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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국남의 방송가] 연예인, 성형 권하는 사회를 만든다?


요즘 한국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 성형이다. 젊은 여대생의 절반 가까이가 성형을 했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성형 권하는 사회’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무차별적으로 일고 있는 성형 현상의 진원지는 어디일까. 아마도 외모가 큰 영향을 미치고 상품성을 좌우하는 연예계일 것이다. 연예인들의 성형은 곧 바로 일반인들의 성형의 모델이 되고, 연예인 성형에 관한 세세한 것까지 뉴스가 되는 시대다.

최근 스포츠지를 살펴보면 거의 예외 없이 등장하는 것이 연예인 성형을 둘러싼 논란이다. ‘수애 성형했다 안 했다 네티즌 논란’ ‘옥주현 성형 의혹’ ‘가수 이효리가 가슴과 배꼽 수술에 대한 논란’ ‘신인 배우 박한별 성형수술 해프닝’ 등과 같은 기사가 연일 쏟아져 나온다.

한국 연예인의 성형을 둘러싼 뉴스는 국내 언론뿐만 아니다. 한류가 거세게 일고 있는 대만의 한 일간지가 최근 연예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한국 연예인의 성형 선풍을 비판하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실은 바 있다. 또한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한국 스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일부 중국인들은 한국 스타 사진을 들고 서울 유명 성형외과를 찾아 원정 성형수술을 하는 경우마저 생겨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 일고 있는 성형 열풍의 진원지 역할을 것은 연예인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물론 이 성형열풍 이면에는 예쁘면 죄가 되지 않고 못생겼으면 죄라는 ‘유미무죄 (有美無罪) 무미유죄(無美有罪)’ 를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새파이어가 자신의 칼럼 ‘On Language(온 랭귀지)’에서 요즘 무한질주로 치닫는 외모지상주의 ‘Lookism(루키즘)’을 언급하면서 인종, 성, 종교, 이념 등과 함께 인류 역사에 불평등을 야기하는 원인 중 하나가 개인의 용모라고 주장했다. 적확한 말이다. 용모는 특히 여성들에게 있어 우리사회에서 취업에서부터 사회생활, 사교, 결혼에 생활과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예인의 외모는 한 시대의 미적 기준으로 작용하며 아름다움의 상징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여기서 생각해야할 것은 성형 열풍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취향의 문제라는 사실이다.

상당수 연예인들이 성형수술을 했다. 그래서 연예인의 얼굴은 ‘성형 의학의 승리’라는 말까지 나온다. 일반인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연예인의 외모는 중요하다. 그러기 때문에 연예인의 성형수술은 일반인에 비해 빈도가 높은 편이다.

그리고 연예인의 일거수 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연예인의 성형 사실은 과대 포장되거나 부풀려져서 유통되기도 한다. 대중의 연예인 성형에 대한 높은 관심은 때로는 환자의 비밀, 그것도 연예인 환자의 비밀을 엄수하는 병원의 철통같은 보호막을 뚫고 어느 병원에서 어떤 연예인이 어떤 성형을 받았을 지를 정확히 알아내는 정보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여자의 외모와 성형에 둔감한 사람도 몇 달만에 만나는 연예인의 변해 있는 외모에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례함을 무릅쓰고 “성형수술 했나요?” 라고 질문을 하면 100명의 연예인중 99명은 “아니요. 성형외과 근처에 가지도 않았는데요”라는 대답을 한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수술 사실이 드러나 얼굴 빨개진 연예인을 수없이 봐왔다.

일반인들도 이러한 경우를 많이 목격했을 것이다. 방송 등에 나와 얼굴에 전혀 칼을 대지 않았다고 강변하던 연예인이 과거의 사진이 인터넷에 유통됨으로써 성형사실이 들통 난 뒤 변명하는 모습을 적지 않게 봤을 것이다.

얼굴에 칼 안대고 예쁘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가슴에 보형물을 넣지 않고 섹시한 가슴을 가졌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모두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 연예인들이 이제 성형에 대해 당당했으면 한다. 물론 미국의 할리우드 여자 스타들도 성형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대중매체에 성형수술 사실 공개를 극도로 꺼리지만.

하지만 연예인들이 자신의 성형 문제에 당당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면 대중들도 비난보다는 자신감 있는 연예인으로 봐주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중매체에서도 사소한 개인의 취향의 문제인 성형을 두고 벌이는 소모적인 논쟁은 사라질 것이다.

자신의 성형사실을 당당히 밝히고 연예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김남주가 이런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성형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KBS 2TV 오락 프로그램인 ‘여걸 파이브’에 나오는 다섯명, 이경실, 정선희, 조혜련, 옥주현, 강수정 중 강아나운서만 제외하고는 醍?자신들의 성형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상품성을 오히려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성형을 하고도 발뺌하는 연예인들이 너무 많고 일반인들의 성형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재미있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세계 유명 패션 전문지 편집인들과 미용사, 사진작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자연스런 미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다. BBC 인터넷판이 보도한 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자연스러운 미인 1위는 영화 ‘로마의 휴일’의 히로인, 오드리 헵번이 선정됐으며 2위는 미국 영화배우 리브 타일러, 다음은 호주출신 배우 케이트 블랜칫과 안젤리나 졸리 순이었다. 정숙한 숙녀역과 사생활이 깨끗한 것으로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이자 모나코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가 5위에 선정됐다. 이 순위의 결과보다 성형의 광풍에 휩싸인 우리 연예인과 일반인들에게 의미가 큰 것은 바로 순위를 선정하는 항목이다. 그 항목은 바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건전한 생활 △내면의 아름다움 △깨끗한 피부와 안색 △빛나는 개성이었다.

이 항목을 보면 정말 진정한 배우, 아름다움이 빛나는 일반인이 되는 것은 성형이 아니라 내면과 건강한 생활에서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발 연예인과 일반인들은 이 항목에 눈길을 주었으면 한다.



배국남 대중문화리포터 knbae24@hanmail.net


입력시간 : 2004-06-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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