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SBS 야심찬 출발… 현대적 코드로 재조명해야
[배국남의 방송가] 대하드라마의 성공조건은? KBS·SBS <해신> <토지> 야심찬 출발… 현대적 코드로 재조명해야 지난해와 올 초까지만 해도 ‘다모’ ‘대장금’ 이 온 국민을 사로잡고, 이와 때를 함께 해 사극이라는 장르가 좀처럼 제작되지 않던 충무로 에서도 ‘황산벌’ ‘스캔들’ ‘청풍명월’ 등 사극 영화의 제작이 줄을 잇자, 대중문화계는 사극의 화려한 부활과 전성기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야심차게 출발했던 대하 사극 ‘왕의 여자’가 시청자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받고 막을 내렸고, 방송사의 엄청난 홍보전의 결과로 초반 눈길을 끌었던 SBS ‘장길산’ 과 KBS ‘불멸의 이런 가운데 새로운 50부작의 대하 사극 KBS 2TV의 ‘해신’ 과 SBS ‘토지’가 시청자와 만난다. 두 작품 모두 유명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 문학과 영상의 만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1월 24일부터 방송할 ‘해신’은 “1,000년 전 위대한 해상 제국을 건설했던 장보고의 삶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도전 의식을 보여주고자 한다” 는 제작진의 기획의도에서 엿볼 수 있듯이 통일신라 시대 흥덕왕때 해상 왕국을 꿈꾸며 청해진을 설치한 장보고의 삶과 사랑을 담은 인물 사극이다. ‘해신’은 사극으로는 보기 드물게 중국 사막 등 해외 현지 촬영을 단행하고 전남 완도에 청해진 세트장을 건립하는 등 막대한 물량 공세를 펴고 있다.
장보고 일대기 그린 50부작 <해신>
‘해신’은 청해(지금의 완도)에서 천민으로 태어나 해적들에 의해 부모를 잃은 유년 시절부터 당나라로 건너가 무예와 지혜로 이름을 떨치고, 신라로 돌아와 노예 검투사에서 상단의 호위 무사로, 무령군 군중 소장으로 그리고 청해진 대사로 변신을 거듭하지만 결국 암살 당하는 장보고의 일대기를 담았다.
장보고 역에는 ‘태조 왕건’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장보고역을 맡은
한국 근대사의 영상화
첫 번째와 두 번째 드라마가 ‘토지’의 미완성본을 토대로 한 것이라면 이번 드라마는 완간된 ‘토지’를 영상화한 것이어서 소설 속 주인공인 서희의 유년시절부터 중년, 그리고 노년까지 삶의 모든 여정을 담는다.
연출을 맡은
1979년
종으로 있다가 위기에 처한 서희와 함께 중국으로 도망쳐 결국 주인인 서희와 결혼한 뒤 독립군으로 나서는 길상역에는
그리고 1987년 어린 서희역을 맡은
SBS 원작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소설의 무대가 됐던 경남 하동에 다양한 야외 세트장을 짓고 이 곳에서 드라마의 상당 부분을 촬영한다.
엄청난 인력과 물량을 투입하고 야심차게 시작하는 두 사극 제작진이 유념할 사항이 있다. 두 사극이 방송되기 직전에 내보내졌던 대하 사극 ‘왕의 여자’ ‘장길산’ 등이 시청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 받았고 현재 방송되고 있는 ‘불멸의
오늘의 시각으로 역사 그려야
과거의 역사와 인물을 철저히 오늘의 시각에서 재조명해 오늘의 의미를 드러내야 성공할 수 있다. ‘대장금’의 성공은 여기에 있었다. ‘대장금’은 인물의 의미뿐만 아니라 대사, 세트, 그리고 음악까지 철저히 현재화시킴으로써 사극의 사각지대인 젊은 시청자층을 잡아 성공할 수 있었다.
‘해신’과 ‘토지’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려면 장보고와 서희를 2004년의 오늘의 인물로 조형하고, 영상 스타일 역시 현대의 코드로 전달해야 한다. KBS와 SBS의 제작진은 의미 있는 장르인 사극을 더 이상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한정시키지 말고 젊은 시청자를 흡입해 일본의 NHK의 대하 사극처럼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명실상부한 대표적인 드라마 장르로 자리잡게 해야 한다.
입력시간 : 2004-11-2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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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국남 knbae24@hanmail.net