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철녀, 스기타 카오루


“술도, 남자도 끊고 뛰었다”

일본의 인기 탤런트 스기타 카오루(39ㆍ여)가 100㎞ 마라톤에 성공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스기타는 일본이 시드니 올림픽에 이어 아테네 올림픽 여자 마라톤 종목에서 2연패 위업을 쌓은 불과 5시간 전에 100㎞ 완주에 성공해 그 의미를 더했다.

스기타의 100㎞ 마라톤은 요미우리(신문) 계열의 니혼 TV가 24시간 방송 개시 기념 특집 프로그램 ‘24시간 TV 27, 사랑은 지구를 구한다’ (8월21일 오후 7시45분~22일 오후 9시34분)에서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이날 오후 8시5분에 출발, 25시간 15분을 달린 스기타는 마침내 22일 오후 9시20분 이 프로그램을 생방송중인 도쿄 기타노마루의 일본 무도관에 당당한 모습으로 골인했다. 스기타는 체력의 한계 때문에 중반 이후 거의 걷는 수준의 스피드로 달렸지만 골인 지점을 700~800여㎙ 남겨두고 전력 질주해 ‘철녀’임을 과시했다.

100㎞ 완주 후 아테네 올림픽 메달리스트처럼 월계관을 머리에 쓴 스기타는 인터뷰 도중 “꿈 속에 있는 것 같다”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으며, 이 프로의 게스트 수십명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스기타는 또 “당신의 꿈은 모두의 꿈”이라면서 “39세의 여름은 추억에 남는 여름이 되었다”고 흥분했다. 특히 100㎞마라톤 도전 기자회견에서 “술도 끊고 남자도 끊겠다”고 밝힌 그녀는 완주 후 “이제 맥주를 마시고 싶다”고 말해 스튜디오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니혼 TV는 스기타와의 인터뷰를 위해 당초 방송 종료 시간보다 10분 연장해 밤 9시34분까지 방송했으며, 순간 시청률이 37.8%까지 치솟아 당당히 주간 2위를 차지했다. 또 이 프로그램은 2억 4,800여만엔의 수익금을 올렸다.

도쿄 출신의 스기타는 7세 때인 1972년 아역배우로 데뷔, 수십편의 영화, TV 드라마에 출연했다. 1998년부터는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 톱스타를 위상을 더욱 굳건히 했으며 에세이집 ‘스기타 카오루의 당신도 가보고 싶은 교토’를 출간하는 한편 음반 취입과 사진집 발간에 나서는 등 40을 눈앞에 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만능 연예인으로 활동 중이다.

최하나 해외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09-03 16:12


최하나 해외칼럼니스트 songchoi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