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가족 문화 욕구 충족… 갤러리 고급화로 차별화

하병호 사장
'명품 유치보다 문화홀의 콘텐츠와 갤러리의 고급화로 차별화한다.'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문화홀을 운영했다고 자부하는 기업이다. 1985년 압구정본점 '현대예술극장'(210석), 1988년 무역센터점 '토아트홀'(250석)을 운영한 경력이 있다.

IMF 이후 백화점 간 명품 유치경쟁이 치열해지자 현대는 다시 '문화 백화점'으로 차별화하기 위해 문화홀을 신설했다. 여성과 가족의 문화욕구 충족 및 문화를 통한 사회공헌이 취지였다.

그 결과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개관한 킨텍스점 9층의 토파즈홀(1000㎡, 550석)의 최대 규모를 포함해 전국 8개 점포(무역센터, 천호, 신촌, 미아, 목동, 중동, 울산)에 문화홀을 갖고 있다.

이들 문화홀은 영화, 콘서트, 뮤지컬 공연이 가능한 음향, 조명 설비를 갖춘 400~700석의 중대형 규모이다. 압구정본점은 인근 장천홀과 연계해 매월 3~4회씩 고객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페스티벌 앙상블
2011년에는 대구점을, 2012년엔 청주점, 2013년엔 양재점, 2014년 광교점과 안산점, 2015년 아산점 등 점포수를 18개로 늘리면서 문화공간도 더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측은 "문화홀은 로열티 향상 효과가 크다"며 "2010년 1∼7월까지 문화홀을 1회 이상 이용한 고객의 구매횟수는 43회로 평균보다 3.7배 높았고 구매금액도 평균보다 6.3배 많았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내 '갤러리 H'도 빼놓을 수 없는 문화 공간이다. 갤러리 H는 본사 마케팅팀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다양한 아티스트와 갤러리(금산갤러리, 예화랑 등)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테마에 맞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특히 무역센터점과 목동점, 울산점에는 큐레이터가 상주해 직접 전시를 기획한다. 또 지정된 공간 이외에도 무역센터점, 신촌점, 미아점, 중동점은 로드 갤러리도 보유했다.

갤러리는 지역 내 학교와 연계해 관련 학과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실제로 미아점은 지난 6월 <제1회 브라보 유스(Bravo Youth)>라는 아트페스티벌을 열고 고려대, 국민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서울산업대 등 미아점 반경 10km 내 미술대학 교수, 강사, 학생 350명이 만든 그림, 조각, 공예, 영상 등 660여 점의 미술작품을 전시했다.

미아점은 갤러리와 로드 갤러리를 모두 이용했다. 갤러리를 넘어 정문과 후문, 야외, 전 쇼핑매장 등 다채로운 공간에서 상품과 작품의 경계를 허무는 게릴라 전시 방식이었다.

현대백화점 김영균 판매기획팀장은 "전시공간 파괴를 통해 고객들은 작품에 부담 없이 다가설 수 있고, 신인급 젊은 예술가들 역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전시 및 판매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며 "백화점 역시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매장 분위기를 젊게 유지할 수 있어 모두가 만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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