생각하는 상업성과 타협하는 작가의 내면 갈등을 보여준다.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